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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개척하는 마음으로 꿈나무들 키운다“괜찮아! 다시 하면 돼!”우리 팀 골대에 공이 날아와 박혔을 때, 한 아이가 소리쳤다.“그래, 그래! 다시 하면 돼!” 아이들이 서로 사기를 북돋우며 다시 파이팅을 외쳤다. 벌써 몇 번째 슛을 허용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기죽지 않았다. 양경환 감독은 축구의 친구로 성큼 올라선 아이들이 기특했다.얼마전 다녀온 동계축구캠프에서 있었던 일이다. 통영에 하나뿐인 유소년클럽이었던 양감독의 팀에는 6학년이 없었다. 초등학교 축구에서 고학년이 없는 팀이 밀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2.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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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 신비로운 매력의 마법“카르멘은 바람 같은 여자야! 느낄 수는 있어도 잡을 수는 없지.”형은 집에서 연극 연습을 했다. 대본을 들고 때로는 목청을 높였다가 때로는 침통하게 고개를 숙였다.겨우 네 살 위였지만, 어린 영석은 형이 하는 일은 모두 멋져 보였다. 중학생 형이 대본을 들고 자기 역할, 남의 역할을 섞어 연습하는 것을 보고 동경했던 탓일까? 영석은 학교에서 연극할 사람을 모집할 때 손을 번쩍 들었다.주인공 영감 역을 맡은 영석은 인생 첫 주연을 멋지게 해 냈다. 물론 그때는 나이 일흔이 된 오늘까지 연극인의 인생을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1.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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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 일흔다섯이 넘어 네 번째 시집 ‘캐주얼빗방울’을 비롯 3권의 시집과 두 번째 비평집 1권을 출간하고, 여든에 시집 세 권을 동시 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멋쟁이 시인이 있다. 등단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고 왕성해져, 청마문학상과 경상남도문화상을 수상하고 이 달엔 송천 박명용통영예술인상 시상식을 앞두고 있다.이쯤되면 웬만한 통영 사람은 “아, 차영한!”하며 알아보겠다.차영한 시인은 시청에서 40년간 공직 생활을 하고 경상대에서 8년간 문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1.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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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5단, 45년 바둑 인생-통영시바둑협회 설성우 전무이사“이 바둑판 안에 우주가 들어 있습니다.” 45년 동안 바둑과 친구를 해온 통영시바둑협회 설성우 전무이사(60)는 바둑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바둑애호가다. 직업으로 금은방도 운영하고 조선배관업체도 운영했지만, 취미로 소일삼아 바둑을 두는 수준을 넘어서서 일찌감치 전문바둑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설성우 사범이 공인 5단을 취득한 건 2000년,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그 동안 설 사범은 경상남도도지사배 바둑대회 우승을 비롯해 크고작은 도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1.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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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 거북선 앞 ‘아름다운가게’아름다운 통영항을 마주하고 있는 ‘아름다운가게’는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만드는 기부자들의 가게다. 내게는 필요없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쓸모있는 물건을 기부하여 판매하고, 그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과 순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경남에 5개, 전국적으로는 110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통영점은 2011년에 문을 열어 6년째 통영지역에서 ‘재사용을 통한 나눔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의류, 잡화, 도서, 소형가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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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공무원, 통영 시민의 손발이 되어광도면에서 태어나 통영을 계속 지켜온 최덕호 씨는 남보다 늦은 나이인 서른한 살에 공무원이 되었다. 통영군이 충무시와 통합되어 통영시로 변하는 32년 동안 통영시 행정의 일선에서 통영의 역사를 함께 쓴 것이다.초기에 덕호 씨는 핵심부서라 불리는 내무과 행정계에서 근무했다. 남보다 일찍 출근해 밤 12시가 돼서야 퇴근하는 정신없는 날들이었지만, 젊었고 의욕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몰랐다. 다만 이제 돌이켜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긴 공직기간 동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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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과 함께 난파하던 하청업체 경영자조선업이 무너지면서,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도산을 맞았다. 개인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거대한 구조의 몰락 앞에서 조선업에 기대 회사를 운영해 오던 경영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2001년부터 선박 기자재 절단업을 해오던 청암산업도 마찬가지였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내리막길을 떠밀려 내달리면서, 정연면 대표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60여 명이나 되던 직원들은 이제 20여 명만 남았다. 오랫동안 동고동락을 같이 해온 이들이다.2016년 말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은 지금까지도 위태로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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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도와드릴까요?”은행이나 관공서에 가면 가장 먼저 사람들을 맞는 안내소마다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시청2청사 안내실의 이영석(43) 청원경찰은 말뿐 아니라 태도로도 늘 이렇게 묻는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올해로 20년째 시청 청원경찰 근무하고 있는 영석 씨는 들어오는 사람의 걸음걸이만 봐도 도움이 필요한지 아닌지 얼추 알 수 있다. 부서만 묻는 사람도 있고 화가 나서 항의를 하러 온 사람도 있다. 무엇이든 필요한 민원을 안내하고 연결하는 게 영석 씨 일이다. 청사 관리나 주차, 불편 민원 해결 등 2청사의 모든 제반 업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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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처한 시민이 있는 곳은 어디든 출동한다“조선소 선박 내부 화재진압 지금도 섬찟” 물불 가리지 않는 위험 해결사 구조대원“구조 출동, 구조 출동!”앵~ 하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출동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요란하게 울린다.구조대원들은 서둘러 복장을 갖추고 뛰어나간다.교통사고 상황이다. 차량 두 대가 추돌했다 한다.출동지까지 달려가는 동안 머릿속은 갖가지 경우의 수를 맞추느라 분주하다. 차량의 문이 안 열릴 경우, 사람이 갇혔을 경우, 도로 상황이 어려울 경우... 각각 경우의 수마다 적절한 장비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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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기자
2017.11.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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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가공회사 차린 굴 중매인“우리 사장님요? 부지런하고 일 욕심 많은 멋진 분이죠. 뚝심 있는 사나이 같지만 알고 보면 인정 많고 따뜻한 분입니다.”20년째 함께 일해 온 추홍규 이사가 말하는 조원물산 최창환 대표(53세)다. 바다에서 나고 자라 바닷일로 잔뼈가 굵었지만 웃는 얼굴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묻어 보인다.최 대표는 91년에 굴 중매인이 되었다. 스물일곱 살, 대학 졸업 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치열한 삶의 한가운데로 뛰어든 것이다.수백 명의 수산업자가 저마다 실한 굴을 경쟁하듯 내놓은 공판장에서 가장 적절한 가격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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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기자
2017.11.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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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덕광그룹 이상석 회장바다가 키워낸 당찬 섬소년한산도 섬소년에게 배는 당연한 삶이었다. 더구나 본섬 바깥 외도에 사는 섬소년은 노를 젓는 나룻배를 자전거쯤으로 여기고 살았다.안개 자욱한 밤, 본섬에 이동극단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열세 살 아이들 예닐곱 명이 배를 타고 한산도로 떠났다. 그러나 노를 저어도저어도 본섬은 가까워지지 않았다.밤은 깊어가고 해안선을 따라 졸망졸망하던 섬들이 모두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망망한 바다만 끝없이 펼쳐졌다.작은 나룻배가 떠내려온 이곳은 어딘지, 가야하는 방향이 어딘지 알 수 없었다. 새벽인지 밤인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1.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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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복지에서 자립하게 하는 복지로“아버님, 계십니까? 지난번 냉장고 놓아드렸는데 잘 쓰고 계신가, 식사는 잘 하시는가 보러 왔습니다.”공강수 씨는 할아버지네 새 냉장고를 열어 보고, 식사는 잘하시는지 챙긴다. 한 집에 사는 이웃아주머니가 살뜰한 보호자 노릇을 하고 있는 독거노인 세대다. 강수 씨가 하는 일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돌아보고 통영시에 있는 갖가지 자원과 연결해 주는 일이다. ‘통합사례관리사’.통합사례관리사라는 이름은 생긴 지 10년이 채 안 된다. 사회복지정책이 ‘주는 복지’에서 ‘자립하게 하는 복지’로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0.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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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통영 골목을 맡고 있는 미화원"가까이 있는 남의 도시에 데 가면 나도 모르게 거리를 살피게 됩니다. 쓰레기가 없나, 거리가 깨끗한가……." 통영환경개발에서 재활용 수거를 담당하고 있는 조종엽 씨(53세)의 말이다. 올해로 15년째 통영시 환경미화를 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전봇대 밑이며 후미진 담벼락 아래를 살피는 습관이 들었다. 그리고 말끔한 골목을 보면 절로 마음이 놓인다.종엽 씨가 처음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통영환경개발이 통영시 전체를 맡은 청소민간위탁사업자였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0.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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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작품으로 말한다어린 시절,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 한번 꿔 보지 않은 이도 드물 것이다. 만화 주인공을 멋지게 잘 그려낸 날일 수도 있고, 엄마에게 ‘화가 같다’는 칭찬 한번 들은 날일 수도 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연필을 잡고 하는 일은 뭔가를 그리고 색칠하는 일이다.그러나 진짜 화가가 되는 길은 그리 녹녹치 않다. 무슨 자격증을 따는 것도 아니고 일정한 코스를 밟아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는 듯하지만, 그러기에 화가는 더욱 작품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 재료가 시간과 정성을 요구하는 옻칠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0.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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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만 판다28년 동안 외길을 걸었다고 하면, 사람들은 나이 지긋한 장인을 연상할까?그러나 일찌감치 마음에 맞는 한 길에 들어서서 한눈팔지 않고 우직하게 뚜벅뚜벅 걷는다면 마흔여섯 살에도 28년 장인이 된다.로얄카센터 대표 차석진 씨가 바로 그렇다.“어려서부터 기계 조립하는 걸 좋아했어요. 아버지 라디오도 여러 번 망가뜨렸죠.”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어도 기계만 보면 ‘저 속에 뭐가 들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장난감도 조립하는 장난감만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상고를 다니면서 기술자의 길을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09.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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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사랑하는 섬 소년 섬은 늘 다정했다.다섯 살 때까지만 살다 뭍으로 나왔지만, 임도헌 선생에게 사량도는 고향이고 추억이고 할머니 품이다. 시리게 맑은 하늘과, 하늘의 기분을 그대로 담아내는 짙푸른 바다, 우수수 떨어지던 별똥별, 모깃불 사이에서 두런두런 들려주던 할머니들 옛날이야기가 어린 도헌을 통영의 아들로 키웠다. 임도헌 선생은 동원중, 동원고를 졸업하고 동원고 교사로 26년째 재직하면서, 누구보다 통영을 사랑하는 토박이다.“저는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르는 게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09.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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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개발로 무너진 마을, 투사가 된 농부의 아내 이진옥 씨“다시 농사짓고 싶어요!”30년 농부의 아내 이진옥 씨는 아침저녁으로 올라오던 버섯을 따던 일이며 시금칫단을 묶어 조합에 내놓던 농가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정신없이 바쁘고 몸은 고됐지만, 그래도 그때는 기쁨이 있었다. 아들을 가르쳤고, 땅도 조금씩 늘렸으며 새 집 지을 꿈도 꾸었으니까.하지만 지금은 집 바로 뒤에서 터져나오는 석산 발파 소리에 집도 흔들리고, 손발도 경련하고, 생활의 의욕도 꺾였다.진옥 씨가 남편을 따라 웃담(도산면 한퇴마을)으로 들어온 건 30년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09.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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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한 쪽 눈 잃었지만 두 다리 잃은 병사들 위해 고행의 길마라톤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진오 스님(54)이 통영을 달렸다. 지난 25일 열린 거제지맥 4회 대회 하프코스 39km를 완주하고 거제에서 달려 이튿날 통영 용봉사와 용화사를 방문했다. 탁발마라톤 하루 30km를 달리고 있다. 진오 스님은 구미 달팽이 모자원 후원을 위해 지금 달리고 있고 앞서, 베트남 이주노동자를 위한 후원금 마련 마라톤 등 시간 기록보다 남을 위한 봉사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 그런 그를 만나 ‘아름다운 세상 같이 살자’라는 마라톤을 주제로
일하는 사람들
홍경찬 기자
2016.06.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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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표현에다 묵묵함까지 담아내는 예향 도료부부가 지은 갤러리 첫 개관전, 하정선 옻칠 화가“옻칠은 붓터치 기법에다 최적의 자연도료이기에 화려한 표현과 은은한 묵묵함까지 담아낼 수 있기에 예향의 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는 9월 중국 호북성 호북미술관 전시를 앞두고있습니다”지난 5월 문호를 활짝 연 휴갤러리 관장이자 작가인 하정선 옻칠화가를 만났다. 비가 내리는 날 창문 너머 죽림 쪽빛바다는 더욱 빛이 났다. 바다도 코발트, 은은한 자작나무 묵묵함까지 반짝임을 액자속에 담아내 50여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경찰관인 남편이 지어준
일하는 사람들
홍경찬 기자
2016.06.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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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종 70주년 친근대법회, 주차장 시민에게 환원안정사영산재는 천상의 소리를 사바세계에서 재연“하나 되고 평화로운 안정사가 1,400년 대찰의 전통을 이어가고 불자와 시민들과 함께 풍요로운 통영과 고성이 되도록 동행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오는 14일 법화종 70주년 대법회를 열고 주차장을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토록하겠습니다”지난 13일 1,400년 대찰(大刹) 안정사 주지로 복귀한 도성스님을 지난 23일 안정사에서 만났다. 소송으로 얼룩진 송사를 일사천리로 깨끗이 마무리했고 하나 되는 안정사를 위해 수륙대제와 방생대법회 및 법화종 7
일하는 사람들
홍경찬 기자
2016.06.09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