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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너 거기도 있었구나.시멘트로 발라버린 골목, 돌담 아래. 고 작은 틈새, 고 쬐끄만 흙 속에 뿌리 내리고. 이끼 낀 시간일랑 아랑곳없이 발뻗을 바닥만 있으면 피어나는구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노래한 시인이 본 건 너였을까? 손톱보다 작은 꽃, 저마다 다른 모양, 저마다 다른 빛깔 피워내며 쪼그리고 앉기 전에는 네 모습, 네 빛깔 미처 못 보았구나. 우리 마을 내 발치에서 그렇게 재잘거리며 피어있는데. 무심히 지나치는 내 발길에도 아
카메라 탐방
김선정 기자
2018.03.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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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에게 봄을 알리다지난 18일, 거제시 와현해수욕장에서 49개국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홀리해이 색채축제가 화려하게 열렸다. 홀리해이축제는 인도공동체&호리해이와 와현마을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인도 봄맞이 축제로,특화된 거제의 볼거리로 부상해 올해 8회를 맞았다.
카메라 탐방
김선정 기자
2018.03.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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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영양 채우며 마음 영양도 높이는 자생원 엄마“잘 먹었습니다.”어눌하지만 진심을 담아 자생원 식구들이 인사를 한다. 22년째 자생원 식구들의 밥을 책임지고 있는 유성애 영양사(49)는 맛있게 먹었다는 한 마디가 참 고맙다. 식단표 앞에 서서 “오늘은 뭐가 나오나” 관심을 보일 때, “맛있다”고 좋아할 때 영양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통영시 정량동에 있는 자생원은 무연고자 중증복합장애인 시설이다. 대개 무연고자 시설에서는 성인이 되면 자립하는 게 원칙이지만, 뇌병변장애인은 자립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3.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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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 내가 책임진다”“다 같이 따라해 보세요.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충무요양병원의 안진희 QPS팀장은 환자들 앞에서 손씻기 시범을 보인다. ‘퐁당퐁당’에 손바닥을 문지르고 ‘돌을 던지자’에 손등을 문지른다. 동요에 맞춰 손바닥과 손가락, 손등, 손톱 사이를 씻으면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하는 손씻기 시간 30초가 된다.QPS팀장인 진희 씨가 하는 일 중 하나가 이런 환자 교육이다. 손씻기뿐 아니라 낙상예방, 욕창예방, 신체보호대 사용 등에 대해 교육한다. 때로는 캠페인 같은 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3.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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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믿음 주는 알뜰한 금고지기“아부지, 오이소~ 어무이, 커피 한잔 드릴까예?”새통영새마을금고 김원기 이사장(68세)은 지점을 찾는 고객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인사를 한다. 새마을금고는 일반 은행과 달리 출자금을 낸 조합원들이 은행거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모두 오랜 식구 같다. 그래서 김 이사장의 인사는 진짜 가족에게 하듯 살갑기만 하다.“그냥 ‘마음을 다해’ 고객을 대하는 그것뿐이 없습니다.”김 이사장이 소년같은 미소를 지으며 웃는다.이사장이 직접 나서 고객들의 손을 잡아주고 차를 대접하는 새통영새마을금고의 분위기는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2.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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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 다시 걷게 된 교육자의 길통영진로교육센터 강성범 센터장은 오직 한 길 통영 교육에 몸담아 온 교육자다. 1979년 충렬여중 국어교사로 통영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뒤, 34년 동안 충렬여중과 여고의 교사, 교감, 교장을 지내고 2014년 8월 31일에 퇴임했다.그사이 충렬여고는 상업계에서 인문계로 전환하며 격동의 시간을 보냈고, 이제는 명실상부 통영의 명문으로 떠올랐다. 땀과 정열을 쏟았던 뜨거운 날들이었다.그리고 천상 교육자인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얼마 전에 개원한 ‘통영진로교육지원센터’의 센터장이 된 것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2.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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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개척하는 마음으로 꿈나무들 키운다“괜찮아! 다시 하면 돼!”우리 팀 골대에 공이 날아와 박혔을 때, 한 아이가 소리쳤다.“그래, 그래! 다시 하면 돼!” 아이들이 서로 사기를 북돋우며 다시 파이팅을 외쳤다. 벌써 몇 번째 슛을 허용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기죽지 않았다. 양경환 감독은 축구의 친구로 성큼 올라선 아이들이 기특했다.얼마전 다녀온 동계축구캠프에서 있었던 일이다. 통영에 하나뿐인 유소년클럽이었던 양감독의 팀에는 6학년이 없었다. 초등학교 축구에서 고학년이 없는 팀이 밀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2.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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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 신비로운 매력의 마법“카르멘은 바람 같은 여자야! 느낄 수는 있어도 잡을 수는 없지.”형은 집에서 연극 연습을 했다. 대본을 들고 때로는 목청을 높였다가 때로는 침통하게 고개를 숙였다.겨우 네 살 위였지만, 어린 영석은 형이 하는 일은 모두 멋져 보였다. 중학생 형이 대본을 들고 자기 역할, 남의 역할을 섞어 연습하는 것을 보고 동경했던 탓일까? 영석은 학교에서 연극할 사람을 모집할 때 손을 번쩍 들었다.주인공 영감 역을 맡은 영석은 인생 첫 주연을 멋지게 해 냈다. 물론 그때는 나이 일흔이 된 오늘까지 연극인의 인생을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1.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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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 일흔다섯이 넘어 네 번째 시집 ‘캐주얼빗방울’을 비롯 3권의 시집과 두 번째 비평집 1권을 출간하고, 여든에 시집 세 권을 동시 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멋쟁이 시인이 있다. 등단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고 왕성해져, 청마문학상과 경상남도문화상을 수상하고 이 달엔 송천 박명용통영예술인상 시상식을 앞두고 있다.이쯤되면 웬만한 통영 사람은 “아, 차영한!”하며 알아보겠다.차영한 시인은 시청에서 40년간 공직 생활을 하고 경상대에서 8년간 문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1.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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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5단, 45년 바둑 인생-통영시바둑협회 설성우 전무이사“이 바둑판 안에 우주가 들어 있습니다.” 45년 동안 바둑과 친구를 해온 통영시바둑협회 설성우 전무이사(60)는 바둑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바둑애호가다. 직업으로 금은방도 운영하고 조선배관업체도 운영했지만, 취미로 소일삼아 바둑을 두는 수준을 넘어서서 일찌감치 전문바둑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설성우 사범이 공인 5단을 취득한 건 2000년,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그 동안 설 사범은 경상남도도지사배 바둑대회 우승을 비롯해 크고작은 도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8.01.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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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에 뜨는 해를 보기 위해 캄캄한 새벽부터 이순신공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부산했다. 정량동 철공소 골목 앞에서는 6시부터 차량통제가 시작되었고, 통영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통영시 해맞이 행사에 참여했다.
카메라 탐방
김선정 기자
2018.01.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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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 거북선 앞 ‘아름다운가게’아름다운 통영항을 마주하고 있는 ‘아름다운가게’는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만드는 기부자들의 가게다. 내게는 필요없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쓸모있는 물건을 기부하여 판매하고, 그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과 순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경남에 5개, 전국적으로는 110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통영점은 2011년에 문을 열어 6년째 통영지역에서 ‘재사용을 통한 나눔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의류, 잡화, 도서, 소형가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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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예년에 비해 평균 3도가 낮은 추운 겨울이라고 한다. 71년 만에 한강도 가장 빨리 얼었고, 12월 날씨는 모스크바보다도 추웠다고 한다.그러나 통영의 겨울은 따뜻하다. 단지 남쪽 지방인 때문은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탐방
김선정 기자
2017.12.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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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공무원, 통영 시민의 손발이 되어광도면에서 태어나 통영을 계속 지켜온 최덕호 씨는 남보다 늦은 나이인 서른한 살에 공무원이 되었다. 통영군이 충무시와 통합되어 통영시로 변하는 32년 동안 통영시 행정의 일선에서 통영의 역사를 함께 쓴 것이다.초기에 덕호 씨는 핵심부서라 불리는 내무과 행정계에서 근무했다. 남보다 일찍 출근해 밤 12시가 돼서야 퇴근하는 정신없는 날들이었지만, 젊었고 의욕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몰랐다. 다만 이제 돌이켜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긴 공직기간 동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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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과 함께 난파하던 하청업체 경영자조선업이 무너지면서,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도산을 맞았다. 개인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거대한 구조의 몰락 앞에서 조선업에 기대 회사를 운영해 오던 경영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2001년부터 선박 기자재 절단업을 해오던 청암산업도 마찬가지였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내리막길을 떠밀려 내달리면서, 정연면 대표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60여 명이나 되던 직원들은 이제 20여 명만 남았다. 오랫동안 동고동락을 같이 해온 이들이다.2016년 말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은 지금까지도 위태로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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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도와드릴까요?”은행이나 관공서에 가면 가장 먼저 사람들을 맞는 안내소마다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시청2청사 안내실의 이영석(43) 청원경찰은 말뿐 아니라 태도로도 늘 이렇게 묻는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올해로 20년째 시청 청원경찰 근무하고 있는 영석 씨는 들어오는 사람의 걸음걸이만 봐도 도움이 필요한지 아닌지 얼추 알 수 있다. 부서만 묻는 사람도 있고 화가 나서 항의를 하러 온 사람도 있다. 무엇이든 필요한 민원을 안내하고 연결하는 게 영석 씨 일이다. 청사 관리나 주차, 불편 민원 해결 등 2청사의 모든 제반 업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2.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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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가운데 아무리 횟집이 많아도, 사람들은 바닷가 횟집을 찾는다. 바다에서 금방 잡아올린 생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항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항구를 중심으로 신선한 고기를 바로 사고팔기 위한 장터가 생기고, 횟집과 음식점이 생긴다. 배를 수리하기 위한 철공소며 어업기구를 파는 상점들도 가까이 생기기 마련이다. 강구안은 이런 면에서 바닷가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항구다. 바다 바로 곁으로 사람들의 생활이 밀착되어 있다. 통영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쉴새없이 드나드는 어선과 말려놓은
카메라 탐방
김선정 기자
2017.12.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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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단풍으로 물든 산길을 걸으며 한려수도의 아스라한 풍경에 모든 시름을 내려놓게 만드는 곳이 고성 무이산이다.해발 548.5m의 무이산은 고성읍에서 상리면쪽으로 8km정도 가다 상리면 무선리 선동마을 입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마주 보이는 산으로 비교적 완만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고성읍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좋은 선동마을에서 정상까지의 산행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정도로 큰 노력 없이도 탁 트인 바다와 마주할 수 있다.고성과 통영 사이에 갇혀 마치 커다란 호수와도 같은 한려수도의 자란만을 배경으로 사량도와 멀리는
카메라 탐방
유순천 기자
2017.11.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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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구만면(면장 김경섭)은 효락리 깃대봉 정상에서 산불방지를 위한 산신제를 지난 22일 봉행했다.이날 행사는 김경섭 구만면장을 비롯해 구만이장협의회, 동고성농협구만지점, 구만치안센터, 산불감시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한 건의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간곡한 마음을 담아 기원했다.산신제 후에는 깃대봉 등산구간과 면사무소 일원에서 산불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카메라 탐방
유순천 기자
2017.11.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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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처한 시민이 있는 곳은 어디든 출동한다“조선소 선박 내부 화재진압 지금도 섬찟” 물불 가리지 않는 위험 해결사 구조대원“구조 출동, 구조 출동!”앵~ 하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출동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요란하게 울린다.구조대원들은 서둘러 복장을 갖추고 뛰어나간다.교통사고 상황이다. 차량 두 대가 추돌했다 한다.출동지까지 달려가는 동안 머릿속은 갖가지 경우의 수를 맞추느라 분주하다. 차량의 문이 안 열릴 경우, 사람이 갇혔을 경우, 도로 상황이 어려울 경우... 각각 경우의 수마다 적절한 장비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
김선정 기자
2017.11.27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