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자연색으로 보고 먹는 재미 높이는 거제 동부『길손오색수제비』

▲ 욕심없다는 두필스므자 부영애 사장이 하나에서 열까지 직접 음식을 만든다.

벼루연못(연담.硯潭)삼거리 구룡천(九龍川)변 선비골에서 자연의 맛을 느낀다

 

수제비가 색을 만났다. 5가지의 색을 입었다. 모두 자연에서 얻었고, 천연의 맛과 향을 지녔다. 이른바 오색수제비다. 그리고 오가는 길손들을 기다린다. 거제 동부면, 고현과 남부해금강으로 갈라지는 연담삼거리 구룡천변 풍광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길손오색수제비』에서 그 맛을 느껴보자.

오색수제비, 열 가지 색깔도 낸다

▲ 자연재료로 만든 수제비반죽 덩어리가 마치 찐빵처럼 보인다

『길손오색수제비』부영애 사장(66)은 색색이 예쁜 수제비를 내놓으며 “오색수제비지만 내가 낼 수 있는 색깔은 열 가지도 넘는다”고 말한다. 국산 밀로 만드는 것은 당연히 원래의 흰색이고, 단호박으로 만들면 노란색을, 초록색 수제비는 시금치로 만든다. 보라색 수제비는 자색고구마로 만들고, 붉은색은 빨간 무 종류인 비트 또는 선인장열매로 색을 낸다.
▲ 반죽을 색깔별로 썰어서 수제비로 만들어 놓은 모습이 신기하다

알고 보면 수제비도 웰빙음식이다. 밀은 폐와 대장기능을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고, 단호박은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준다. 시금치는 간장과 쓸개에 좋고, 자색고구마는 신장과 방광에 도움을 줘 대사기능을 향상시키며, 비트와 선인장 열매는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직접 말리고 간 버섯, 새우, 멸치, 다시마 등을 넣은 육수에 면발을 넣고 끓이니 생생한 색감만큼 식감도 뛰어나다.

▲ 정성을 들여서 반죽해야만 제맛을 낼 수 있다는 오색수제비. 가끔 군인들이 작전이라도 나오면 아들같은 생각에 수제비 한 통 끓여서 달려 나간다.

12가지 제철채소 즐기는 생채비빔밥

『길손오색수제비』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12가지 제철채소로 만드는 생채비빔밥이다. 제철채소를 사용해 때마다 다른 신선한 야채를 먹으니 이 또한 웰빙음식이다. 순두부까지 넣은 생채비빔밥을 부영애 사장은 ‘약채락(藥菜樂)’이라고 부른다. 몸에 약 되는 제철채소를 가득 넣어 즐겁게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부 사장은 “하루 먹어야 하는 비타민량이 다 들어있다”고 자신한다.

▲ 12가지 제철채소가 골고루 들어가는 ‘약채락(藥菜樂)’ 생채비빔밥

길손파전도 군침 흘리게 만든다. “부침가루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부영애 사장은 “감자채를 많이 썰어 넣는 등 밀가루에 우리 재료만을 사용해서 반죽하기 때문에 맛이 다르다”고 한다.

“가끔 가맹점을 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맛을 내지 못해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있었다”는 부 사장은 “그건 욕심을 내서 밀가루 양만 늘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욕심 때문에 맛을 찾지 못했다는 것.

▲ 길손파전

풍광과 어우러진다, 선비의 고을 ‘연담’

『길손오색수제비』가 있는 연담삼거리 일대는 선비골이다. 연담은 바로 벼루연못을 말한다. 인근 휴양지 뒷산에는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이 있는데 그 샘이 벼루에 따를 물을 담아두던 ‘연적’이라고 한다. 『길손오색수제비』뒤로는 구천댐에서 이어진 구룡천이 있다. “아이들이 시내로 오라고 청하지만 나는 이곳이 좋다”는 부영애 사장은 “도심에 가면 마음이 답답해 진다”고.

거제향토음식점 제1호점이자 거제 팔미(八味)집인 『길손오색수제비』부영애 사장은 “음식하는 사람이 양심을 저버리면 안된다”며 “정성이 들어가야 먹는 사람들도 맛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부영애 사장은 자신의 호도 ‘두필스므자’로 지었다. 1필은 40자, 1자가 10치로 두필 스무자는 100자니 1,000치 즉 ‘천치’가 된다. 바보처럼 살자는 무념무상의 철학이 담겼다고나 할까.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손님들이 줄을 서야 하지만 부영애 사장은 가게를 더 넓히거나 식탁을 더 놓을 생각은 없다. 음식을 들고 나서 전통차로 마지막을 다시니 『길손오색수제비』는 천상 길손들의 안식처일 수밖에 없다.

<김숙중 기자>






▲ 식사후 전통차 한잔으로 마음의 여유를


▲ 오색수제비 부영애 사장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