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담백한 막국수, 겨울엔 고소한 들깨칼국수 “바로 이 맛이야!”

혈압·당뇨에 메밀이 특효, 저칼로리다이어트 식품 “바로 이곳에서!”

▲ 푸짐한 칼국수 한 그릇이 6,000원. 착한 가격이 따로 없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이효석作 메밀 꽃 필 무렵中)』

여름에서 초가을이면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은 메밀꽃으로 눈부시게 뒤덮인다. 그 봉평농협에서 생산한 메밀로 만든 막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무전동 『봉평산골메밀촌』이다.

메밀, 건강식이 따로 없다

▲ 감자옹심이칼국수

“깔끔하고 고소한 면발의 맛도 좋고, 봉평산골메밀촌만의 비법으로 만든 육수가 좋다”는 조철윤 사장과 부인 이정임 사장은 “메밀은 아는 분들은 알고 있는 건강식”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덕분에 메밀가루는 밀가루보다는 3배 이상이나 비싸다.

메밀은 오래전부터 고혈압이나 중풍예방 식품으로 사용됐으며, 메밀국수·메밀막국수를 먹으면 고혈압·동맥경화·당뇨·중풍으로 고생할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또 필수아미노산인 트레오닌아니신, 비타민D 등이 다른 곡물보다 많으며, 루틴성분은 혈류를 부드럽게 하는 작용을 해 순환계통 질병예방 효능도 있다.

대소변을 수월하게 해 주고 모세혈관을 강화시키므로 성인병 환자들에게는 권장식품이기도 하다. 폴리포이드성분은 손상된 간세포 재생촉진, 해독기능 강화작용을 하며, 피부미용·다이어트에도 좋다니 이효석은 이 사실들을 알고 있었을까.

여름 막국수, 겨울 들깨칼국수

▲ 오메가3가 듬뿍 담긴 들깨칼국수

“매콤한 비빔막국수보다는 깔끔한 물막국수를 먹으면 면의 차이를 확연히 느낀다”는 이정임 사장은 “비빔막국수 맛의 비밀은 손님들이 이빨에 낀다고 불평할 정도로 굵게 빻은 고춧가루에 있다”고 한다. 냉면은 전분비율이 많아 쫄깃쫄깃한 반면 막국수는 메밀의 비율이 30% 정도여서 특유의 식감을 만든다. 전분비율이 적기 때문에 빨리 불고 소화가 잘 되며, 그래서 10분 이상 거리는 배달을 할 수 없다. 테익아웃하는 손님들은 물론 그 정도는 감수하지만.

『봉평산골메밀촌』 가장 인기메뉴는 고소하고 담백한 들깨칼국수다. 들깨에는 오메가3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어떤 손님들은 그 대신 먹으러 오기도 한다. 꿩고기와 메밀피로 만든 꿩만두국은 뜻밖에도 해장을 원하는 남자손님들이 “시원하다”며 많이 찾는다고 한다.

가오리회가 들어가는 회막국수도 별미고, 여름엔 메밀묵·야채·육수를 버무린 재미있는 이름의 ‘묵사발’, 겨울엔 칼국수육수와 묵은 김치를 다져 넣은 ‘묵사발’도 군침 돈다. 갖은 야채와 김치, 당면, 고기를 버무려 다진 속을 감자피에 넣어 튀긴 감자전병을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강원도산 메밀막걸리 안주 삼아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감자옹심이칼국수, 메밀전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 메밀국수와 찰떡궁합이라는 돼지고기수육

“막국수는 돼지고기수육과 함께 드시면 더욱 맛이 난다”는 이정임 사장은 “메밀이 주성분인 만큼 처음엔 아무것도 첨가하지 말고 음미한 다음 입맛에 맞춰 식초·겨자를 첨가하고, 냉면과 달리 가위로 자르지 말고 그냥 먹는 것이 낫다”고 당부한다. 감자바위 산골 강원도의 맛을 바다의 땅 통영에서도 느껴보자.

<김숙중 기자>

▲ 감자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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