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미·홍종근, 구 강남서점 대표 30년 터 이어온 문화전도사

▲ 송영미 대표는 북신시장으로 옮긴 이문당서점이 지역 문화의 상징으로 긴 역사를 다시 한 번 잇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전했다. 아날로그 시대 서점에서 책을 읽는 느림의 미학도 널리 퍼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아들이 적어준 참고서 이름인데 들어왔나요?”, 학부모가 서점 안으로 들어오면서 주문한다. 학생들에게는 유일한 참고서 구입처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학부모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이어서 중년이 이문당서점 문을 연다. “좋은 생각 하나 주세요.”. 이문당 서점이 옮겼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먼 길을 시내버스를 타고 직접 방문했다는 단골이다.

북신시장 상인들은 유명 서점이 자리를 옮겨 재탄생했으니 “북신시장 복 받았다”라며 목 좋은 이곳에도 들리고 북신시장 방문도 이어지니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를 전했다.

70년 역사와 30년 역사가 만나 이문당서점으로 재탄생한다. 옛 중앙동 이문당서점 강남서점 역사도 30년이 흘렀다.
새 이문당 서점이 분주하다. 내부 인테리어로 전기 공구 소리가 서점 안을 감돈다. 간판도 새로이 달았다. 강남서점이 이문당서점으로 이름을 갈아탔다.

구 이문당서점 김병기 대표의 처남이 운영하는 강남서점이 이문당서점으로 이름을 바꿔 달아 명맥을 잇는다.
그는 “가족회의를 통해 이문당서점을 강남서점에서 유지하는 걸로 결정했어요. 어려운 결정이자 통영에 오랜 역사의 서점 맥을 잇자는 저희들의 의지이죠.”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2월초 오픈 예정에요, 강남서점도 1985년 문을 열어 글 읽는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당시 책 문화가 전국적으로 퍼져 호응도가 높았죠.”라고 말했다.

강남서점 30년 역사를 과감하게 내리고 이문당서점으로 분주하게 옷을 갈아입고 있다. 통영 유일한 서점으로 운영된다. 그의 남편은 홍종근(58)씨로 구 이문당서점 김병기 대표의 처남이다.

진주가 고향인 송 씨는 책은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함께 아우르는 스승이자 마음의 양식임을 다시 한 번 더 상기시켰다. 책이 좋아 서점을 운영했고, 북신시장 인근 상인들과도 긴 세월 호흡을 함께 했다.

그럼에도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묵묵히 감내해야만 했다.

그는 인터넷 서점 주문을 이용하면 바로 독자들에게 배달되는 이점을 저희들에게 설명할 때마다 그 섭섭함을 감출 수 없었단다. 통영의 서점을 통해 1~2일만 기다려주면 되는 것을 그 속도와 가격면에서 앞지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직시하면서도, 책을 서점안에서 판매하는 그 운영시스템을 놓을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빠른 정보화 시대에 이문당서점과 강남서점은 그 주도권을 뺏겼지만 아날로그 문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송영미씨는 최근 법륜스님 책을 탐독했다. 기다림을 배우고 세상의 지혜를 구하는 내용이라 손에서 뗄 수 없는 매력을 전했다. 여러 인문학 책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그는 요즘은 책읽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문당 서점 내를 둘러보면 통영출신 작가 코너를 마련하고 있고, 정글만리를 비롯한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가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
새 이문당서점은 ‘055)645-3322’는 구 이문당 서점 전화번호, ‘055)642-8505’는 강남서적 옛 번호이며 두 번호 다 사용한다.

이는 통영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2국에서 42국으로 바뀌었고 또다시 642 앞 번호가 바뀌는 지난 30년 간 역사도 함께 한다는 강남서점 세월이었다는 송 대표의 강남서점 역사이기도 하다.

새로운 이문당서점을 찾은 통영시민들은 상호명이 바뀌자 그 애환을 직접 찾아와 전했고, 다시 살렸으면 하는 바람을 입을 모아 당부했다. 특히 항남동 그 터를 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었다는 송 대표의 전언이다.

구 이문당 서점은 해방되던 해 1945년 김 대표의 부친이 문구와 과자, 책 등을 함께 판매하는 일종의 잡화점 형태로 시작됐다. 개업 당시 1945년 같은 해 창업한 동아출판사 故김상문 사장이 직접 자전거에 ‘우리말본’을 싣고 와 판매를 권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서점의 형태를 갖췄다고 한다.

해방이후엔 일본유학을 다녀 온 통영의 지식인들이 이문당을 많이 찾았다고 한다. 또 중앙우체국 앞 서점이 시내 중심가여서 유치환, 김춘수, 박경리 등 통영의 대표적 문인들이 즐겨 찾았다. 이제 다시 새로운 터전에서 그 역사를 이어가는 이문당서점이 문화의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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