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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무전동의 명소 『굴 향토집』

1993년 개업 20년 전통의 통영 최초 굴요리 전문식당

 

통영사람에게 굴은 공기와 물이나 마찬가지다. 어려서부터 굴내음 맡으며 자라고, 어느 음식자리에나 굴이 빠지는 곳이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흔하디흔한 공기와 물처럼 별달리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20년 전 그렇게 생각을 굳히고, 고비를 넘겨 마침내 일가를 이룬 곳이 있으니 바로 통영의 명소 무전동『굴 향토집』이다.

 

굴 요리의 개척자, 새 메뉴 전복해물삼계탕

“통영하면 굴인데 제대로 된 굴요리가 없더라”는 『굴 향토집』 문복선 대표는 “굴수협에 알아보니 전문요리점이라고 개업했다가 여름철 비수기를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말더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문 대표는 “우리도 똑같았다. 겨울철엔 잘 됐지만 여름철은 너무 힘들었다”며 “그렇다고 다른 메뉴를 넣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굴전문점이라면서 가령 장어요리를 하게 되면 오히려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었고, 남는 재고처리도 문제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런 현상은 반복 된다”는 문복선 대표는 그래서 여전히 새로운 메뉴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렇게 작년 여름 탄생한 「전복해물삼계탕」은 매출증가의 일등공신 중 하나가 됐고, 오는 여름에도 기대만발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통영이 관광명소로 급격히 부상하면서 굴요리식당도 덩달아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문 대표도 가끔씩 들러보면 다양한 해물메뉴에 깜짝 놀랄 때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굴식당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문복선 대표의 말에서 지난 20년간 굴요리 개척자로서의 자부심도 엿보인다.

▲ 무전동 가게 전경과 문복선 대표
 

시민들의 사랑, 내가 바로 홍보대사

체험하며 먹으며, 다음 꿈을 향하여

“음식 맛은 정성”이라는 업계의 변치 않는 진실 외에도 문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음식공부에도 열심이다. 굴요리로 유명하다는 일본 히로시마를 둘러보며 통영만의 굴요리를 구상했고, 지금도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서호시장에서 구입한다. 특산음식을 찾는 관광객을 직접 가게로 안내해 주는 시민들의 사랑을 잊을 수 없듯이, 그에 걸 맞는 맛깔스런 음식을 내놓아야 하는 의무를 게을리 하지 못한다.

이런 통영시민들의 마음에 직접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 구석 차지하고 있지만, 방법을 몰라서 시간이 부족해서 마음의 빚만 쌓인다. 그래서 문 대표는 멸치·미역·다시마 같은 건어물, 통영꿀빵, 해산물 가게를 소개해주고, 장사도·옻칠전시관·진주전시관 같은 통영명소에 대해 공부도 열심이다.

문복선 대표는 지난해 남산에 있는 현대그룹 6성급 반얀트리 호텔 ‘어머니의 손맛’ 행사에 단독초청 돼 서울의 상류층 저명인사들 수 십 명 앞에서 통영굴요리를 직접 시연하며 VIP대접을 받은 적이 있다. 약 2시간의 쿠킹클래스를 개설해 문 대표가 직접 수료증을 전달하기도 했으니, 통영의 고급식문화를 전국에 알리는 것에 점수를 매겨 메달을 수여한다면 문 대표는 단연 금메달이 아닐까.

문 대표와 남편 천양군 대표는 아직도 통영굴을 더 알리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바다에서 굴을 채취해서 직접 요리 하고, 넓은 홀의 커다란 원탁에는 외국인을 비롯한 관광객들이 품격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드는 꿈 말이다. 현재도 35개 테이블에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굴 향토집』인데도, 더 큰 꿈을 가지는 부부의 또 다른 20년을 지켜보자.

<김숙중 기자>

▲ 생굴과 굴전

▲ 굴구이

▲ 굴보쌈

▲ 굴무침

▲ 굴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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