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아카데미 4분33초 대표 고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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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에 올렸던 나비부인 1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나비부인을 모태로 한 뮤지컬이 1989년에 발표됩니다.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과 알랭 부브리의 합작하여 탄생한 이 뮤지컬의 이름은 ‘미스 사이공’입니다. 쇤베르크는 194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대중음악 가수, 작곡가 그리고 프로듀서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서 1973년 알랭 부브리와 함께 만든 록 오페라 뮤지컬 ‘프랑스 혁명’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만든 음악가입니다. 알랭 부브리는 프랑스 대중음악 작사가였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성공이후 새로운 작품을 찾던 쇤베르크와 부브리는 베트남 출신의 어머니가 혼혈인 아이를 미국인 아버지에게로 보내며 헤어지는 장면의 사진을 보며 직접적인 영감을 얻게 됩니다. 이 내용은 오페라 ‘나비부인’과 흡사한 장면이었고 쇤베르크와 부브리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줄거리를 근간으로 뮤지컬을 만들게 됩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1989년 영국 런던 웨스트 엔드의 드루리 레인 극장에서 첫 무대를 올립니다. 현재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와 함께 4대 뮤지컬로 평가 받고 있는 이 뮤지컬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했으며 여자 주인공이 아시아계였기 때문에 주연 여자 배우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쇤베르크과 부브리를 비롯한 ‘미스 사이공’ 제작팀은 열일곱 소녀 킴(미스 사이공의 여자 주인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국, 미국 등을 오가며 그들이 바라는 십대 동양인 소녀를 찾아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어도 완벽해야 했고 17살이라는 설정에도 부합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TV에서 방영된 필리핀 영화에서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노래하는 한 소녀를 발견한 쇤베르크는 필리핀에서 마지막 오디션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디션 날, 그 소녀는 쇤베르크가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미스 사이공의 노래 중 하나인 ‘Sun And Moon’을 불러 제작진들로부터 ‘fantastic!’, ‘beautiful’ 등의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고 그 소녀의 이름이 바로 레아 살롱가입니다.

미스사이공의 등장인물을 살펴보면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미군을 상대로 한 술집에서 일하게 된 17살 소녀역의 킴과 킴과 사랑에 빠진 베트남전에 출정한 미군으로 크리스 그리고 킴이 일하는 술집인 드림랜드의 사장은 엔지니어라는 이름으로 나오며 크리스의 미국인 아내로 엘렌, 친구로 존, 또한 킴의 세 살 난 아들로 탐이라는 인물도 등장합니다.

오페라 나비부인과 매우 유사한 등장인물입니다.

동양에 파견 나온 미군(핀커톤, 크리스)이 중매쟁이(고로) 혹은 포주(엔지니어)의 소개로 동양 여자(초초산, 킴)를 사서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홀로 미국으로 떠나게 되며 홀로 남겨진 여자는 그의 아이를 혼자 낳아 기르면서 남편이 그들을 미국으로 데려가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떠라버린 남자는 미국 여자와 결혼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고 3년이 지난 후 미군은 친구(샤프레스, 존)에 의해 동양 여자와 재회하게 되지만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양 여자는 아이를 맡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두 작품이 그리는 이야기의 큰 줄기입니다.

2작품을 통해 크게 2가지 문제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차별의 문제입니다. 2작품은 인종차별과 여성 비하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나비부인에서 남자 주인공인 핑커톤은 나비부인을 묘사하면서 ‘향기 나는 꽃송이’, ‘작은 다람쥐’, ‘날개를 부러뜨리더라도 잡아보고 싶은’ 정복욕과 욕망의 대상으로 취급합니다. 또한 노골적으로 일본의 문화(가옥, 계약방법, 소품 등)를 무시하며 인종적 우월성을 강조합니다.

미스 사이공 역시 내용상으로는 베트남 전쟁을 실질적으로 확전시킨 미국을 구원자처럼 묘사 한 점과 여성은 남성에 의해 구출되어지는 존재로 그리는 점은 오래된 차별을 나타내는 거라 여겨짐니다. 게다가 미스 사이공은 공연을 올리면서 더 문제가 됩니다. 필리핀 출신으로 아시아계의 외모 뿐만 아니라 실력 또한 출중했던 레아 살롱가 역시 브로드웨이에 공연이 올려질 때 영국이나 미국 국적이 없으면 안된다는 논리로 인해 오디션을 또 치러야 했습니다. 만약 레아 살롱가가 백인이었다면 그런 수모는 당하지 안해도 되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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