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통영시청 김순철 과장, 8년 만 <통영과 이중섭> 개정판

한국 현대화단에 크나큰 족적을 남기고 4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불세출의 천재화가 이중섭. 약소한 식민지에서 태어나 거의 전 생애를 불우하게 살았던 이중섭이지만 그의 끓어오르는 예술혼이 가장 절정을 이룬 시기는 바로 통영에서 보낸 2년여였다. 이중섭이 36살인 1952년 봄부터 한국전쟁 휴전 이듬해인 1954년까지 통영에서 보낸 2년여의 행적을 그린 <통영과 이중섭>(도서출판 경남. 작가 김순철)이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통영시청 관광마케팅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 김순철은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 통영시절의 그림은 많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의 짧았던 40년 인생,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5, 6년의 기간 중 통영시절은 그의 르네상스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국민화가 이중섭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지만 통영과 이중섭에 대한 기록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또 이중섭과 통영 생활을 너무 소홀하게 다루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라며 “60년 전 이중섭이 그랬듯이 지금도 통영은 화가들이 사랑할 만한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다. 이중섭의 통영시절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체계적인 기록이 절실했다”고 재개정 출간한 이유를 밝혔다.

저자는 이중섭을 그가 남긴 작품으로, 또 그와 동시대에 통영에서 함께 지냈던 동료 예술가들의 증언과 더불어 그의 행적을 찾아간다. 이중섭이 피난처로 통영을 삼은 것은 경상남도 나전칠기 기술원양성소 책임자였던 벗 유강렬의 권유 때문이었다. 그의 소개로 이중섭은 통영에서 서양화가 김용주와 전혁림, 인근 진주의 박생광과 교유했고, 청마 유치환, 초정 김상옥, 대여 김춘수와 같은 걸출한 문인들과도 친분을 쌓으며 모처럼 창작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책에는 이중섭과 함께 전시회를 열었던 전혁림 화백, 그가 데생을 가르쳐준 김성수 통영옻칠미술관장, 통영 최초 서양화가이자 든든한 지원자였던 김용주의 제자 박종석 화백의 인터뷰를 통해 이중섭의 통영생활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오랜만에 걱정 없이 창작활동에 전념한 덕분에 이중섭은 <황소>, <부부>, <세병관 풍경>, <선착장을 바라다본 풍경> 등 40여 점의 걸작을 남길 수 있었다.

1953년 통영 녹음다방(옛 호심다방)에서 이중섭, 유강렬, 장윤성, 전혁림이 참가한 4인전이 열렸을 때 <분노한 소>, <충무 풍경>을 출품했고, 이어 성림다방에서 열린 개인전에는 <달과 까마귀> 등 40여 작품이 출품됐다. 청마 유치환이 <달과 까마귀>를 본 후 <현대문학(1967년 2월호>에 <괴변-이중섭 畵(화) 달과 까마귀>라는 시를 남긴 일화까지 많은 에피소드를 함께 전해주고 있다.

<통영과 이중섭>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이중섭의 통영을 찾아서’에서는 인간 이중섭과 통영과의 인연, 통영에 있는 이중섭의 흔적을 소개하고 있고, 제2장 ‘이중섭과 통영의 예술인들’에서는 대표적인 통영 예술인들과의 인연을 전해준다.

제3장 ‘명사들이 증언하는 이중섭’를, 제4장에는 ‘통영시절의 작품’을, 마지막 5장에는 통영과 이중섭, 선착장을 내려다본 풍경,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이중섭의 아내, 이중섭 백년의 신화, 이중섭 흔적 이어가기 등 ‘이중섭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한편 저자인 김순철은 통영시 산양읍에서 출생해 1981년부터 고향에서 공직을 시작해 지금은 통영시청 관광마케팅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2002년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뒤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문학가협회, 통영문인협회, 통영시공무원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고향 말고 사랑할 것이 무엇인가>, <돌복숭아꽃 피는 마을>, <김순철의 이야기가 있는 풍경-통영의 신목>, <사라져가는 것은 다 아름답다>, <통영 르네상스를 꿈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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