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살 보얀 슬라트, 18살 때 오션클린업 창립, 글로벌 기업들 기부
지난 9월, 한반도 7배 태평양 거대 쓰레기섬(GPGP) 문제 해결 첫발


네덜란드 20대 청년, 보얀 슬라트의 행동이 글로벌 에코를 일으켰다. 이 울림은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지구적 움직임을 일으켰고, 마침내 그 첫발을 내디뎠다. 일본과 하와이 섬 사이 그리고 하와이 섬과 미국 캘리포니아 사이에는 태평양을 떠다니는 두개의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있다. 이른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는 것인데, 이 쓰레기 더미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가장 크다. 무려 한반도의 7배나 되며 아직도 커지고 있는 중이다. 면적이 약155만㎢에 달한다.

16살 때 바다쓰레기에 충격
이 GPGP는 1997년 미국의 해양 환경운동가 찰스 무어가 처음 발견했다. 이렇게 거대한 쓰레기 섬이 지난 세기말에야 발견된 것 자체가 기이할 정도다. 이 거대섬은 1950년대부터 해마다 쓰레기가 모여 지금처럼 거대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쓰레기에는 1950년대 플라스틱 제품도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유래한 조각을 해양생물들이 먹이인 줄 알고 먹어서 죽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주변 지역에서 잡힌 어류를 조사한 결과 35%의 물고기 뱃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먹이로 착각한 경우 외에도 플라스틱 쓰레기 덫에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고래, 돌고래, 물개가 죽어 나간다. 그럼에도 분해하는 데에만 45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이 매년 800만 톤 이상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엄청난 생태계 파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 배출에 대해 그 어떤 나라, 그 어떤 국제기구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거대 쓰레기 섬을 없애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네덜란드 출신의 20대 청년이 바로 보얀 슬라트(Boyan Slat)다. 그는 16살 때 지중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다가 물속에 물고기들보다 비닐조각이 더 많이 떠다니고 있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2년 뒤 18살의 보얀 슬라트는 비영리단체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을 설립했고, 올해 24살이 된 그는 바다를 지키는 것에 헌신하기로 했다.

굴지 벤쳐기업, 소년의 꿈에 동참
그의 꿈에 수많은 사람들과 유명한 기업들이 동참했는데, 주요 기부자 중에는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대표, 페이팔의 공동설립자 피터 틸 등이 있다. 지금까지 모금액은 3500만 달러(약 395억 원)나 된다. 보얀 슬라트의 오션클린업은 길이가 600m에 달하는 U자형 해양 쓰레기 수거장치를 태평양에 설치했다.

이 장치는 수심 3m까지 늘어져 있는 특수스크린을 이용해 쓰레기를 모으게 된다. 그물대신 스크린(막)을 사용해 물고기는 걸리지 않도록 했다. 이 장치에는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는 조명과 카메라·센서·위성 안테나 등이 부착돼 있으며, 태평양 해상 어느 지점에 있는지 상시 추적이 가능하다. 이 장치가 태평양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모으면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한 센서를 통해 위치를 파악한 다음, 몇 개월에 한 번씩 지원 선박을 보내 모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육상으로 수거해 재활용할 계획이다.

600m수거장치 60개 띄우기 목표
보얀 슬라트와 오션 클린업은 이런 방식으로 해양 쓰레기의 50% 수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수십억 명이지만, 치우는 사람은 너무도 적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해양쓰레기 투기의 폐해를 이해하고 얼마나 수거노력에 동참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해양쓰레기 수거에 대해 네덜란드 청년이 준 영감은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보얀 슬라트는 오는 2020년까지 U자형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 청소장치 60개를 태평양 해상에 띄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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