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참석자들 대부분은 지난 11월 초순부터 시행하고 있는 통영시민 문화예술 시설물 입장료 무료화 공약에 대해서는 지지를 보냈지만, 국제음악당 관람료 할인폭 확대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또 통영(학)연구소 설립보다는 전통문화 자료전시관 설립이 더 시급하고 그에 앞서 이런 자료들을 디지털화 하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 참석자들은 대북 문화경제교류협력사업 추진공약을 적극 지지했다. 신나영 교수는 “올해 경남도 공모사업에 포함됐던 사업인데 제가 속한 단체도 공모신청을 고민하다가 포기했다”며 “예향 통영이라면 문화교류사업을 당연히 추진해야할 것”이락 말했다. 위영희 이사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교류가 이뤄질 것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무용이 뛰어나다는데 북한과의 문화교류가 빨리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개인적인 희망도 내비쳤다. 다른 참가자들 모두 “한반도 해빙과 평화무드에 통영의 문화예술이 먼저 기여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반도 평화무드에 통영이 기여" 한 목소리
토론자들, 관람료 할인 확대에 재정 악화 우려
문화향유 공간 부족, 청소년문화의 집 설립 시급

 

남북문화 이질감, 격차 줄여야

서유승 전회장은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하니 북한작품들도 많이 출품했더라. 사실주의 작품이 대다수였는데, 절대 사진은 찍지 못하게 해서 역시 통제가 잘 된 국가구나 싶었다”며 “정치적인 교류보다 문화적인 교류가 먼저 이뤄져야 동질성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2000년대 초에 탈북한 분이 통영에 정착한 적이 있었는데, 김일성대학 옻칠학과를 나왔다고 하더라”며 “6년제인데 옻칠만큼은 통영이 세계제일이라고 들었던 모양이라 통영을 정착지로 선택했다고 하더라”고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그는 “도천동에 거주했는데, 결국 통영을 떠났다”며 “그 사람이 말하길 ‘이건 옻칠작품이 아니다’라는 것 이었다”며 “그만큼 문화적 이질감이 많아졌다. 격차를 빨리 좁혀야 한다. 통영 문화예술인들이 앞장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대문화재 매입해 보존할 계획

근대문화유산 보전 및 활용 공약에 따라 통영시는 내년에 서호동 장공장과 경남나전칠기양성소를 매입하고. 오는 2020년 통영소반장 공방을 보수하게 된다. 현재 밝혀진 공약의 세부내용은 이렇지만 성과에 따라 근대문화유산을 새롭게 발굴해서 문화재로 지정 등록하는 작업도 지속할 계획이다. 도시계획도로가 건설될 예정이던 소반장 공방 부지는 국가문화재로 등록됐기 때문에 문화재청의 동의 없이는 이전이 불가하게 됐다. 그래서 통영시는 현 공방은 그대로 보수해서 보존하고, 도시계획도로 역시 현 상태에서 마무리한 상태다.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 내에 설립예정인 통영(학)연구소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유승 전회장은 “통영학연구소도 좋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통영에 관한 자료와 사료 등을 디지털화 하는 작업과 그 자료들을 보관·전시할 자료관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시설 입장료 무료화는 시행 중

위영희 이사 역시 같은 생각이라며 “지역민들, 산업자료, 기업의 자료, 역사자료, 문화자료 등 모든 것을 포함하면 방대한 분량이 된다”며 “(궁극적으로)통영학이라는 학문의 기초자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시민들에게 문화마당 거북선, 청마문학관, 시립박물관, 통제영 입장료를 무료로 하는 공약이 지난 11월 1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토론자들은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음악당 관람료 할인폭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반대목소리가 컸다. 현재도 통영시민이면 20%의 할인혜택을 보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5%를 더 할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람료 추가할인에는 반대

서유승 전회장은 “지금 관람료도 서울의 절반 수준이며, 또 이미 할인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국제음악재단 예산도 삭감한다고 하면서, 재정상태도 좋지 않은데 관람료 할인폭까지 늘린다면, 현실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관련 기구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수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다”며 “마이너스 재정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위영희 이사도 한 목소리였다. 그녀는 “현재 재정도 마이너스 상태로 알고 있다. 국제음악재단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국제음악제 관객을 살펴보면 통영시민은 몇 퍼센트 차지하지도 않는 반면 인건비나 운영경비는 상당히 비중이 높음”을 먼저 지적했다. 그녀는 “국제음악당 레스토랑으로 수익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찾는 것도 아니다”며 “관람료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제음악당은 무형의 브랜드이자 자산”이라 고 강조했다.

정찬복 위원장은 “국제음악당의 문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시민들의 시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재미가 없으니까 방문하지 않는 것이다. 음악재단의 공연프로그램을 현실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나영 교수는 “관람료 현행유지의견에 동의한다”면서 “국제음악당이 없었다면 통영국제음악제도 없었을 것”이라고 공을 돌린 다음 “거제문화예술회관의 경우도 장승포에 있는 지리적 문제와 마이너스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청소년문화의 집 신축 절실

토론자들은 청소년문화의 집 신축 공약에 큰 공감대를 보이며 하루빨리 설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영희 이사는 “통영에는 청소년들이 갈만한 곳이 없다. 통영YMCA가 매년 ‘10대의 광장’이라는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아이들은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객석도 7~800좌석이 꽉 찬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먼저 언급했다.

그녀는 “북카페도 필요하고 밴드연습실, 동아리방, 댄스연습실도 필요한데 장소가 부족해서 학교에서 하거나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찾은 지하실에서 연습하는 실정”이라며 “아이들이 또래들과 모일 장소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 이사는 “그 시기가 아니면 언제 그렇게 해 보겠는지 생각해 봐라. 가장 왕성하게 끼를 발산할 때”라며 “이렇게 함으로써 학교폭력을 줄이는 교육적 효과도 볼 수 있다. 심신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데도 기여한다.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나서는 큰 추억이 되고, 스스로에게도 자산이 될 것”이라고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점을 강조했다.

신나영 교수도 “거제청소년문화의 집도 동아리 등 몇 달치가 이미 예약이 다 됐을 정도”라며 통영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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