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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이야기 9] 통제영 담을 넘어간 문화예술
김선정 기자 | 승인 2018.12.26 12:22

통영의 문화는 통제영에서 시작됐다.
통제사와 함께 내려온 의복, 요리, 음악, 예술, 공연 등의 갖가지 문화가,
통제영 이후 이땅에 정착하게 된 통영 사람들에 의해 전수됐다.

 

조선의 예인 양성기관 취고수청, 신청, 교방청
통제영 산하에는 각종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는 취고수청과 관기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치는 교방청이 있었다. 또 관의 제례 같은 무속을 담당하는 신청도 있었다.
우리의 춤과 문화를 전승하게 된 세습무와 기생이 있었던 신청과 교방청은 물론, 악기 연주자를 양성한 취고수청은 말하자면, 조선시대 예인 교습기관이었던 것이다. 취고수들은 우리 음악의 기본악기 편성인 삼현육각을 제대로 갖춰 공연했다.
농악과 사물놀이, 소리꾼들이 하는 창을 넘어서서, 통영에는 궁중음악을 연주하는 음악인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세대를 이어가며 우리의 전통음악을 연주했다.
통영 사람들은 날마다 통제영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예사로 들으며 음악 속에서 살았다.

▲통영 오광대

 

통제영 폐영 후 권번으로 스며든 문화
“통제영을 비롯한 전국의 병수영을 폐영한다.”
1895년 7월, 일본세력의 압력에 고종은 우리 군대를 없애는 칙령을 내렸다.
그해 4월,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시모노세키조약을 통해 청의 발목을 확실히 묶고는, 조선 조정에서 마음껏 힘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해 가을에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니, 조선의 정국이 얼마나 어지러울 때인지 짐작할 수 있다. 통제영 폐영은 ‘갑오경장 신제도’라 이름한 개혁에 의해 이루어졌다.
지방관에 의해서 집행되던 사법과 군사업무를 중앙에 예속시켜서 근대 관료체제를 이룩한다는 명분이었다. 통제영의 문이 닫히고 군급이 끊겼다.
군사들은 중앙으로 편입됐고, 예인과 장인은 통제영 밖으로 쫓겨났다.
통제영의 문을 닫은 다음, 일제는 조선침략의 발톱을 드러냈다.
그리고 10년 뒤, 우리나라를 통째로 강제점령하고야 말았다.


일제는 통영의 정기이며 우리 민족의 자존심인 통제영을 훼파했다.
내아인 운주당·경무당 지역에는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을 들여놓고, 통제사 참모장의 군영인 중영 및 중영내아 지역에는 통영세무서를 들여놓았다.
세병관과 각종 물품을 만들던 12공방 지역에는 통영초등학교를, 파취헌·분뇨정 등의 지역에는 충렬여자중·상업고등학교를 만들었다. 
통제영지 대부분 지역은 일제의 관공서로 변모했다.  그러자 300년 가까이 통제영에 속해 활동하던 예술인들은 통영의골목 속으로 스며들었다.


취고수청의 음악인들은 악공조합을 결성해 명맥을 이어나갔고, 신청과 교방청의 예인들은 권번으로 흡수됐다. 권번은 일제강점기 기생조합의 일본식 명칭이다.
권번의 기생은 몸을 파는 삼패기생과는 급이 달랐다.
3년 동안 시조, 가곡, 검무, 가야금, 거문고, 노래, 춤뿐아니라 시문서 같은 글공부, 사군자, 인물화와 산수화의 그림 공부, 일어와 회화 같은 교양과목까지 이수하고 졸업시험까지 치러야 ‘기예증’을 받아 기생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의녀나 침선비, 혜민서의녀, 신청의 무녀들도 권번으로 옮겨가게 됐다.
통영의 권번은 중앙시장 앞쪽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남해안별신굿 보유자 정영만도 어릴적 권번에서 성장하며 춤과 연주를 배웠다고 한다.
권번을 통해 승전무, 통영 오광대 등 통영의 전통이 긴 시간 이어져 내려왔다.

▲통영진춤

김선정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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