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연 하려면 적어도 10년 경력 돼야 하고, 대가 소리 들으려면 20년은 넘어야 한다. 30년 정도 헌신해 장인으로 불릴 경우 40년 커리어는 무엇으로 표현할까? 중학교 때 음식업계에 뛰어들어 올해로 만40년의 경력을 가진 조정춘 대표(55)만큼 손맛에 자신만만한 이 없으리라. 그래서 육수를 제일 잘 만드는 가게라 ‘일육수 메밀소바’다.

 

학업은 포기, 주방에 인생 걸다

광도면 안정 태생인 조정춘 대표는 친구들이 중학교 다니던 15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중앙동 한 식당에서 잔심부름하며 어깨너머로 주방 일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서울 아시안게임 전년도인 1985년 출장요리학원을 다니며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땄다. 이듬해 부산의 유명한 냉면가게인 원산면옥에서 평생의 업을 전수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을 배운 그의 다음 선택은 미래의 처가가 될 곳이자 고행 인근인 고성이었다. 화려한 성공과 쓰디쓴 좌절의 시작이기도 했다.

수차례 위기 인생, 이젠 마음 비웠다

먼저 고성의 어느 식당에서 주방장을 맡았다. 월급으로 20만 원 정도 받던 시절에 그의 급여는 50만 원이었고, 3년 뒤엔 3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의 손맛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자신감이 생긴 조정춘 대표는 27살에 처음으로 그의 식당 ‘동궁갈비’를 차렸다. 이때 결혼도 했다. 경기가 좋았던 때라 원도 없을 만큼 벌었다. 그러다가 보증 때문에 첫 좌절을 겪었다. 이후에도 IMF외환위기 파산, 주방장생활, 식당으로 화려한 복귀,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파산 등 오르내린 인생길이었다.

비법 담긴 면과 육수, 손맛으로 부활

몇 차례나 큰 위기를 겪자 이번엔 마음을 비우자 싶었다. 2009년 속세를 떠나 이름 모를 산사에 은거했다. 작년 말에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육수를 제일 맛있게 만들 자신이 있어서 일육수라 이름 짓고 메밀소바 전문점을 차렸다. 자본이 부족해 크게 열수는 없었다. 대신 맛으로 승부할 예정이다. 친척이 손으로 직접 반죽해 메밀함량이 두 배나 많은 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면과 맛 차이가 크다. 한우등뼈, 꼬리뼈, 닭뼈에 생강, 감초, 계피 등을 넣고 5시간 이상을 푹 고아서 만드는 육수 맛을 따올 수가 없다고 조정춘 대표는 확신한다. 여기에 멸치다시 맛을 가미하는데 이때 비린내가 안 나도록 하는 게 또 핵심노하우다.

 

 

손님들이 손맛 제대로 평가해 줄 것

올해로 식당일과 인연을 맺은 것이 40년째인 조정춘 대표. “손님들이 맛을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라는 그의 가게 일육수 메밀소바의 9개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찰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정량동 정동4길 58   예약전화 055-649-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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