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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과 북신시장 상인회의 두 얼굴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3.05 12:45

지역경기가 최악이다. 우리나라 전체로 봐서도 경기가 안 좋지만, 물리면 아픈 것은 남이 아니라 내 손가락뿐이니까, 통영경기만이 최악이라고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재래시장 상인들도 살려 달라 아우성이다. 그래선지 재래시장과 지원에는 정부도, 지자체도 돈 자루 준비해서 발 벗고 나선다. 시설현대화와 방문객 편의시설은 최우선적으로 지원된다. 그렇게 총 77억 원이 투입되는 북신시장 주차타워는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이런 거액의 예산을 재래시장 주차장 건립에 투입하는 것은 국민들과 시민들이 혈세사용을 용인하는 덕분이다. 주차장 덕분에 재래시장 방문객이 증가하고, 상인들의 살림이 좀 나아지기를 기원하는 염원이 담긴 것이다. 골목 구석구석 빈 장소만 있으면 불법 주차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북신시장 상인회 건물 1층에는 주차장이 있다. 확인하니 8면이다. 그런데 차는 4대만 주차해 있고, 나머지 장소에는 노점이 자리 잡고 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버젓이 있는 주차장을 노점상이 차지하고 있단 말인가?

주차시설이 부족해서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고 앓는 소리 한 것은 정작 상인들 아니었던가? 그래서 무려 77억 원을 들여서라도 주차장을 지어주는 것 아닌가?

그런데 북신시장 상인회장은 “정부의 골목형 시장사업이 확정되면서 농수산물 판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통영시에서 정한 일을 실시하는 것이니까 문제없다. 시청에 문의해라”고 주장한다.

또 상인회 건물의 법정한도 주차대수는 4대라서 나머지 공간은 다른 뭐든 활용해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어려운 지역경기에 생계와 직결된 사안이다 보니 모든 시민들이 쉬쉬하는 일이지만 이젠 고양이 목에 방울 달아야 할 때다. 상인들과 재래시장을 위해 이것저것 해 달라고 요구는 많으면서, 정작 시정에 가장 비협조적인 곳이 재래시장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시민들이 많다.

불법주정차와 불법노점으로 시민들의 통행은 큰 불편을 겪는데, 주차딱지라도 떼는 날에는 난리나기 일쑤다. 대다수의 통영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길거리에 주차하면 불법주정차로 단속될 것을 걱정하며, 먼 곳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말이다.

행락철 교통정체를 덜기 위해 우회로를 안내하는 것에도 ‘장사 망친다’며 펄쩍 뛴다. 대표적인 것이 통영관광 케이블카 교통안내 앱이다. 따뜻한 봄날 관광이 기지개를 펼 때쯤 통영시가지가 온통 자동차로 꽉 막힌 적이 있었다. 이런 관광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관광개발공사가 76호 국지도선으로 우회해서 통영을 빠져나가는 길을 알려주려다가 시장상인들이 극렬히 반대해서 무산된 적이 있었다. 이기주의도 이 정도면 지나치다.

공정한 공동체 유지는 개개인이 권리를 주장하는 만큼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신뢰에 뿌리를 둔다.

누군가는 손해만 보고, 다른 누군가는 이익만 본다면 공동체 유지가 어려워진다. 77억짜리 주차장을 지원받는다면, 없는 주차장도 손님들에게 내놓을 마음가짐이 있어야 상식적일 것이다. 통영시는 당장 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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