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신년 첫 해돋이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사실 새해의 시작은 일출 때가 아니라 전날 밤 11시 59분 59초에서 0시로 넘어가는 순간임에도 말이다. 해맞이는 해맞이대로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실제로 신년은 그날 자정에 벌써 맞이했음을 우리는 쉽게 잊는다.

새해 첫날이 별건가. 사실 이날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다 1년 전 위치로 되돌아오는 날에 불과하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46억년 동안 변함없는 일이었다. 그마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아서 매4년마다 하루를 더하는 꼼수까지 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신년 첫 일출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불안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이자, 밝은 미래에 대한 상징적인 희망,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신년 해맞이 행사는 아마 통영시의 역사만큼 오래됐을 것이다. 행사주최측도 다양해서 거의 모든 읍면동마다 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표적으로는 미륵산·벽방산·북포루·망일봉 등이 있고, 달아 수산과학관에서의 해맞이와 해상해맞이에 대한 기록도 남아있다. 통영시 공식해맞이 행사는 2002년 개관한 수산과학관에서 해 오다가 2006년부터 망일봉 이순신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도심에서의 용이한 접근성 덕분에 한때 이곳에는 1만 여명의 해맞이 객이 찾은 적도 있고, 지금도 통영에서 가장 많이 찾는 해맞이 장소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신년을 카운트다운과 함께 자정에 신년을 맞이한다. 그와 함께 축제의 분위기에 한껏 들뜬다. 그래서 본 기자는 내년부터 강구안에서 신년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로 하는 것을 제안한다.

물론 서구에서 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해가 저무는 마지막 밤에 도시의 중심에서 많은 인파와 함께 새로운 한 해를 맞는다는 설레는 가슴으로 맞이하는 것이 더욱 축제답지 않을까 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보신각 타종행사, 강남의 새해맞이 거리축제, 뉴욕 타임스퀘어의 신년맞이, 런던·파리 등등 진짜 신년은 그 순간에 온 것이 맞지 않은가.

흔히 경기는 심리라고 하지 않는가? 신년맞이 카운트다운을 온 시민·관광객들과 함께 하면 더욱더 관광지다울 것이며, 신년맞이객들로 북적일 강구안과 도깨비골목의 찻집과 음식점과 선술집들을 생각하면 그냥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가? 어차피 해맞이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갈 것이다. 내년에는 문화마당에서 수 천 명의 시민·관광객과 함께 신년맞이 카운트다운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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