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송스님

쫄딱새의 길

 내부에의 성숙이 무르익어 한계에 다달었을때에 나는 소리가 쫄, 외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맞춰 주는 소리가 딱...

내가 쫄딱새 되어 쫄딱 쫄딱 소리를 내고 사람들에게 쫄딱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쳐 주고 싶다

내나이 작년에 환갑을 지나니 60년 넘게 살아온 인생살이에 뭔가 새로운 변화를 주어야 하겠기에 깊은 고민을 해봤다

사람의 몸을 받고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가게되는 인생살이에 과연 사람답게 살아왔는가에 깊은 회한과 남은 인생 어떻게 살것인가에 성찰이었다

때마침 내가 몸담고 있는 지역에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보궐선거가 있어서 관심을 기울었다가 경계에 떨어져 마음을 추스릴 필요가 있었는지 3일동안 드러누워 가슴앓이 몸살을 치루다가 벌떡 일어나 육체적 노동을 하니 몸과 마음이 가뿐해졌다

평소에 무심하게 마음을 먹고 살아가려 하는데 어떠한 경계가 나타나면 이게 무엇인가 하고 나타난 현상에 이뭣고릍 해보다가 얼른 근본적인 이뭣고 화두에 돌아가야 되는데 그만 거품같은 현상적인 경계에 떨어져 마음을 일으켜 괴로워 했던 것이다

자질구레한 일상적인 삶에서 잘못 일으킨 마음이 얼마나 속을 상하게 하는지 환갑을 지난 나이에도 내스스로 일으킨 마음에 내가 얽매여 마음의 고통을 겪으니 그동안 갈고 닦았다고 자부한 도닦은 것이 말짱 헛것이었구나 싶다

도는 주둥이로만 닦았고 관념으로만 닦았지 실질적인 일상생활속에서의 도는 현실적인 돈앞에 "도와 돈은 ㄴ자 차이다"는 깨달음은 한낱 주장에 불과할 뿐 돈이 최고지 도는 돈생기는 도가 있는가 싶을 뿐이므로 앞으로는 돈생기는 도를 닦아야 중생들에게 먹혀 들어갈 것이다

이번에 세속에 관심을 기울었다가 눈앞에 드러난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추측을 해보다가 내생각에 내가 얽매여 집착하게 되어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는데 댓가를 치루게 되어 무심의 도를 닦는 사람이 외도를 하게 되면 마음고생 몸고생을 반드시 치루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번에 3일간의 몸살을 겪으면서 새롭게 떠오른 것이 쫄딱새의 길이다 쫄딱 망했다는 말처럼 어떠한 현상이 끝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때 발생하는 순간이 쫄딱현상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마지막 남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알을 깨고 나가려는 순간의 소리가 쫄하고 나면 어미닭이 딱하고 쪼아 알껍질을 깨트려 주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게 된다

내부에의 성숙이 무르익어 한계에 다달었을때에 나는 소리가 쫄이라면 외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맞춰 주는 소리가 딱이다 인생은 쫄소리가 나면 딱소리를 내어줘야 하는데 쫄소리가 안났는데도 딱소리를 내는 바람에 쫄딱 망하는 것이다

인생은 직업과 직업이 관계와 관계의 연속성을 갖게 된다 한번 좋게 맺어 놓은 인연은 좋은 업으로 남아 두고두고 훌륭한 자산이 되지만 한번 나쁜 인연으로 업을 맺어 놓으면 두고두고 후회스러운 불행한 자산이 된다 기회가 주어졌을때 나쁜 인연을 좋은 인연으로 바꾸놓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음과 마음이 몸으로 나타나는 자연현상은 쫄소리가 나면 딱소리가 나는 지극히 당연한 자연법칙을 모르고 쫄소리가 나지도 않았는데 딱소리를 먼저 일으켜 말그대로 쫄딱 망하는 것이다
사실 쫄딱은 절묘한 생명탄생 순간의 소리인데 안과밖의 타이밍이 안맞아 쫄딱 망했다는 소리가 나온 것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겪게 되는 쫄딱 망하는 경험은 어미닭이 21일간 알을 품었다가 알속에서 쫄소리가 날때 딱소리가 날 정도로 쪼아 주어야 하는데 쫄소리가 안났는데도 딱소리를 내지르는 바람에 그만 쫄딱 망하고 마는 것이다 쫄딱 망해봐야 쫄딱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다

쫄딱 망해도 쫄딱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계속 쫄딱 망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대중가요 중에 "아미새"라는 노래가 있다 아름답고 미운새를 줄여서 아미새라고 부르는데 나는 앞으로 쫄딱새가 되어 쫄딱 쫄딱 소리를 내어 사람들에게 쫄딱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쳐 주고 싶다

조그마한 산중턱에 자리잡아 산지기 노릇을 하며 지내다가 중생구제의 비원을 품고 수없이 하산과 귀산을 되풀이 하면서 터득하게된 쫄딱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마리 새가 되어 허공을 흔적없이 자유롭게 날고 싶은 사춘기의 꿈을 되새겨 보는 초심으로 돌아가 쫄딱 쫄딱 소리내어 보며 나무허공장보살마하살()

生從何處來 생종하처래
死向何處去 사향하처거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獨有一物常獨露
독유일물상독로
淡然不隨於生死
담연불수어생사

태어남은 어디서 오며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태어남은 한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조각 뜬구름이 사라진 것이다 뜬구름은 자체가 실체가 없듯이 태어남과 죽음도 이와 마찬가지다 뜬구름처럼 인연따라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가운데 한물건이 항상  오롯이 드러나 담연히 태어남과 죽음을 따르지 아니한다

통영 황리산 충불사 주지 무송스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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