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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땅은 전부 수용하면서 市 땅은 왜 안 된단 말이고?”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4.12 18:01

지난 10일 주민설명회, 절대다수 농업기반시설 통과하는 ‘제2안 선호’

"이번엔 시청 굴복시키자" 지난 10일 열린 노산-진두 국도77호 노선변경 설명회에 참석한 광도면 노산마을 인근 주민들이 자신들이 제안한 변경안에 대해 절대지지를 보냈다.

2년 넘게 논란을 이어온 국도77호 노산~전두 구간 노선변경 문제가 마침내 종착역에 이르렀다. 주민 절대다수는 통영시가 소유한 농업기반시설인 유용미생물배양시설을 통과하는 제2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주민은 “개인 땅은 전부 다 수용해 가면서 통영시 땅은 왜 수용을 못한다는 것이냐?”며 “이번에는 통영시를 굴복시키자”고 말해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주민설명회 “결론내겠다”

77국도노선변경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직무대리 박정권 부위원장)가 지난 10일 광도면 노산리 새통영농협 2층 강당에서 개최한 ‘77국도 노선-진두 구간 노선변경 설명회’에는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200명 가까운 주민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지방 국토관리청 77호 국도 건설담당자, 설계 및 시공사 관계자뿐 아니라 통영시청 도로과 담당자들도 참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살폈다.

노선에 대해 문제제기를 처음 한 때는 2017년 4월이었다. 부산지방 국토관리청이 제시했던 이 노선안(제4안)은 안정에서부터 오는 도로가 전두마을을 거쳐 동양폐차장 앞, 태영영농법인을 지나며 동해천을 따라 노산마을 감싸듯이 돌아서 현재 국도 14호선의 진입로까지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문제는 제4안으로 건설하게 되면 도로선형이 곡선화되는 것뿐 아니라 낮게는 2~4m에서 최대 8m에 이르는 성토(成土)작업으로 인해 노산마을이 거대한 토성(土城)에 갇히는 꼴이 된다는 점이었다. 이럴 경우 주민들은 외부로부터 고립된 형국이 되기 십상이고, 재산권 행사에도 불리할뿐더러, 나아가 향후 마을영역이 발전적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기조차 불가능해진다. 마을주민들로써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이었다.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없었다면 최초의 안인 제4안으로 이미 2017년 착공했을 터였다.

최초 4안, 마을 고립시키는 노선

당시 마을주민들은 성토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찬성의견을 냈지만, 교량지역 통과와 주민들이 통행하는 통로박스 설치를 위해서도 성토작업은 불가피한 터라 부산지방 국토관리청도 새로운 노선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교량지역과 통로박스 설치 지역만 성토작업을 하게 되면 도로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건설된다. 차량의 안전운행을 위해서도, 국도확장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도 오르막 내리막이 연이어지는 굴곡도로를 건설할 수는 없다.

그래서 부산지방 국토관리청이 내놓은 노선 변경안이 제1안으로 전두마을 입구쯤부터 국도 14호선 상노산마을과 호반주유소 중간쯤까지 거의 직선 도로를 내는 방안이었고, 전두1길 괴암교 쯤에서 국도 14호선 상노산마을과 호반주유소 중간쯤까지 직선 도로를 내는 변경안이 노산마을 주민들이 내놓은 제2안이다.

거의 직선화로 건설이 가능한 1안을 제일 반대하는 곳이 노선 상에 문중재실이 있는 모 종친회였다. 제1안의 또 다른 문제점은 문중재실이 있는 산에 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미터당 3400만원의 공사비가 추가적으로 더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고, 역시 예산 증가에 따라 기재부와 추가협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실 피하고, 터널 없는 2안 적합

주민설명회가 열린 이날 종친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여전히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이게도 대다수 주민들이 반대하는 제4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주장해 의아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농지가 가장 많이 수용되는 전두마을 일부 주민들도 제1안에 대해 강경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제시한 제2안에 있어 유일한 걸림돌은 통영시의 농업기반시설인 유용미생물배양시설이 해당 노선 상에 있다는 점이다. 도로개설로 인해 응달이 생기면 시설이 그 기능을 상실할 우려가 크고, 불가피하게 이전할 경우 이전 및 새로운 시설 건설비까지 상당히 큰 금액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영시는 이 안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통영시의 제2안 반대 입장에 대해 당시 주민들은 대체로 납득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면서 부산지발 국토관리청의 1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지역농업기반시설인 유용미생물배양실을 건드리지도 않고, 모 종친회의 동의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친회의 절대불가 방침이 워낙 강경해서 타협의 여지가 없어진데다가, 엉뚱하게도 주민들 사이에 전혀 언급되지도 않았던 제3안이 제시되자 주민들의 입장이 2안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3안은 폐차장과 괴암교를 지나서 태영영농법인을 거쳐 다시 동해천을 건넌 다음 터널을 뚫고 호반주유소 쯤으로 연결되는 노선변경안으로 180m쯤 될 것으로 예상되는 터널 구간으로 인해 90억 원 이상의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며, 역시 기재부 협의까지 필요하다. 주민들이 제시한 제2안도 당초에는 터널구간이 있었지만, 일부우회하며 터널구간을 피한 것을 감안하면 주민들의 동의를 받기 어려운 방안이기도 하다.

市, 농업기반시설 때문에 ‘곤란’

박정권 주민대책위 부위원장은 “노산마을 전체를 위한 최선의 노선선택, 도로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점, 마을이 격리되거나 발전에 저해되지 말아야 하는 점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한 주민이 나서서 “1안은 토지가 너무 많이 수용되고, 4안은 노산마을 전체를 못살게 만드는 방안”이라고 설명하며 “이번에 종지부를 찍자”고 주장했다.

예상노선도(파란색 실선이 주민들이 절대 지지하는 제2안이다)

그러면서 “개인의 땅은 수용되기 싫어도 전부 수용해 가면서, 통영시 땅은 왜 수용되면 안 되는 거냐”고 따져 물으며 “통영시를 굴복시키자”고 대놓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명회에 참석한 대다수 주민들이 “옳소, 옳소”를 외쳤고, 거수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제2안을 지지했다.

이제 공은 통영시에 넘어갔다. 통영시는 주민들이 결정한 노선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이후 행정절차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행정절차를 밟는 것만 해도 2년 정도는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6월말까지는 최종 확정돼야 국도77호를 제때 완공할 수 있다고 한다.

선동적이긴 해도 “통영시를 굴복시키자”는 주민들의 요청이 관철될 것인지는 초여름쯤 되면 알 수 있을 듯하다. 광도면 노산리~안정리를 잇는 1구간과 안정리~고성군 동해면 장좌리를 잇는 2구간까지 총연장 18.5km를 4차로로 확장하는 통영-고성 국도건설공사는 총 1740억 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2024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2017년 6월 하순쯤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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