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성장의 첫 걸음, 가정교육

초등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의 가정을 아이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만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중·고등학생들보다 가정에서 받은 영향이 훨씬 더 크게 드러나기 때문에, 그들이 속한 ‘가정’이라는 환경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지 아이들을 마주하는 매 순간 경험하고 있다.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생활해나가는 그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종종 눈에 띄는 아이들이 몇 있다. 아직 어리기에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또래들 사이에서도 유독 ‘예의’를 알고 실천하는 아이들이다. 선생님과 어른에 대한 예의, 친구에 대한 예의. 그런 아이들은 행동에 ‘존중’ 역시 깃들어 있다. 이 존중은 타인은 물론이요, 자신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품들은 높은 확률로 아이들의 가정에서 시작되고 형성된다.
소위 말하는 가정교육이란 아이들의 지적인 부분보다는 성품적인 측면에서 평가되곤 하는데, 똑똑하고 무엇이든지 잘 해낸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런 것만으로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고 하지는 않는다. 배려하고 존중하는 습관이 몸과 마음에 베여 있으며, 완벽히 잘하지는 못해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은 아이들이 바로 그러하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성품이란 수치화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스며들어 그들의 내면에 켜켜이 쌓이는 경험들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방법론적으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 방향성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가정교육이란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마음 속 씨앗을 가꾸어 일생 동안 튼튼한 나무로 자라나게 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힘은 대부분 내면의 성품으로 길러지는데, 그것은 가정 구성원들 사이의 친밀한 관계로부터 시작한다. 가족의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의 사랑이다. 가정에서 충분히 올바르게 사랑받는 아이들은 그 무엇보다 심신이 안정되어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의 중심을 잡을 줄 안다. 그렇게 가정에서부터 마음이 편안하고, 거기에 양육자의 균형 잡힌 훈육이 더해진다면 아이들은 누구나 충분히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다.


가정은 태어난 아이가 겪는 최초의 작은 사회로서 아이들은 그 속에서 만나는 구성원들과 관계를 맺으며 수많은 최초의 경험들을 한다. 자신의 든든한 지지자이자 올바른 애정을 주는 존재를 그러한 가정 안에서 만난다면, 실패와 좌절과 불안을 충분히 수용하고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감명 깊게 읽은 책 속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교사로서의 역할에 더 의미를 두었지만 그 진심 어린 한 사람에 가족의 구성원이 포함된다면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을 최고의 가정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최소한 10여 년은 진심 어린 한 사람이 필요하다. 한 순간이라도 그런 사람이, 사랑이 이 세상에 있음을 느끼고 믿어야 한다. 그 힘으로 내 안의 소중한 나를 확인하고 느낄 수 있다. 그 힘으로 수십 번, 수백 번 쓰러지려는 순간에 다시 일어설 것을 나는 믿는다. 
- 권영애,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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