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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직전' 70년 적산가옥 주민들의 눈물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6.05 11:39
통제영 거리조성 사업지역 인근 중앙동 155번지 거주민 전광옥씨가 왼쪽의
적산가옥을 가리키고 있다

특별조치법 따랐으며 될 일을 “보상 받으면 된다는 공무원 믿고 등기 안 해”

통영시 “도와 줄 근거 없다” 주민들 “그냥 이곳에 살게만 해 달라”

일부 주민들 과도하고 완전한 이주대책 요구가 해결 더 어렵게 만들어

 

발전에는 항상 화려한 전면에서 안 보이는 뒷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심지어 보존의 경우에도 어두운 이면이 있다. 중앙동 통제영 거리 조성사업은 두 가지 측면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통제영 거리 조성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중앙동 일대에는 거주민이 아니면 찾을 일이 없는 골목이 많았고, 그중에는 적산가옥도 제법 있었다. 2010년 시작된 이 사업으로 상당 부분 철거됐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곳이 바로 155번지 적산가옥이다. 이곳에는 현재 9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문성터가 발견된 바로 인근이다.

국유 적산토지 소유자는 일본인
주변 철거되거나 철거될 곳과는 달리 이곳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소유권 때문이다. 이 적산가옥이 들어선 토지는 1942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인 소유로 돼 있고, 당시 여관이던 적산가옥 역시 건축된 지 7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제의 패망 이후 적산가옥은 원칙적으로 국유다. 10가구가 거주하는 적산가옥은 건축물대장에는 올라 있지만, 미등기 상태다. 주민들은 국유 토지 위 미등기 건물에서 거주하는 것이다. 통영시가 국유재산을 수용하고 보상할 근거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 토지에 대한 20년 시효취득은 국유지인 토지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건물에 대한 시효취득은 자주점유여야 한다는 점 즉, 거주민 스스로가 임차인임을 인정했기 때문에 불가하다.

해당 주민들 역시 안일하게 대처해 왔다. 지금까지 소유권을 얻을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 걷어찼다. 주민들은 통영시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1970년경부터 정부의 토지소유권 불하를 받으려 노력했다”고 주장하며 1955년 경상남도 관재국의 불하대금 납부청구서와 1964년의 충무시 도시계가 발부한 접수증 등을 제시했지만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을 지속적이고 충실하게 이행했다는 근거로는 부족해 보인다.

특히 주민들은 “1972년 도시계획에 따라 도로에 편입되면 보상될 텐데 굳이 등기할 필요가 없다”는 당시 담당공무원의 조언을 따랐을 뿐이라며 통영시에 책임을 넘기는 듯한데, 이 역시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도시계획 수용보상을 원했다면 더더욱 소유권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내부 벽은 금이 가있고, 삐걱거리고 기울어진 계단도 위험한 상태다.

특별조치법 등 기회 여러번 놓쳐
아무튼 1972년 8월 적산가옥 부지가 도로에 편입되는 도시계획이 만들어졌고, 40년이 넘도록 이 계획은 바뀌지 않았다. 2010년 통제영 거리 조성사업이 시작되자, 주민들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도시계획대로 도로가 나면 적어도 건축물 대장 상 거주자라도 통영시가 보상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얄궂은 운명은 주민들 편이 아니었다. 2015년 10m 인근에서 통제영 남문성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복원을 위해 2017년 도시계획이 변경됐고, 적산가옥이 포함됐던 도로는 충무교회 앞을 가로지는 곡선형 도로로 변경됐다.

일부는 이미 기울어져 있고, 군데군데 지지대(써포터)를 세워뒀으며, 붕괴징후마저 보이는 70년 노후 적산가옥 주민들은 주차장 공사와 인근 가옥 철거가 시작되면서 더욱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복원사업 시작 후 주민들은 통영시에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건물붕괴와 공사와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육안으로 관찰되는 징후만으로도 붕괴위험은 충분해 보이며, 향후 인근에서 조성공사가 진행되면 적산가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이주 vs 거주, 주민의견도 갈려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고 있고 지하주차장도 조성중이며, 통제영 거리조성사업까지 진행 중이라 도시과, 지역경제과, 문화예술과 등 4~5개 과 업무가 중첩된 지역이라 통영시도 대책마련에 골몰하는 것 같아 보인다. 문제는 “도와 줄 근거가 없다”는 점. 주민들의 생각도 일치하고 있지 않다. 9세대 중 대부분 거주자들은 고령이라서 이주하는 것보다는 현 거주지에 머물기를 원한다고 한다.

다만 붕괴의 위험 속에 하루하루 마음 졸이며 사는 것에 넌더리가 난 주민들은 최소비용으로 튼튼한 건물만 지어주면 죽을 때까지만 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통영시를 압박하고 있다. 통영시도 지역경제과를 중심으로 해법을 찾으려고 하지만 마땅찮은 눈치다.

통영시는 최대한 주민들 편의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주민들도 과도하지 않은 방안으로 합의해 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특별계약을 통해서라도 특혜 소지를 없애고, 주민들의 주거권도 보장하는 방책을 마련해 주길 기대해 본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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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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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시민 2019-06-07 11:03:44

    주제에 맞지는 않은거 같으니.. 아픈 역사도 역사인겁니다.. 통제영거리 조성 시 해당 적산가옥도 안전하게 리모델링 하여.. 군산 히로쓰가옥처럼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했으면 좋겠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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