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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건설, 숲과 바다는 아무래도 괜찮습니까?”
편집부 기자 | 승인 2019.06.10 11:16

에너지전환의 딜레마와 통영에 ‘두 발전소’ 반대 이유

환경운동연합은 탈핵 그리고 탈석탄(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 단체라면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다른 단체와 차별화되는 환경운동연합의 특징 하나가 ‘지역성’이다. 지역에 밀착해 환경 현안에 대응하고 있다. 물론 경남환경운동연합 그리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도 핵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의 비중을 줄여나가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을 높이자는 입장이다. 그런데 경남과 통영의 ‘지역성’을 살피자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의 입장에서도 탈핵과 탈석탄의 ‘에너지전환’이 명쾌하고 단순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통영환경운동연합 정용재 국장

 

에너지전환의 딜레마, 자연생태계파괴와 지역불균형

탈핵 탈석탄을 주장하는 환경운동 활동가가 통영 바닷가에 LNG화력발전소, 통영 바다에 풍력발전단지를 세운다는 사업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일단 두 가지다.

먼저, 자연 생태계 훼손에 따른 도덕적 딜레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을 한다고 숲을 대규모로 파괴하거나 해양생물서식처를 훼손하게 된다면, 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려는 걸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떠오른다.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이라고 “무조건 옳은” 발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LNG발전도 마찬가지다. 탈핵과 탈석탄을 추구하면서 어쩔 수 없이 LNG발전 비중이 높아지지 않겠느냐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바닷가 발전소 배출수로 인해 대규모 해양생태계 파괴가 예상된다면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사실, 태양광 발전을 한답시고 숲을 파헤칠 수 있던 것도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정부의 지원제도가 야산 임야를 이용한 태양광발전에 불리하게 바뀐 까닭이다. 환경운동단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생태보호 이슈의 충돌을 인식하고 있으며, 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한 지역자립형(도시형) 태양광발전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두 번째로, 왜 경남에 발전소가 ‘또’ 필요하다는 걸까 하는 의문이다. 경남도내에서 전력수급량은 200%가 넘는다고 한다. 어떤 분들은 300%에 육박한다는 주장도 한다. 어쨌든 경남도내 사용 전력량 대비 발전량이 200%를 훌쩍 넘어선다는 말이다. 전국에서 석탄화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광역지자체 단위는 충남이고 두 번째가 경남이다. 이렇게 차고 넘치게 생산한 전기는 어디로 갈까.

몇 년 전 밀양 시골 마을 할머니들이 싸우고 몸과 마음을 다쳐야 했던 송전탑 문제는 왜 발생한 걸까. 통영 어민들은 어쩌다 수년째 LNG화력발전소 반대 투쟁을 하게 되었을까. 이 갈등과 상처와 그리고 자연환경 파괴는 어쩌다 생기는 문제일까. 에너지 대량생산의 부담은 ‘지방’과 시골이 짊어지고, 에너지 대량소비의 수혜는 ‘중앙’ 즉 수도권과 대도시가 가져가는 에너지 수급구조의 불공정 때문이 아니겠는가.

 

에너지전환 의제,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권형 수급구조로

최근 경남에서도 ‘에너지전환’이 사회적인 의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이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에너지 분권, 에너지 지방자치’로 우리나라의 에너지생산과 소비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수도권과 대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지방이 에너지 생산의 사회적 부담과 환경피해를 짊어지는 불균형과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연환경과 생물서식처 파괴를 최소화하는 에너지 생산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한 도시형 태양광발전이다. 경남도내 모든 공공기관 및 공공시설 옥상과 지붕에 태양열발전 시설을 한다면, 삼천포석탄화력 발전소 1기를 폐쇄해도 될 정도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다른 의문, 에너지산업은 식량산업에 우선하는가? 시선을 통영으로 돌리면, 한때 취소되었던 통영LNG발전소 계획이 사업자 측인 현대산업개발이 산자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최근 통영에는 발전소 이슈가 또 하나 더해졌다. 욕지도 남방 해상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고자 사전 용역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다. 에너지산업 정부부처나 사업자 입장에서야 ‘최적지’와 ‘경제성’을 따지겠다는 말이지만, 통영 바다를 어찌 에너지산업 한 측면에서만 본다는 말인가. 용역 결과가 발전사업 경제성이 높다고 나와도 그걸로 발전소 확정이 되어버려서는 안된다.


국가적 식량안보도 고려돼야

통영은 전국 그 어느 곳보다도 풍부한 수산자원을 보유한, 우리나라 식량산업의 최일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굴, 멍게, 멸치, 꽃게와 바다장어를 어획 생산하는 수협의 본부가 모두 통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이야기다.

LNG화력발전소 온배수로 인해 패류의 대량 폐사와 성장 저하가 일어난다면, 그리고 풍력발전소 시설로 인해 수중생물 서식처가 대규모로 파괴되고 회유성 어류가 통영에서 떠나버리게 된다면 그 여파는 통영을 넘어서 전 국민의 밥상에까지 미칠 것이다. 발전사업 경제성이 높다는 이유로 통영 바닷가와 바다 위에 발전소를 세워버린 뒤, 폐사하거나 크게 자라지 않는 굴과 떠나가 버린 멸치 어군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지겠는가.

어업권을 가진 어민들에게 돈으로 보상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남해안 수산물 생산이 타격을 입으면 그 빈자리는 외국산 수산물이 채우게 될 텐데 국민의 식량안보를 위협하게 된 결과에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말인가. 에너지산업이 식량산업보다 우선권을 갖는 게 당연한 일인가?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볼 필요도 있다. 통영이 더 이상 ‘수산1번지’와 ‘바다의 땅’이 아니게 된다면, 이 여파는 누구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리라고 단언한다.

 

정부 온배수 해양생태계 영향 시급히 조사해야

지난달 전국 환경운동연합 일정으로 충남 당진 석탄화력발전소를 방문했다. 현장을 안내한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3년 전부터 발전소 인근 해역에서 굴 등 패류의 집단폐사 등 어업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언론에도 보도(시사저널 2.26)된 바 있다. 경기·충남 서해안 발전소 인근에서 해양생태계 훼손과 어업피해가 확인된 시기는 수년 전이지만, 이제야 온배수 문제가 공론화되는 모습이다.


당진, 3년 지나서야 위기인식

서해안 어민들은 “2016년 이후 당진화력 9, 10호기와 태안화력 9, 10호기 준공 시점과 굴과 바지락 등 집단폐사 시점이 일치하고 있다”며 지자체에 발전소 온배수 관련 피해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나 언제 이루어질지 짐작도 못하는 상황이다. 보도를 참고하면, 경기도청에서는 “굴 폐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조사가 더 필요하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너무 방대한 사업이므로 국가차원에서 해야 할 문제”라 한다. 해수부에서는 “해외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단계다. 온배수에 대한 해양생태계 감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아직 계획에 없다”고 한다. 그 어느 기관도 서해안 발전소 온배수 문제와 어업피해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고 있지 않다는 현실이다. 발전소로 인한 당진태안 서해안 어업피해 문제는 피해조사와 보상협의 등 대립과 갈등이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생각만 해도 답답한 이야기다.

이 과정을 통영에서 또 반복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이라도 정부(해수부, 환경부)는 발전소 온배수 문제에 대해 긴급 조사에 나서서 해양환경 보전과 식량산업 보호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편집부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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