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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조금씩 배려할 순 없을까요?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7.12 11:25

기자에게 잊히지 않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직접 한 말도 아니고, 엊그제 들은 말도 아니지만 여전히 내 기억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 말이다. “당신들은 부서질 거예요!” 이 말을 한 사람은 어느 프랑스 여성이었고, 때는 1990년대 후반이었다.

김숙중 기자

 

MF외환위기의 험한 파도를 넘으며 안 그래도 경쟁지향적인 우리 사회는 더욱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던 시기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한국으로 와서 살게 된 이 프랑스 부인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한 가지 궁금점이 커져갔다.

오후가 되면 학교를 마친 어린 학생들이 골목골목에서 뛰어놀고, 놀이터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운동장에서 공놀이하며 땀 흘리고 흙투성이가 돼야 할텐데, 그런 아이들이 안보였던 게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전부 음악·미술·피아노 등 학원에 가기 때문에 안보였던 것이다.

이 여성은 거기에 더해 학교를 마치고 학원으로 향하는 발길이 중학교·고등학교로 갈수록 더 많아지고, 길어진다는 사실을 알고서 경악을 금치 못해 뱉은 말이라고 한다. “오, 세상에~ 당신들은 부서질 거예요!”

그 이후 우리는 정말 세상이 부서지는 꼴을 수도 없이 목격하고 있다. 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중압감에 어린 목숨을 끊어버리는 나이가 고등학생에서 중학생, 초등학생으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 목적의식을 상실하고 그저 학교에 나갈 뿐이다. 학원선생보다 못 가르친다는 학교선생은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들로부터도 외면 받는다.

결국 수년 전 고등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10억 원을 준다면 감옥 가는 것쯤 감수하겠다”는 경악을 금치 못할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우리 사회는, 우리 공동체는 병들어 있는 것일까? 가장 사랑해야 할 가족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아버리는 사건들이 앞 사건이 잊히기도 전에 발생한다. 직장에서는 또 어떤가? 상사와 부하이기 전에, 남성과 여성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격체다.

그는 어느 집안의 사랑받는 아들 또는 딸이며, 믿음직한 형제자매일 것이고, 존경받는 아빠와 엄마일 것이다. 사회에서는 또 어떤가? 금전과 권력의 많고 적음은 대접받을 자격의 있고 없음과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소형차를 타면 “아저씨, 아줌마”고, 대형차를 탄다고 “사장님, 사모님”이 아닌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이성혐오주의는 우리 사회가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 될 현상이다. 이미 그 우려가 현실화 된 사건들을 목도하기도 했다. 남성이 여성을, 여성이 남성을 혐오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현상은 인구감소현상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성 싶다.

정신의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본 기자가 생각건대 이런 다양한 병리학적 사회현상은 상당수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확신한다. 상사(上司)가 부하를 배려하지 않고, 교사가 학생·부모를, 학생·부모가 교사를 존중하지 않고, 부자(富者)가 빈자(貧者)를 배려하지 않으며, 권자(權者)가 약자(弱者)를 존중하지 않고, 이성 간에도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사회적 현상에 대해 너무나 경직된 사고방식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최근 화장장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건은 당초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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