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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②평범한 관광은 싫다, 비일상성을 제공하라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7.17 12:57

개가 사람을 문다면 뉴스거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는 말이 있다. 언론사 기자가 아니어도 한번쯤은 들은 적 있는 얘기다. 평범한 일에 사람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관광도 마찬가지다.

김혁 사장은 “미륵산케이블카는 평범하지 않았다”면서 “걸어서 산 정상에 올라야만 볼 수 있었던 통영 앞바다의 자태,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이라는 비일상성을 제공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비일상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일상과 다름을 느끼게 하고 거기에 대가를 지불하도록 한 것이 관광산업”이라고 정의했다.

시티투어도 색다르다 '더라이드'
이 단순명쾌한 정의를 이해하면 문제점도 보일 듯하다. 지금은 왜 이렇게 케이블카탑승객이 줄어드는가? 미륵산케이블카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비일상이었지만, 지금은 전국 지자체마다 너무 많이 만드는 바람에 평범한 시설이 됐기 때문이다.

‘더라이드(The Ride)’라는 뉴욕의 버스투어는 교통정체를 즐긴다는 역발상으로 성공해 나스닥에 상장됐을 정도다. 쓰레기문제를 공중도덕으로만 바라보면 해결할 길이 없지만, 일본의 어느 곳처럼 환경미화원을 사무라이처럼 분장시켜 쓰레기를 마치 적을 맞아 칼을 휘두르듯 주워 담으면 서 유명한 구경거리가 됐다. 어떤 사람들은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쓰레기를 갖다 놓기도 한다.

김혁 사장은 통영다찌가 이런 비일상성을 갖추면 더욱 명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통영은 풍광이 아름답고, 음식이 맛있다’고 홍보하면 관광객들에게 자극을 주지 못한다. 원산지의 가치를 느끼게 해야 한다고 김사장은 강조했다.

“다찌는 국물이 나오면 다 나온 것”이라는 김혁 사장은 “원래 경상도 음식은 처음 찬 음식이 나오면 계속 차갑고, 더운 음식이 나오면 계속 더운 반면, 전라도 음식은 차가운 것과 더운 것이 번갈아 나온다”며 “통영다찌는 양 지역의 특징이 섞여 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을 발굴해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진정한 통영다찌를 맛봤다고 하려면 당일 수확한 통영굴이나 통영멍게가 있어야 한다는 스토리텔링이 되게끔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10명이 와서 10만 원 쓰도록 만드는 것보다, 2명이 오더라도 100만 원을 지출할 수 있도록 통영관광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요트야간크루즈, 미륵산야간등반도
정치인이 되기 전 통영라이더로 제법 유명했던 이승민 시의원도 이 말에 적극 동의했다. 이승민 의원은 “통영라이더라는 이름으로 비일상성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며 “카타마란이라는 쌍동선 요트를 타고 도남동-강구안-충무대교-도남동을 야간 크루즈하는 1시간 30분 코스를 최초로 선보였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야간에 요트를 타고 통영밤바다를 바라본다는 것이 비일상성의 제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경험도 소개했다. 관광객들에게 작은 손전등을 하나씩 나눠준 다음 마지막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가 정상에서 노을을 감상하고, 일몰 후에는 밤하늘의 별을 감상한 다음 손전등을 켜고 음악을 들으며 밤길을 밝혀 미래사 주차장 방면으로 하산하는 코스도 인기 만점이었다고 한다.

야간고속보트체험상품 '고민 중'
해양소년단 김용호 사무처장은 “야간에는 죽도에서 제승당 입구까지 해상에 부유물이 없어지는데, 고속야간보트를 시험적으로 운행한 적이 있다. 달빛이 있을 때라도 달리면 신나고도 무서운데, 달빛이 없을 땐 공포심이 극한에 이른다”며 “청룡열차 보다도 더 재미있는데, 그런 공포와 쾌감을 느끼는 체험상품을 만들려고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법적인 규제도 없는데 다만 위험할 지도 모를 일을 해양소년단이 앞장서느냐 하는 의견이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승민 의원이나 김용호 처장이 모두 동의하는 부분은 바로 비일상성의 제공이 관광객을 끌어오는 지름길이라는 점이다.

잠재고객의 생각을 역발상하라
산청과 함양의 한방엑스포·한방축제 개최명분은 “나이가 들면 건강을 생각한다.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 지역의 풍광도 즐길 겸 관광객이 올 것이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반발심리 때문이라고. 오히려 노년층은 젊은 층으로 유도하는 것이 비일상성이라고 한다.

영화 ‘기생충’이 성공한 작품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내내 뭔가 불편하다’고 했다. 영화속 일들, 경제적이거나 계급적인 문제들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블록버스터를 보고나면 속이 후련한 것은 비일상성 덕분이다.

올봄에 ‘기내식’을 선보인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새로운 비일상성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여름은 덥다. 더우니까 눈이 없다? 아니다. 올 7~8월에는 미륵산에서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산 정상에 눈이 가득 쌓일 예정이다. 눈사람도 등장할 예정이다. 비일상성의 제공이 관광의 핵심이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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