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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베토벤·루즈벨트·호킹, 비장애인보다 더 위대한 장애인들
편집부 기자 | 승인 2019.07.31 08:53

신체장애란 위대한 인물들에게 한낱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 장애가 있었기에 더 위대한 역사의 족적을 남겼는지도 모른다.

독일의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1770~1827)이 청각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1770년에 태어나 베토벤은 음악적 재능이 한창 만개할 때인 1796년, 26살 때 쯤부터 차츰 청력을 잃어갔다. 한때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유서를 작성하기도 했으나, 이후 작곡 활동으로 생의 의지를 다져나갔다. 피아노 공명판에 막대기를 대고 입에 물어서, 그 진동을 턱으로 느껴서 소리를 감지했다.

1824년 9번 교향곡 초연 때 무대 여가수가 베토벤이 객석을 향하도록 도와주면서 비로소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알아차리고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때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유창성 장애’라는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자였다. 그는 혀가 짧았으며, 몇몇 발음들을 아예 발음하지 못했다고 한다. 부유한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가정에서는 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아들이었으며, 학교에서는 지각과 싸움을 일삼고, 변변치 못하며, 수학에는 낙제점을 받는 열등생이었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장관으로 2차 대전에 앞서 공군력 강화와 대히틀러 강경책을 주장하다 좌천됐지만, 개전 후 수상으로 연합국 전승의 주역이 됐다. 영국인들이 뽑은 가장 위대한 영국인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처칠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1882~1945)도 소아마비 장애인이었다. 39세가 되던 1921년 휴가지에서 갑자기 하반신이 마비된다. 소아마비라고 알려졌지만 말초신경계에 급성 다발성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길랑바레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대 의학의 분석이다. 재활 후 휠체어에 의존한 채 정계로 복귀한 그는 1차 대전 종전 뒤 1929년 10월 뉴욕주식시장을 덮친 블랙프라이데이와 대공황의 여파로 마침내 1932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 역사상 유례없이 4선에 성공하며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그였지만, 63세던 1945년 4월 12일 급성 뇌출혈로 별세하고 만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5월 7일 유럽전쟁은 끝났다.

헬렌 켈러(1880~1968)는 자신도 시각 및 청각장애인으로 평생을 농아와 맹인을 돕고,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 기여한 위대한 여성이다. 생후 19개월이 되던 때 심한 병을 앓은 후 시각과 청각을 잃었다. 7살 때 만난 앤 설리번 선생은 헬렌 켈러의 손바닥에 수화 알파벳을 적으며 사물의 이름을 가르쳤고, 나중에는 자신의 뒷머리에 손가락을 대어 진동을 느끼도록 해 말하는 법을 익히게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헬렌 켈러는 1904년 래드클리프 대학을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이후 전 세계 장애인 복지 사업에 큰 공헌을 했다. 1964년에 미국 대통령 훈장을 수상한 그녀는 인문계 학사를 받은 최초의 시각·청각 중복 장애인이다.

스티븐 호킹(1942~2018)은 21살이던 1963년 케임브리지 대학원생으로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을 때 루게릭병 진단을 받으며 2년 이상 살지 못할 것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예상을 깨고 2018년까지 생존했다. 무려 55년을 더 살았던 것이다. 기대 이상으로 훨씬 오래 생존했다는 사실보다 더 위대한 것은 그가 이뤄낸 업적이다.

신체 중 단 2개의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다는 최악의 난관에도 불구하고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의 두 이론 체계를 통합해 우주의 전체적인 생성과 역학적 모델을 제시했고, 우주의 힘을 설명하는 '통일장이론'을 완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우주생성에 관해서도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한다는 무경계 우주론을 제시, 학계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2018년 3월 14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타계했다.

한국인의 뛰어난 재능은 전 세계가 인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으로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로 딱히 기억에 남는 인물이 없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장애인에게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우리 공동체의 책임이 아닐까? 장애인들이 재능을 발휘할 여건을 없애면서 우리 역사의 발전까지 정체 또는 후퇴시킨 것은 아닐까?

편집부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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