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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패럴림픽 출전의 꿈 그리는 핸드싸이클 이경화 선수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8.01 09:53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꿈을 꾸어 본 적이 있는가? 45년 동안 장애를 겪다가 불현 듯 운동을 시작하고 또 겨우 1년 만에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인생목표를 가져 본 적이 있는가? 이경화씨(47)가 그 주인공이다.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는 같은 해 장애스포츠선수들의 축제 패럴림픽을 개최한다. 휠체어 바퀴를 두 팔로 직접 돌리는 휠체어마라톤과는 달리 두 팔을 이용해 싸이클의 페달을 돌려서 경주하는 핸드싸이클 종목이 있다. 이 핸드싸이클 선수인 이경화씨는 2020년 일본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3살에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인 그녀는 그래도 비장애인 남편과 사이에 아들 둘을 낳고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2009년 신종플루 합병으로 남편과 사별한 뒤부터 어린 두 아들의 학업과 생계를 위해 갖은 고생을 다해야 했다. 나이가 40대를 넘자 그녀는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해야 후회가 없을 것만 같았다. 큰 아들이 대학졸업을 앞둔 지난해 7월 그녀는 마침내 5~6년 전부터 눈여겨봤던 핸드싸이클에 뛰어들었다.

당시엔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2개월 정도 훈련 뒤 9월에 출전한 전국장애인사이클도로독주대회에서 냉큼 2위를 차지했다.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 대회 4위, 거제시장배 휠체어 마라톤대회 5Km 1위 등 재능을 과시했다. 그리고 마침내 10월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한 이경화씨는 20Km독주에서 동메달, 60Km도로에서 은메달 획득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얻었다.

올해 전국장애인도로독주대회에서는 작년에 이어 다시 2위를 차지했는데 1위와의 시간차이가 겨우 13초였다. 이경화씨의 꿈은 자연스레 상향조정됐다.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MKS라는 장애인출전자격과 국제장애인등급을 부여받아야 한다. 이 자격이 돼야 내년 도쿄패럴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녀는 오는 8월초 캐나다 베코모(Baie-comeau) 장애인도로월드컵대회 60Km이하 독주경기에 출전하려고 한다. 경비가 500만 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이 부담하기에 큰 금액이라 통영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이달 말까지 모금을 하고 있다. 이경화씨는 자신의 꿈을 돕는 주변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뛰어난 성적으로 은혜를 갚는 길밖에 없다.

장비를 전부 갖추려면 비용이 제법 든다. 350만 원 핸드싸이클은 할부로 구입했다. 헬멧과 보호장구도 별도로 샀다. 전용복장은 핸드싸이클 국가대표 선수로 2016 리우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도연씨가 준 것이다. 그녀는 패럴림픽 출전을 위한 다양한 정보도 이경화씨와 공유했다. 도로주행훈련 때는 파트너가 돼 주기도 한다.

거제 출신의 선수이자 그녀를 위한 조언자인 변정수씨에게는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변정수씨는 이경화씨가 올해 1차 선수권대회 출전 때 자신의 핸드싸이클을 빌려줬다. 가벼운 소재인 카본으로 제작된 장비를 빌려주기 위해 자신은 대회 출전을 포기할 정도였다. 도로훈련 때는 자신의 연습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녀를 에스코트 하는 정성을 보였고, 장비가 고장이라도 나면 자신이 직접 밤새 수리해서 비용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한다.

통영장애인종합복지관도 작년 그녀를 위해 타이어와 롤러 장비구입을 위한 예산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패럴림픽 메달 획득이다. 지금도 매일 오전 6시30분 기상해서 거제운동장에서 50Km주행훈련, 오후에는 통영에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땀을 쏟고 있다. 8월 캐나다 대회 10위권 진입, 9월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핸드싸이클 종목 5위 이내진입, 10월 전국체전 금메달 획득이 주목표다.

국가대표로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면 꿈은 이미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무대에서 그녀가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은 적다. 중국선수들은 20대가 출전하고, 서구선수들은 체력에서 월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인체육 불모지 통영 출신 47살 여성이 국가대표로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꿈은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의 도전은 이미 성취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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