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에 편자라는 속담이 있다. 가진 물건이나 입은 옷이 어울리지 않아서 우스꽝스러움을 풍자한 속담이다. 사람 눈에는 예뻐 보이지만 정작 동물 자신에게는 불편하거나 불필요한 경우가 많다. 반려견에게 신발을 신기거나 옷을 입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털동물이 사람만큼 추위를 느낄 리도 만무하고, 수 만년의 진화를 통해 맨발 습성을 익혔기 때문이다. 더구나 직립보행 인간에 맞춰 발전한 옷이 네발동물에게 어울리지도 않거니와, 보통의 강아지에게 신발은 불편함 그 자체일 것이 분명하다. 편자는 개가 아닌 말에게 적합한 물건인 것처럼.

그것도 견주의 기쁨이고 반려견 자신만의 불편함일 뿐이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무랄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목줄이냐, 가슴줄(하네스)이냐 하는 문제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네스를 착용한 반려견을 제어하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 다른 사람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창용 통영애견지회장은 “목줄을 3~5m정도 늘어뜨려 다른 사람에게 위협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가슴줄을 하는 것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가슴줄은 원래 썰매 끄는 개들이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무거운 썰매와 짐을 온몸의 힘을 이용해서 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슴줄을 하면 개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달려 나갈 수밖에 없고, 견주는 통제를 할 수 없게 된다고. 그럼에도 어떤 견주들은 “우리 개는 너무 힘이 세다”는 어이없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박지회장은 “TV방송에서 목줄을 하면 강아지가 디스크 걸린다는 등 잘못된 정보를 여과없이 전해준다”며 “네 발로 걷는 동물은 기형이 아닌 이상 척추장애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아지가 덤벼드는 모습을 ‘사람을 반기는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한다”며 “이런 일 때문에 갈등과 다툼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박창용 지회장은 “도그쇼에 나오는 핸들러들이 가슴줄을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며 “목줄을 해야 리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TV에서 전달하는 정보는 견주가 강아지의 노예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강아지는 어느 정도 강압적으로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용 지회장은 “목줄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 오히려 목줄 하나로 3분 만에 강아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팽팽하게 매어 놓으면 강아지가 알아서 간격을 좁힌다.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화연씨는 “지회장 충고에 따라 하네스(가슴줄)를 목줄로 바꿨는데 산책하기가 얼마나 수월해 졌는지 모르겠다”며 “견주들도 목줄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하네스를 하면 개가 주인을 끌고 가려고 하는데, 목줄을 하니까 막 끌고 가지 못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화연씨는 “하네스는 그냥 보관만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가슴줄 대신 목줄을 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우리나라 반려견주들의 사려깊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려견문화가 훨씬 발달한 서구의 경우 대형견임에도 하네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주인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훈련받은 경우에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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