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약 10년 전 회사 동아리에서 색소폰을 취미로 시작해 즐기고 있다. 수 년 전 통영에 와 그동안 이곳 통영에서 한산도 바다체험축제를 시작으로 비진도 바다자연정화행사, 광도면 및 한산면 경로잔치, 토영은 따시데이, 죽림 플리마켓 등 각종 행사에서 재능기부로 색소폰을 연주해 왔다.

남이 차려놓은 무대 위에서 하는 색소폰 연주는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다. 우선 관중이 많다. 음향장치도 훌륭하다. 혼자 준비해서 진행하는 색소폰 연주와는 다르게 더 많은 관중, 더 빵빵한 무대음향일수록 기분이 더욱 좋다. 그런 축제의 한마당에서 관중과 서로 호흡하는 것은 무엇보다 짜릿함이 있다. 나는 그것을 즐긴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는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와서 즐기다 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여건상 함께 접할 수 없는 이웃, 주변을 둘러보면 이러한 이웃이 많다. 금년 초 문득 그들과 함께 하는 취미활동이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깨닫게 됐다. 우선은 요양·양로원을 시작했다. 현재 통영 소재 요양원 두 곳에서 매달 한 시간 정도 어르신들과 함께 문화 여가를 즐기고 있는데 다른 어느 색소폰 연주활동 보다도 가장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이전과 달리 봉사활동에 나서면서부터 난 소속(직장)을 밝히지 않고 순수하게 개인적인 의지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능기부의 순수함과 열정의 퇴색을 경계한다. 혹시 모를 주변의 오해도 애초부터 차단코자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이다. 어르신들과 함께 같이 하는 단출한 장소, 그 시간이 그저 서로에게 소중한 것이고 단지 같이 즐기며 행복한 순간이면 더욱 좋을 뿐이라 생각하고 있다.
요양원에서의 연주는 다른 무대와는 달리 음악을 통해 더 깊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교감하게 된다. 한 번은 어르신 두 분께서 색소폰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시는 상황을 처음 겪게 되었다. 순간 가슴이 짠해지며 전율을 느꼈다. 나의 색소폰 연주로 누군가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을 만큼 감동적이라면 대만족이다.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는 나의 봉사활동에서 나 또한 마음의 치유를 선물 받고 있다. ‘사회복지자원봉사통계연보’기준, 금년 10월 현재 100만 명(누적)에 육박할 정도의 자원봉사자가 활동을 하고 있다,
같은 노고에 깊은 감사드린다. 누구나 크든 작든 종류가 무엇이든 각자 재능을 갖고 살아간다. 악기의 경우도 마찬가지. 취미삼아 배워 비록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해서 그 재능을 연습실에만 묵혀두기에는 아깝지 않은지? 국내 모 대학 철학과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나는 타인의 타인’이라고... 이 군더더기 없는 말에 수식어를 하나 더하고 싶다. ‘나는 타인의 꼭 필요한 타인’이고 싶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재능도 이웃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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