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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무면허 업체 선정? 경남TP, LNG벙커링시험장비 조달 논란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10.28 11:19
<자료사진/한려투데이 사진DB>

경남TP “가스설비 아닌 시험평가장비, 면허 없어도 괜찮다”

업체들 “공정 90%가 극저온가스, 무자격 업체에 특혜준 것”

경남테크노파크가 고가의 LNG벙커링 시험 장비를 국가조달 하면서 무자격 업체를 선정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위법이 아니라는 자문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석연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남테크노파크(경남TP)가 “LNG벙커링 로딩암 패키지 시스템 기능시험장비(LNG벙커링 시험장비)”를 경남지방조달청을 통해 입찰 공고한 것이 지난 7월 26일이고, 응찰한 7개사 중 K사에 최종 낙찰된 것은 9월 21일이다. (*지면에 게재된 9월 6일은 개찰한 날짜입니다. 편집자주)탈락한 회사 중 일부가 LNG벙커링 시험 장비를 시공하려면 건설산업기본법에서 명시된 ‘가스시설시공업 1종 면허’가 필요한데 최종 선정된 K사는 이 면허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경남TP는 ‘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무면허업체 두 군데만 1차 통과
경남TP에 따르면 LNG벙커링 시험장비란 “액화질소(LN2)를 사용해 LNG벙커링선박과  파이프 등 충전설비를 시험하는 고압가스관련 설비”다. 이 장비를 이해하려면 벙커링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하는데, 벙커링이란 자동차를 예로 들면 ‘차량주유’와 같은 개념이다. 지금까지 선박은 주로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했고 이를 오일벙커링이라고 불렀다.

최근 국제적 기준이 친환경으로 변모하며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선박이 대세인 가운데, LNG연료선박에 LNG를 충전하는 LNG벙커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 작업은 극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위험한 작업에다가 규모가 큰 장비가 필요해서 육상에 해상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테스트하는 설비가 필요하게 됐고, 이 설비를 경남TP가 이번에 조달하게 된 것이다.

LNG벙커링 시험장비에 액화질소(LN2)를 사용하는 이유도 전부 안전사고 우려 때문이다. LNG는 인화성이 커서 화재 및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LNG를 이용한 테스트는 훨씬 더 안전한 조건에서만 허용된다.

반면 LN2(액화질소)는 LNG와 유사한 성질을 가졌으면서도 인화성이 없어서 안전한 테스트가 가능하다. 더구나 -160℃로 보관되는 LNG에 비해 LN2는 -190℃에 저장하므로 오히려 더 극저온상태 테스트에 적합하다. 결국 LN2로 벙커링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안전한 과업이라고 볼 수 있지만, LNG벙커링 시험은 위험한 환경을 염두에 두고 시험하지 않을 수 없다.

극저온가스설비, 가스면허 불필요?
이번 조달입찰에는 모두 7개사가 응찰했다. 이 중 5개 업체는 기술평가에서 실격했고, 최종 가격평가에 오른 두 업체 중 K사가 최종 낙찰됐다. 하지만 기술평가에서 떨어진 업체들은 “LNG벙커링 시험장비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기술검토 및 안전검사 받아야 하는 중요한 장비”라며 “도급계약자는 반드시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1항에 근거한 가스시설 시공업 1종 면허를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종 면허를 보유한 3곳은 1차 기술평가에서 모두 떨어진 반면, 통과한 업체는 둘 다 면허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면허를 보유한 회사만이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경남TP에 사전 공지했지만, 경남TP는 “면허가 없어도 입찰에 참여 가능하다는 자문을 받았다”며 무면허 업체의 응찰을 용인했다고 한다.

특히 탈락업체들은 “기술평가에서 ‘유압’을 배제해 달라는 이의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유압’ 관련 회사만이 기술평가를 통과했다”며 “입찰 참여 당시부터 업체가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소문이 현실이 됐다”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기술평가에서 탈락한 업체 중 (주)한국가스기술공사는 국내 1위 업체임에도 기술심사에서 탈락해 업계를 충격에 빠트렸다고 한다.

무자격 업체 선정 논란에 대해 경남TP 관계자는 “조달장비는 가스설비가 아니라 시험 평가장비이며, 전체설비 중 LNG가 차지하는 비중이 7% 미만이라서 납품업체의 면허여부는 필요하지 않다”며 “대신 설치 업체만 면허가 있으면 가능하다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면허는 설치 업체만?' 논란 키워
하지만 경남TP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과 또 다른 의문을 낳게 한다. 업체 관계자들은 “비중이 7%라는 것은 금액비중인지, 공정비중인지 기준이 명확치 않다”며 “만약 프로세스 기준이라면 이 장비에 고압가스가 적용되는 것은 80%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액화질소탱크에 보관된 LN2를 각종 극저온밸브와 극저온파이프를 거쳐서 펌프기, 기화장비, 테스트장비, 배출장비로 이송을 시험하는 장비인 것을 고려하면 업체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경남TP의 입찰 구매규격서 시험설비 용도 및 일반규정 2호에 “Ship-to-Ship LNG이송에서 해상환경 2m파고에 대한 두 선박의 상대 운동을 모사하는 시험설비의 요구사항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처럼, 육상 고정된 환경이 아닌 해상에서 파도가 치는 상황을 대비하도록 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서의 과업수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자칫 무면허업체의 시공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무면허업체 선정위해' 의심 충분
경남TP가 “설치 업체만 면허가 있으면 된다”는 해명도 선뜻 이해가 안 된다. 경남TP는 경남조달청에 공지한 규격서에서 공동 수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당초 공동수급을 허용하지 않고, 선정된 회사 단독으로 과업을 수행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서 ‘선정된 회사는 무면허여도 괜찮고, 해당 시설을 설치하는 업체만 면허가 있으면 된다’고 설명하는 것은 하도급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해명이 특혜논란을 부추긴 꼴이다.

관련법에는 도급계약자가 면허를 보유하지 않고 해당면허를 보유한 업체에 하도급계약을 해서 설계, 기술검토 및 인·허가와 공사를 수행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금액기준으로 7%라는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다. 경남TP가 9월 2일 국가조달 나라장터에 공지한 사업금액은 89억4960만 원이고, 기초금액은 85억9000만 원이다. 7%라면 6억 원 정도인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N2탱크만 하더라도 2억 원 이상이고, 기화기·펌프·밸브·파이핑 등 1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장비금액에 관계없이 1%라도 공정 상 위험요소가 있다면 가스안전법 적용을 받는다”고 말한다.

탈락업체 "수의계약 다름 아냐"
경남TP가 조달하는 LNG벙커링 시험장비는 국내 첫 사례라서 해당 실적을 가진 업체는 없다고 한다. 극저온고압가스가 공정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시험설비를 선정한다면 유사한 분야의 실적이 가장 우선시돼야 하고, 더구나 임시장비가 아닌 고정장비라면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승인은 필수일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K사가 제시한 입찰가는 75억9000만 원이다. 1차 탈락한 어느 업체의 입찰가는 이보다 적었다고 한다. 결국 기술심사에서 무면허 업체가 배제됐다면 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더구나 선정된 업체는 극저온가스와 관련한 사업은 전혀 하지 않는 업체다. 이 업체 홈페이지를 보면 자동차·로보트·도시공학·철도운송 관련 장비시험업체로, 2018년 추석연휴 알림이 가장 최근 공지다.

극저온가스 시험과는 사업아이템 상 무관한 업체가 면허도 없이 돌연 LNG벙커링시험장비 조달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최저가를 적는 바람에 납품업체로 선정됐으며, 설비설치 면허를 보유한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줘도 괜찮다고 오히려 발주처가 변호해 주는 모습에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다. 탈락한 업체 관계자가 지적한 “예산의 89% 낙찰이라면 거의 수의계약 수준”이라는 말을 쉽게 흘려버릴 수 없다. 출자기관인 경남도가 내막을 들여다 볼 필요성이 커 보인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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