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과 행동임에도 ‘생각도 없이 그러느냐?’는 핀잔을 받을 때가 있다. 반대로 아무런 고민이나 기대도 없이 내린 그것들을 보고 ‘정말 훌륭한 결정을 헸다’고 칭찬을 받는 경우도 있다.

통영시의회가 지난 18일 이번 196회 임시회 마지막 날 본회의에서 ‘통영타워뷰 조성사업 기본협약 동의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물론 열흘전인 지난 8일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논의됐고, 원안 통과됐기 때문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고 해서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본 기자는 별다른 진통도 없이 가결되는 모습에서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이제부터 진짜 고민을 해 볼 생각인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물론 이런 생각은 이 기자수첩을 보고 ‘당신은 그럼 남망산전망타워를 반대한다는 얘기구만?’이라고 질문하는 것만큼 섣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 기자는 이미 기사를 통해 ‘시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으니 진지하게 생각하자’고 독자들에게, 그리고 민간 사업자에게도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몇몇 시의원들이 그간 보여준 의연한 모습은 ‘논란을 끌어안는 시의회’, ‘시민들을 위해 논쟁하는 시의회’였기에 자못 실망스럽다. 전병일 의원은 지난달 17일 본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향토기업’이 아니라고 정정하면서 “시민들은 남망산을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있는 호국의 성지라고 생각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총사업비 200억 원의 사업을 펀딩으로 한다니 우스꽝스럽다”고까지 했었다.

김미옥 의원은 지난달 27일 임시회에서 “남망산 공원은 성역중의 성역이자, 이순신 장군 동상·열무정 활터가 있는 역사이자 상징이며, 원도심 마지막 휴식처”라며 “왜 하필 남망산공원이냐?”고 되물었다.

물론 김미옥 의원은 “전망타워 설치 사업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남망산이 아닌 제3의 장소에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질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확보해 추진할 것”을 당부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남망산공원이 사업지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어서 여전히 선정가능성은 남아있으니 본회의에서 한 마디 이의제기조차 하지 않은 것은 씁쓸하다.

분명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데, 마치 고민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답답해서 한 넋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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