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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주민보다 더 통영 아끼는 사람들 전국에 많아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11.13 11:00

지난 29일, 본지 ‘통영이 꿈꾸는 스카이라인은 무엇?’ 토론회 개최

유순영 과장 “지금 통영모습 우리 시대 우리 역량의 산물”

서성덕 대표 “건물 높다고 스카이라인 훼손 아니야, 조화 이뤄야”

김태영 지부장 “아름다운 당동생태공원, 통영의 자원으로 살려야”

도시는 자연과 사람을 담은 캔버스다. 도시경관은 자연을 배경으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민들이 그려내는 스케치다. 그 스케치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선명하게 정밀묘사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워지기도 한다. 그렇게 주민들이 그려낸 경관은 도시의 이름표가 되고 정체성이 된다. 통영시민이 그리고 있는 또 앞으로 그려갈 스케치는 무엇일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본지는 지난 29일 본지 회의실에서 ‘통영이 꿈꾸는 스카이라인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유순영 통영시청 건축과장, 김태영 통영미술지부 부지부장, 건축사무소 해진 서성덕 대표건축사가 참석했다. 이날 토론자들의 주요발언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다.

 

서성덕 해진 대표건축사

서성덕 대표 : 최저고도지구, 층수제한, 경관심의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통영에는 아파트 외 큰 건물이 많이 없다. 항남동 일대에 5~6층 건물들만 있어 상업지역은 큰 문제없어 보인다. 하지만 동피랑과 미륵도의 스카이라인은 중요하다.

정책규제를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스카이라인을 지키기는 힘들다고 본다. 경관심의에서는 색상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경험했다. 건축사뿐 아니라 시민들, 공무원들도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김태영 부지부장 : 통영시가 처음으로 지붕색상을 통일감있게 하자고 했을 때 바다색깔과 가장 잘 어울리는 주황색으로 선택 제안한 사람 중 하나가 저다. 세월이 흐르면서 애당초 바라던 주황색이 아니라 촌스러운 색으로 변해서 실망스러웠다. 통영의 바다색과 어울리지 않더라.

젊은 시절 다른 도시에 있는 시민문화회관이 없어서 아쉬워 하다가, 당시 국회의원에게 제안했고 마침내 남망산공원에 만들어졌다.

어린 마음에 남망산공원에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매립지도 없던 때여서 부지를 마련하기도 어려웠고, 당시엔 주차문제를 걱정할 만큼 자동차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당동생태공원도 얼마나 아름다운 통영의 자원인데 모르는 사람 너무 많다.

 

김숙중 국장 : 야간에 다리를 건너며 당동생태공원을 바라보면 시내야경과는 대조적으로 암흑천지다. 물론 야간에 아름다운 생태공원이 된다면 주간에는 눈에 거슬리는 시설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당동생태공원도 전망타워 건설사업 대상부지에 넣었으면 한다.

 

김태영 통영미협 부지부장

김태영 부지부장 : 남망산공원과 이순신공원은 이미 개발된 곳이니까 이미 만들어진 것을 보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 사업자들은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유순영 과장 : 통영시의 스카이라인이 토론회 주제인데, 라인은 자연이 만드는 라인이 있고 인공구조물이 만드는 라인도 있다. 최근에 와서 모든 도시가 스카이라인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쾌적한 도시라인이 연출이 되도록 협조해 달라, 주변자연과 어울리게 해 달라고 행정에서 지도하는데, 이전에는 스카이라인이 뭐야? 하늘에 무슨 선이 있어? 이런 볼멘소리도 하곤 했다.

지금은 주민의식도 많이 개선됐다. 통영시는 문화예술의 도시이며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면서 주민들뿐 아니라 통영주민보다 더 통영을 아끼는 사람들 전국적으로 많다. 어떤 경우는 “도대체 왜 그렇게 하느냐? 시장이 누구냐?”하고 질책하기도 하고, “시장이 누군지 몰라도 그건 참 잘 한다”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특히 수도권지역 팬들 많다.

이 분야에서 통영은 출발이 빨랐던 도시다. 민선1기 고동주 시장 시절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건축물 조성사업’을 1995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4년이나 됐다. 당시 도시색채 가꾸기 프로젝트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했는데, 그 의도는 간데없고 표현방식이 눈에 거슬린다고 말하거나 빨간 색상을 칠해서 눈살을 찌푸리는 등 혼란도 있었다.

당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안내팜플렛도 만들었다. 주황색을 짙은 색부터 엷은 색까지 20개 색상 분포 중 치우치지 않은 가운데 9개 색상 중에서 선택해 칠하는 것을 권고했다. 흰색계통도 아이보리와 회색계열 중 9개 색상을 권했다. 다른 도시에는 없는 도시미관 연출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 노력 끝에 만들었다.

현재도 여전히 시행은 하고 있는데 동력은 떨어졌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현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 도시 전체를 채색하는 것이 어렵다면 통영을 용남면, 강구안, 도남동 등 지역별(zone)로 나눠서 시행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구역별로 특화된 색상과 디자인을 가지면 볼만한 경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통영의 스카이라인은 뷰가 살아있고 아직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영 부지부장 : 지붕에 어중간한 색상을 올려서 보기 싫을 바에야 차라리 그냥 자연스럽게 놔두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서성덕 대표 : 동피랑, 서피랑 언덕은 건물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야 좋게 보인다.

 

유순영 통영시청 건축과장

유순영 과장 : 본질적인 도시스카이라인은 형태를 말하는 것인데 건물이 삐죽삐죽 솟아올라서 볼썽사납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태를 잘 다듬어야 하는데 그것은 도시계획으로 잡아줄 수밖에 없다. 경관지구, 고도제한지구처럼. 도시 전체를 놓고 큰 그림과 세부 그림으로 도시개발의 판을 짜야 한다.

도천동 해안변 아파트는 허가 당시 고도제한을 할 것을 고려했다가 묶어버리면 도시개발은 아무것도 안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허용됐다. 현재로서는 내구연한이 오래됐거나 건물용도가 달라지는 것 외에는 없앨 방도 없다. 결국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그 경우 더 높은 층으로 올려야 일반 분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논리로는 없앨 방법 없다.

동피랑 나포리모텔도 1990년 초에 준공됐는데 당시엔 스카이라인 개념이 없었다. 동피랑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가로막는데 왜 철거하지 않느냐는 항의도 많았고, 그래서 통영시에서 매입해서 처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금싸라기 땅이 돼서 이젠 그럴 수도 없게 됐다.

 

김숙중 국장 : 북신동 해모로 아파트 같은 경우 시내 전역에서 보이는데 이 정도면 스카이라인을 해치지 않는가?

 

유순영 과장 : 재개발조합과 주민, 경제적인 손익분기점에 대한 고려가 결부돼서 나타난 결과이자 우리 시대 우리 역량이 가져온 산물이다.

 

성덕 대표 : 해모로 위치는 통영시 전체로 봐서도 뒤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즉 바닷가 인접한 지역이 아니라 언덕에 둘러싸인 분지 안쪽이라 스카이라인 고려대상에서 빠진 셈이다. 그보다 오래된 봉평동 용화사 주공아파트 문제를 보면, 재개발을 못하는 이유가 그곳은 층수와 높이를 올리도록 절대 허가하지 않는 곳이다. 기껏 15층밖에 안 되니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곳에 20층 이상 허가하면 경관이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북신동 해모로아파트 지역까지 제한하면 통영 어디라도 개발할 곳은 없을 것이다.

 

유순영 과장 :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고 시공사를 끌어들여서 시행한 것 아닌가? 그나마 문화재청 심의에서 조정되어 그렇게 된 것이지, 아니었다면 더 높은 아파트를 지었을 것이다. 인근에 세병관이 있었기 때문에 원래 32층이 28층으로 마무리 됐다.

고민은 사업성(경제논리)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소위 달동네를 대상으로 도시정비사업을 할 때 전체과정(설계, 용역)에 서울시가 직접 참여하겠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상업지역 같은 곳은 사업성을 감안해 줘야 하니까. 땅값 대비 수익성을 고려해서 고층건물을 허가하자는 추세다. 서울은 북한과 근접지라서 안보와 보안문제가 더 심각한 모양이다.

서성덕 대표 : 건물이 높다고 스카이라인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주변과 잘 어울려야 하는 것이지, 해안변이라고 해서 낮은 건물만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순영 과장 : 어디라도 고도 제한할 필요가 뭐있나? 홍콩처럼 고층건물 지어 올릴 수 있도록 하면 안 되나? 하는 논의가 나온 적도 있다. 싱가폴, 홍콩, 두바이처럼 하늘높이 올라간 빌딩숲이 우리의 로망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괜찮다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김숙중 국장 : 매번 토론마다 느끼는 것인데 이 모든 통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고성군과의 통합이라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유순영 과장 : 통합을 하면 고성군이 더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며, 발전가능성도 높아진다. 혐오시설만 온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다. 국회의원 지역구도 같지 않은가? 넓은 면적에서 6만 정도 인구로는 큰 비전을 볼 수 없지 않은가?

 

김숙중 국장 : 혐오시설이 고성에 다 올 것이라는 점을 가장 우려하는데 기우에 불과하다. 현재 명정동에 만들고 있는 광역소각시설이 완공되면 고성의 쓰레기를 전부 여기에 가져오게 된다. 공무원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유순영 과장 : 동해면 바다와 도산면 가오치 바다를 연결해서 물길을 내면 기가 막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합된 뒤 인구 20만 명 도시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생산성도 얼마나 높아지겠는가? 통제영 이후 통영이 중요해졌지만 역사적인 뿌리도 소가야로 같다.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스카이라인을 구상한다면 세병관을 중심으로 한 도시스카이라인 구성이 메인이라고 생각한다. 지세도 그렇지 않은가? 세병관에서 강구안을 거쳐 공주섬까지 이어지는 예전의 도시축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서성덕 대표 : 전망타워가 관광 상품의 하나로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잘 만들어야지 볼썽사나운 장면이 되면 안 될 것이다.

 

김숙중 국장 : 금호마리나, 국제음악당 옆에 스탠포드호텔이 툭 솟아올라 미륵산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는 올라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유순영 과장 : 스탠포드호텔은 1차 미관심의, 2번의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층수가 낮아진 것은 아니지만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스카이라인이 안좋은 곳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기가 안 좋다’는데 30%만 동의한다.

 

서성덕 대표 : 실제 가까운 정면에서 바라보면 위압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그렇게 눈에 거슬리는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런 부지를 민간사업자에게 넘겼다는 것이 불만이다.

국제음악당을 만들 때 국비확보를 못하면서 계획의 절반 정도만 만들어진 것이 아쉽다. 그때 예산을 확보해서 프랑크 게리의 설계대로 만들어졌다면 지금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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