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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논란 없으려면 市 공간관리계획 세워야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11.24 21:51

님비가 나쁜 건 아냐, 市대화타협 먼저 나서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래서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도시공동체를 이루고, 국가공동체를 이루어서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이해관계가 얽힌 도시문제는 언제나 논란거리였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결국 ‘우리 집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 Yard)현상까지 출현했고, 여전히 우리 공동체의 결속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본지가 지난 12일 본지 회의실에서 ‘공동체 발전의 장애물, 님비현상을 진단한다’ 토론회에는 지욱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유순영 통영시 건축과장, 지찬혁 에코바다 대표 등 세 명이 참석했다. 주요토론 내용을 게재하니 살펴보기 바란다.

 

"주민과 대화로 극복한 사례에서 교훈 얻어야"

지욱철 의장

지욱철 의장 : 근본적인 문제로 통영시의 수산폐기물을 어디에 처리할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 그 어디가 내 집 뒷마당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 님비현상인데, 만일 처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대두되면서 복잡한 문제가 된다.

 

지찬혁 대표 : 공간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최근 싱가폴에 갔다 왔는데 그곳은 기본적인 공간관리가 잘 된다. 님비현상을 님비현상이 아닌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제도화됐다. 우리나라는 어느 지자체도 30년 미래의 마스터플랜이 없다. 공간계획이 없으니, 자본이나 업체를 유치하면서 생기는 문제가 바로 님비현상이다.

우리 지역에는 유기성폐기물을 감안한 공간관리가 전혀 없다. 애초에 산업을 유지할 배후부지가 없는 상황에서 돈만 벌고 있는 것이다. 해결방법은 둘 중 하나다. 하이테크를 이용하든가, 아니면 넓은 부지에 자연적인 해결방법을 택하든가.

 

지욱철 의장 : 님비현상이라는 것이 처리공장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인데 정책적으로 생산관리와 수요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 한다. 어민들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다. 행정이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과 달리 인구절벽 이야기하며 더 많이 출생하고 소비를 늘리자는 쪽을 주장한다. 사대의 변화흐름에 맞춰 정부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복잡하고 어려운 도시문제 공무원의 역할이 크다"

유순영 과장

유순영 과장 : 님비현상을 우리가 언제부터 듣게 됐을까? 외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고,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전면에 등장했고, 지금은 2~30년쯤 됐다. (두창폐기물 매립은)통영군 시절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정에서 밀어붙여서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종의 님비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행정의 일방적인 행위일 것이다.

통영시도 도시의 확장이나 팽창, 성장을 다루는 계획이 있다. 2020계획 또는 2030계획이라는 도시계획이라는 큰 틀이 있다.

 

지욱철 의장 : 2000년대 넘어 주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 문제와 관련이 되다보니 반대가 극렬해지는 추세다. 문제는 그런 시설들이 우리 공동체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T유기산업이 이전하려는데 그 동네사람들은 반대하고 나서자 이젠 원래 지역주민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발전소 문제도 그랬다. 자기 지역이 아니면 관심 없다.

 

"핵심은 공공성, 민간보다 행정이 나서 제도화 해야"

지찬혁 대표

지찬혁 대표 : 결국 지역 내에 소지역주의가 생기는 모양인데, 언론도 중요하다. 님비현상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 동네사람들은 문제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 통영전체의 차원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설인데 그러면 어떡하자는 말인가?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경제성이 없는 공공인프라에만 유독 님비현상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역으로 쉽게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안양하수처리장의 경우 리모델링을 했고, 그 앞에 광명KTX역사가 있는데, 이것으로 LH공사가 15조원이나 벌었다고 들었다. 지상에 드러나던 것을 지하에 넣어 해결했다.

 

지욱철 의장 : 님비현상 중 경제성 유무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될 것 같다. 1차적으로 좁은 의미의 님비현상은 경제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고, 2차적인 것은 일자리 창출은 되지만 여전히 반대목소리가 있는 것이 넓은 의미의 님비라고 볼 수 있겠다. 경제성이 없는 님비현상의 대상은 누구라도 반기지 않는 혐오시설을 말하는 것이고, 경제성이 있는 님비현상은 찬반갈등이 일어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순영 과장 : 건축허가를 내주고 하면 님비현상이라고 부를만한 사안들이 생긴다. 소규모 요양원 같은 경우나 공장, 하수처리장, 위험물처리시설, 장례예식장 등이다. 결론적으로 주민이 이해하지 않거나, 사업자가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해결책은 없다.

 

지욱철 의장 : 선촌마을에는 해송노인전문요양원과 양로원도 있다. 들어설 때 특별한 반발이나 민원을 넣은 적 없었고,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선호하는 복지원이기도 하다. 지역주민이 기획했고, 주민동의를 잘 구했으며, 그래서 운영도 잘 된다. 하나의 사업이 시작할 때 한 사람이 어떻게 주민들의 동의와 협조를 구하느냐에 따라 일의 진행방향이 달라진다.

 

지찬혁 대표 : 핵심은 공공성이다. 민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일이다. 행정에서 나서야 한다. 저는 그것이 제도화됐으면 좋겠다. 싱가폴에 10년 만에 방문했는데 또 달라져 있더라. 모든 건물이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게 한다. 비록 민간사업자일지라도 말이다.

고층아파트를 건설할 경우 일반인들이 아파트를 경유해서 옥상에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을 만들 것을 법제화했더라. 보통 고층건물의 옥상에는 냉각탑이 있기 마련인데 옥상을 전망대로 만들려면 결국 옥상의 냉각탑은 지하에 배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시건축의 규제이자 일반인들을 위한 공공성의 확보다.

 

지욱철 의장 : 남망산전망타워 문제는 님비는 아닌데 여전히 찬반갈등이 있다. 개인사업자의 제안을 시가 검토하고 시의회 통해 확정한 뒤에야 주민설명회를 하는데 사업유치 또는 거절에 있어서 주민들은 결정권이 거의 없다. 시민은 배제되는 상황이다.

공유지의 사유화가 가능한 지의 문제를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고, 경관이 수려한 통영의 자연을 해치는 지 여부의 문제가 둘째이며, 도심에 관광자원을 하나 더 추가해서 관광객 낙수효과를 계속 보는데 반해 외곽지역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문제에다가 관광과 전혀 무관한 시민들이 부담하는 고물가문제, 교통정체문제 해소방안은 없으니까 반대가 생긴다. 시민들의 합의가 우선된다면 많은 갈등요소를 없앨 수 있다.

 

유순영 과장 : 전망타워뷰에 관심이 크다. 적어도 경관문제에 관심이 많다. 건축물이기 때문에. 제 업무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고, 사랑할 수 있는 시설이 될까 궁금하다. 위치가 옳다 아니다는 논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맞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이미 언론에 다 공개된 상황이고, 밀실에서 몇몇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지욱철 의장 : 선거에서 선출됐다고 시장이나 시의원의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대통령도 탄핵하는 나라 아닌가? 공무원들의 전횡도 엄연히 있다. 다만 시민들의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절차를 얼마나 밟았는지 궁금하다. 한 번도 읍면동 단위로 시의원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유순영 과장 : 케이블카 건설 당시의 문제를 돌아보면 많은 의견충돌과 갈등이 있었다. 반대했던 사람들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찬성했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성공할 일을 왜 그렇게 반대했었나?’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전례가 있다 보니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 ‘그냥 놔두면 잘 될 일을 괜히 반대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지찬혁 대표 : 케이블카 건설과 비슷한 시기에 관광자원에 지원된 정부예산을 보면 관광객 1인당 10만 원 이상 쥐어주는 수준이었다. 순천의 경우 3000억이 들어왔다는데, 통영 당시 관광객이 100만 명이었다면 1000억이나 된다. 이 돈으로 다른 지자체는 재단을 만들고 공무원 조직도 확충하고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런데 통영은 시스템이 없다. 인구는 감소추세인데 관광객은 무작정 늘리려고 하면 균형이 안 맞을 것이다.

 

지욱철 의장 : 케이블카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하는데 어떤 경우의 성공인지 우리는 따져보지도 않는다. 연30억 원의 수익이 생길 때가 최고치였는데, 지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시민이 전체의 몇%나 될까? 간접적인 이익은 얼마나 될까? 손해만 보는 시민은 없을까?

 

지찬혁 대표 : 케이블카의 성공여부 판단도 중요하지만, 10여 년 전에 우리는 앞을 내다봤는가? 대표적인 것이 교통체증문제다.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도시디자인적인 측면이 하나도 없다. 도로선형의 변화도 없고, 위험구간만 존재하고,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노상주차가 빈번하고, 주민들 불편만 늘어난다.

 

지욱철 의장 : 통영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수용가능성을 가늠하고,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주장하는 것이다. 시설설치와 개발로만 돌진하는 열차에서 내릴 때가 된 것 아닌가? 통영시민과 관광객의 삶의 질을 모두 고려하는 다차원적인 정책결정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유순영 과장 : 열차에는 다 올라탔는데, 뒤처질 수 없어서 마냥 갈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것을 생각한다면 속도조절을 하면서도 결국 달려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지욱철 의장 : 우리의 초등학교 당시에 인구밀도가 높다며 산아제한 한 것은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당시보다 인구가 훨씬 많지만 오히려 인구절벽이라 하며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님비현상과 갈등의 모든 것은 인구문제에 있다. 인구증가정책은 누가 이익을 보기 위한 정책인 것인가? 국가는 국가경쟁력이라고 지칭한다. 공존이 아니라 지배의 의미가 강한 것 같다. 답이 별로 없다.

 

지찬혁 대표 : 우리는 여전히 사람이 중심인데, 지금 세계적 추세는 자연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도심의 그린스카이, 벽면녹화, 주행속도 감소 등이 모두 자연을 중심으로 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의 공간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다.

통영은 바닷가의 경우만 봐도 통제영 당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통영시 모든 부처의 관리자가 모여서 통영의 미래 도시계획을 세우는 데 기여를 하는지가 궁금하다. 정책의 최종결정권자는 시장인 점은 정책결정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유순영 과장 : 도시계획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다. 가장 복잡하고 다양하고 문제해결도 어려운 곳이 바로 도시다. 시장군수가 해결하기 어렵다.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곳이 도시다. 도시계획 잘 짜놨더니 2년쯤 뒤 조선산업이 잘 되면서 인구가 밀려들면서 도시계획을 다시 바꿔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사무관(과장)들이 협의·토론해서 도시계획의 큰 그림이라도 그려야 한다”는 점은 동의한다.

 

지찬혁 대표 : 도시를 움직이는 주인공은 공무원들이다. 통영시의 공무원이 바뀌면 통영시도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욱철 의장 : 현재의 모든 현상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뿐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이 할 일은 행정이 나서야 하고, 주민이 해야 할 일은 주민이 해야 한다. 통영 전체의 그림을 고려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통영시의 행정과 통영의 지도자들이 먼저 보여주면 님비현상을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지찬혁 대표 : 브라질 쿠리치바는 지금의 모습이 있기 전에 도시연구소가 있었다는 점을 간과한다. 싱가폴은 1960년대에 영미의 학자들 12명을 초청해서 도시의 큰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다고 한다.

통영시도 그랬으면 좋겠다. 공무원들이 인적풀을 활용해 큰 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

 

유순영 과장 : 공무원 역할론에 동의한다. 님비현상은 다양한 의견의 표출로 봐야 한다. 이것을 시장이 잘 못하는 것으로 비난하면 안 된다. 공무원이 더 연구하고 공부해서 시장에게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이야 짧게는 4년 길어야 12년이면 그만 둘 위치일 뿐이다. 공무원의 역량이 도시의 역량이다.

님비라고 해서 시민들에게 나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참여의식과 의식수준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 민주적인 의견수렴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공동체가 활기차게 돌아간다고 볼 수도 있다. 행정은 비밀주의 속성이 있지만, 가능한한 업무는 공개하고, 토론문화를 키워야 한다.

현 시장은 귀를 열어두고 계신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 갈등조정위원회를 만든 것도 그런 차원이다. 행정이 나서서 우수한 강사를 초청해서 시민교육을 할 필요도 있고, 자발적인 습득도 필요하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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