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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레저, 선진 낚시정책 마련 시급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12.09 11:07
우리나라 낚시산업 발전의 토대는 좋다. 하지만 법규정비와 낚시객들의 자성이 필요하다.<사진/통영해경>

강태공이라는 인물이 있다.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 주(周)나라 문왕(文王) 시절이니 지금부터 무려 3000여 년 전 인물이다. 본명은 강여상으로 후일의 제갈공명보다 뛰어난 인재였던 그였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얻을 수 없었던 그는 낚시만 하며 때를 기다렸다고 한다. 미끼도 끼지 않고, 일자바늘을 쓰며 ‘세월을 낚은’ 끝에 우연히 주문왕을 만나 그의 군사(軍師)가 되었으며, 폭군 상나라 주왕의 대군을 격파하는 공을 세웠다. 이어 제나라를 일으켜 초대 임금이 됐고, 그의 왕국은 800년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강태공하면 지금까지도 낚시하는 사람을 높이 칭해 부르는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 강태공들에게 ‘세월을 낚는다’는 마음의 여유만큼은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정부 당국의 대처도 너무 안일하다. 낚시를 산업으로 바라볼 것인지, 레저문화로 바라볼 것인지 조차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것 같고, 그 사이에 업계는 불합리한 측면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우선낚시객들, 지역민과 갈등 빈번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자. 외국의 낚시프로그램에서처럼 ‘손맛’만 느끼고 다시 풀어주는 일은 우리나라에는 거의 아니 절대로 없다. 잡으려고 의도하지 않았던 어종이 잡힐 경우 다시 풀어줄 가능성도 반반에 그칠 것이다. 소중한 바다자원 다른 누군가의 즐거움을 위해, 아니면 소득을 위해 다시 풀어주면 될 일을 바닥에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해는 최근 쭈꾸미 낚시로 유명해지면서 생산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매년 2~3월이면 낚시꾼들과 연안어업인들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남해에도 야간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낚시어선의 발광등으로 인해 어업인의 조업이 방해받거나, 어구 손·망실 시키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어민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외에 고성방가, 무단방뇨 및 배변으로 지역 어촌민들과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환경훼손도 심각, 독극물 위험까지

환경훼손도 큰 문제다. 쓰레기를 내버려두고 떠나기 일쑤고, 밑밥이나 미끼로 쓰던 것을 갯바위나 바닷가에 그대로 투기하고 떠나면서 부패로 인해 악취까지 심하게 나게 한다.

2012년 9월부터 사용이 전면금지 되면서 제조단계에서 사라진 납에 의한 해양오염 문제는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고 있지만-이미 해양에 투기된 납봉돌 문제는 별도로 하고-미끼와 함께 섞어서 어류들을 유혹하는 집어제는 비소, 수은, 납, 크로뮴 등 중금속 물질 투성이다. 심지어 산화크롬이라는 독극물로 집어제를 만든다고 한다. 법규로써 제한해야 하는 것은 집어제 외에도 부지기수다.

새로운 법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있는 법규를 잘 지키는 일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올 연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낚싯배 무적호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지난 1월 11일 새벽 5시쯤 욕지도 남방 80Km 해상에서 10톤짜리 여수 선적 낚시어선 무적호가 3000톤급 가스 운반선과 충돌한 사건이다. 이 충돌로 인해 탑승한 14명 가운데 9명은 구조됐지만 3명은 사망하고, 2명은 아직도 실종상태다.

낚았지만 아무렇게나 버려진 어류<사진/인터넷 캡쳐>

법규위반, 해상사고 이어지기 십상

무적호는 낚시금지구역인 공해(公海)에서 갈치 낚시를 하고 여수로 돌아오다 충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해에서 고기가 잘 잡힌다’며 영해를 벗어나 욕지도 남쪽 80Km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해경 V-Pass(자동위치발신장치)를 끈 것으로 확인됐다. 법규위반이 어떻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고사례인 것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낚싯배 출항척수는 총 36만3743척으로 전년 동기 30만4005척보다 대비 19.7% 늘었다. 하지만 8월까지 적발된 낚싯배 불법행위는 총 391건으로 작년 동기 172건에 비해 두 배를 넘게(127.3%) 급증했다. 단속유형을 살펴보면 구명조끼 미착용이 81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해 외측 불법조업(26건), 출·입항 허위신고(14건), 정원초과(13건), 불법 증·개축(12건) 등이 뒤따랐다.

그나마 낚시어선은 낚시어선업 신고를 하므로 통계가 잡히고 정책실행의 여파를 파악할 수 있지만, 일반 갯바위 낚시를 포함한 경우 낚시인구 조차 짐작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략 700만 명으로 추정되는 낚시인구를 고려하면 산업으로서의 발전정책 뿐 아니라 레저와 여가선용으로서의 낚시문화까지 아우르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어민의 권익을 보장하면서, 건전한 낚시문화를 정착시키는 지혜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낚시인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선진화된 낚시제도 마련에 적극 참여해야 하며, ‘수산자원은 무한정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강태공 스스로 나서야 한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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