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뭔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면 지나치게 민감한 탓일까? 10단위의 숫자는 인간에게 오묘한 감정을 자극하는 것일까? 인생이나 스포츠에서도 ‘아홉수’가 있듯이 뭔가 ‘10’을 달성해야 한 단계의 성취를 이룬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따지고 보면 별 것도 아닌데 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벌써 20년이 흘렀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다고, 21세기가 시작된다고 지구촌이 떠들썩하도록 호들갑을 떤 이후에 말이다.

뭔가 부정적인 꼬투리를 잡으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20년을 시작하는 마당에 2020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예년의 연말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래서 2020년의 처음을 알린 통영시의회 제199회 임시회에서 시의원들이 밝힌 5분 발언을 소개하는 마당에 나름 의미를 부여해 본 것뿐이다. 지난 14일 199회 임시회 개원 첫날 배도수 의원과 이승민 의원, 지난 23일 임시회 폐회날 전병일 의원, 김혜경 의원, 이이옥 의원이 각각 5분 발언을 발표했다. 매번 회기마다 누군가는 자유발언을 한다. 생업에 바쁜 시민들을 위해 본지가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면에 올려야 하지만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여타 시의원들에게는 섭섭한 일이겠지만 인생만사 다 타이밍 아니겠는가? 2020 경자년, 불안한 출발을 하고는 있지만 만사형통의 대미(大尾)를 기대하면서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배도수 의원 "항남동 오거리 시계탑 복원, 원도심 활성화로 첫발 떼자"

배도수 의원(67.자유한국당)은 장년층 이상의 통영시민들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항남동 오거리 시계탑의 복원을 촉구했다. 배도수 의원은 “1964년 통영라이온스클럽이 건립한 항남동 오거리 시계탑은 1986년 전기공급을 위해 교체된 뒤 1993년 철거되기 까지 30년간 통영의 중심이자 원도심의 상징이었다”며 “오랜 시간 동안 단순히 시간만을 알리는 조형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배의원은 “오거리시계탑은 친구와 연인, 모든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였고, 중심지를 오가던 시민들과 차량에 탑승한 시민들이 바라보면서 추억을 간직하고 각자의 미래를 열게 해 준 곳”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사연들과 함께 했던 중심이자 특별한 공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통영시민이라면 누구나 습관처럼 “오거리 시계탑 앞에서 만나자”는 말을 했었다. 배도수 의원은 “그 일대는 늘 사람이 많았지만 특히 명절에는 인파가 넘치는 원도심의 상징”이었다며 “이제 오거리 시계탑은 소중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때 통영 경제의 중심이었던 이곳은 공동화 현상으로 인구는 줄고 경기침체로 상권은 무너진 상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맞춰 배도수 의원은 “우리시도 근현대적인 문화유산을 재정립하고 통영의 비전을 찾아가기 위한 특단의 대책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항남동 오거리 시계탑 복원이 무엇보다도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영 원도심의 중심이자 상징이었던 항남동 오거리 시계탑이 복원된다면 통영 시민을 비롯한 관광객에게 자연히 다가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될 것”이라며 “통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통영시 원도심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도수 의원은 “시계탑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추억의 공간으로, 젊은 세대에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도 옛 대한의원 본관 시계탑을 복원했고, 울산 중구도 원도심 시계탑을 복원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런던 빅벤 시계탑·체코 프라하 천문시계처럼 관광명소로 부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은 복고풍이 트렌드인 점을 지적하는 배의원은 “최초 설치로부터 56년이 지났지만, 디자인 전문가와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지역문화 관광코스를 이어주는 명소로 재탄생시키자”고 주장했다.

오거리시계탑이 있던 자리에 지금은 조각탑이 세워져 있다

이승민 의원"철제 세병관 주차장, 주변광 조화 이루도록 보완 필요"

이승민 의원(49.더불어민주당)은 세병관 입구 주차장을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공간을 재해석하고, 디자인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의 장소로 변모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승민 의원은 “과거 경험을 통해 시간이 지난 후 깨달은 공간의 중요성과 단청이라는 이미지 패턴으로 공간을 재해석해보고 싶다”며 “단청이란 일반적으로 집의 벽, 기둥, 천장 같은 건축의 가구나 가구부재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림을 그리거나 무늬를 베풀어 의장하는 일 또는 그 자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통제영 복원사업으로 백화당과 12공방, 주요관아 32동 등 복원고 함께 삼도수군 통제영을 올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지어진 2층짜리 대형 철제 주차장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며 “이 통제영 주차장 건물을 지역적 키워드와 접목시켜 이미지 패턴으로 재도색해 재질과 조악한 색상을 새롭고 친근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줄 것”을 제안했다.

이승민 의원은 “문화란 자연적·사회적 환경변화를 받아들이고 자발적 또는 창조적으로 대처하는 과정과 그로부터 발생한 소득을 총칭한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건물은 철거할 수도 없으니, 보다 조화롭게 디자인으로 보완하고 보행자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 것 인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민 의원은 “작은 시작부터 큰 시작까지 차근차근 하나씩 만들고 실천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분명히 시간이 흐른 후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향후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이나 어떤 작은 사업에도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염두 해 두고 진행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병일 의원 "부활조짐 죽림신도시, 주차난 해결 · 주거환경 개선 필수"

전병일 의원(61.자유한국당)은 “암흑도시로 변했던 죽림 신도시가 최근 성동조선의 부활 움직임과 중·소 조선기자재업체 입주 및 중·소 선박블록제조업체 투자유치 등으로 다시 호황기의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시기에 맞춰 생활불편 해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3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전의원은 “죽림 신도시는 통영인구의 1/3을 차지하는 지역일 뿐 아니라, 밀집 행정타운이며,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라며 “향후 통영시 인구증가 정책의 완성을 위해서 주요 인구증가 추진정책지로 관리해야 할 신도시”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거만족도는 현대사회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며 “죽림이 다시 활기를 찾는 시기를 맞아 진정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발 빠른 행정력을 발휘해 달라”며 3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그는 ‘주차난 해소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병일 의원은 “신도시에는 공영주차장이 단 한곳도 없는 실정으로, 도로 좌·우측을 임시 주차지역으로 설정해 놓은 상태”라며 “이런 갓길 주정차로 인해 시민들은 늘 교통사고 우려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신도시내 시 소유 부지를 적극 활용해 공영주차시설 기반을 확충해 줄 것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신도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사안이었다. 전병일 의원은 상권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자 상가 재개점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폐자재를 인도에 방치하거나, 쓰레기를 무단배출하고 방치하는 사례로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깨끗한 죽림 신도시 만들기를 위해 수시 현장점검과 지도를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야외 나들이 시즌을 맞기 전에 어린이 이용시설물에 대해 일제 안전점검 및 보수를 실시해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 줄 것도 건의했다.

이밖에 죽림 신도시 도시가스 미 공급지역 조속한 공급, 중·고등학생 시내버스 이용 통학권 확보, 죽림종합문화센터 인근 전신주 지중화, 인구변화에 대응한 죽림 이동 민원실 근무인원 증원 및 노후된 민원실 시설물 개선도 요구했다. 특히 부족한 도시숲 조성, 죽림상인회 버스킹축제 예산 확보 등에도 목소리 높였다.

 

김혜경 의원 "트리엔날레 통영, 섬특색 맞는 개발 필요, 반려동물섬도"

김혜경 의원(49.더불어민주당)은 “지속 가능한 예술의 섬과 생명존중 고양이 섬을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자유 발언했다. 그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 재생사업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통영의 크고 작은 섬도 다시 살고 싶은 곳,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살릴 획기적인 프로젝트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다의 땅 통영인 점을 고려해 섬 특유의 문화·경관을 유지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예술과 관광을 콘텐츠로 성공한 외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 시코쿠(四國) 카가와(香川)현의 나오시마(直道)와 시코쿠 에히메(愛姬)현 아오시마(靑島)가 그들인데, 나오시마는 옛 구리제련소가 있는 쇠퇴한 지역이었으나 현대예술을 통한 지역재건사업 덕분에 연간 관광객 수가 50만 명을 넘는 곳이며, 아오시마는 길고양이를 받아들여 고양이 천국으로 불리며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 명소다.

이에 김혜경 의원은 “국제트리엔날레를 계획 중인 통영 역시 섬 특유의 문화와 경관을 색다른 예술의 시각으로 담아내고 작품을 섬의 삶에 녹여내는 프로젝트로, 지속가능한 예술의 섬을 만들어 볼 것”과 “전남 고흥 쑥섬은 전국 캣맘들과 주민이 함께 고양이 섬으로 가꾸고 있는 곳으로, 경남 최초 반려동물복지팀 신설·반려동물축제 실시·반려동물공원 조성·직영유기동물보호소 설치 등을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통영시도 고양이섬을 신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이옥 의원 "악마는 디테일에? 세심한 배려행정이 큰 효과 이끈다"

이이옥 의원(67.자유한국당)은 “유럽 속담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는데 ‘행정 역시 디테일에 있다’”며 “공직자들의 작은 배려가 정책 성공이나 시민감동으로 연결되고, 사소한 실수가 큰 재앙을 몰고 오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지난해 우리 지역은 잇단 태풍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으나, 그중 상당수는 사전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고 대비했더라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것들이었다”고 말하며 산양일주도로 확장공사를 예로 들었다. 굳이 태풍대비가 아니라 호우 대비책 정도는 세워놓고 공사를 했어야 마땅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아 공사장 황톳물이 도로 아래쪽 주택가로 흘러내렸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시정방향이 ‘활기찬 시정, 도약하는 통영’이고, 5대 역점 시책이 ‘지역경제 재도약, 통영다운 문화관광, 통영형 100년 푸드플랜, 행복도시, 적극행정’이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추상적이고, 구호적이라는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며 “거창한 구호보다는 세심한 배려가 있고, 작지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앞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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