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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그만, 대한민국! 제자리에, 통영!” 공동체 일시정지
김숙중 기자 | 승인 2020.03.13 10:26

공연·행사·모임 대부분 취소, 4·15총선 정국 삼켜버린 코로나 사태

개학 미뤄지고 일상 중단, 사소한 ‘마스크 구하기’에도 극도 스트레스

공동체 전진 동력 잃을까 우려, 진정되면 국민축제라도 열어야 할 판

대한민국이 멈췄다. 통영도 제자리걸음이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멈췄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움츠러들었고, 가족들 외에는 아니 가족조차도 거리를 둘 판이다.

공연도 중단되고, 행사나 모임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한 달여 남은 총선마저도 관심 밖이고, 신입생들의 웃음으로 생기가 넘쳐야 할 캠퍼스는 적막강산이고, 행락철을 앞두고 분주해야 할 관광지는 목표를 잃은 듯 침체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블루’라며 자조하고, 1998년 IMF세대에 이어 자칫 ‘코로나 세대’가 등장할 지도 모를 일이 됐다.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아직 없는 통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 듣기만 하던 통영시민들이 처음으로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때는 지난 2월 16일 대구 신천지 교회를 방문하고 귀향하던 70대 고성여성과 같은 시외버스에 통영주민 10명이 탔다는 사실이 2월 23일 알려지고 나서다. 같은 날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온 30대 거제여성이 역시 확진자가 되자, 두 도시를 접하고 있는 통영시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행이 두 여성은 완치돼서 퇴원한 상태이며, 버스 동승자 10명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영루지방문 ‘화들짝’, 27일 재개장

2월 23일 신천지 관련시설을 방문하고 시외버스로 당일 귀향한 또 다른 10대 고성여성이 3월 1일 확진판정을 받은 후 이 버스에 동승했던 통영시민이 2명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다시 한 번 긴장감이 돌았다. 현재 통영에는 접촉자 6명이 자가 격리 중이며, 오는 11일까지 추가 접촉자가 나오자 않으면 ‘청정 통영’이 ‘무결점 통영’이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관광 통영에 낸 생채기가 아물 때는 기약이 없다. 2월 20일 경남 김해의 코로나확진자가 방문한 것이 2월 24일 확인되며 즉각적인 시설폐쇄에 들어갔다가 2월 27일 다시 개장한 스카이라인통영루지는 그나마 다행이다.

통영해경은 3월 2일 개장 예정이었던 동력수상레저 조종면허 PC시험장(통영‧사천) 개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PC시험장 소독과 체온계,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으나,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방지 및 국민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PC시험장은 통영해경 민원실, 사천시 팔포출장소에 있는데, 우연하게도 통영시와 사천시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다. (결국 9일 취소됐다.)

 

지난 5일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마스크를 한 채 무전동 모약국 앞에 줄을 서 있는 시민들의 모습

주요문화시설, 무기한 휴관 실시

통영보건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력하기 위해 일반진료 업무를 잠정 중단했다. 선별진료소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는 통영보건소는 3월 2일부터 ▲일반진료 ▲한방진료 ▲치과진료 ▲물리치료 ▲예방접종 ▲건강검진 ▲제증명 업무를 포함한 보건증 발급을 위한 검사도 잠정 중단했다. 다만 보건증 수령은 가능하다.

통영의 주요 문화시설과 관람시설도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통영시는 통영시민문화회관과 4군데 시립도서관(통영시립, 충무, 산양, 욕지) 및 3군데 공립작은도서관(안정, 더팰리스, 달아)을 3월 8일까지 임시 휴관한다고 2월 25일 밝혔다가, 상황 진정 시까지 휴관으로 변경하며 사실상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통영시민문화회관은 시설 전체가 이용 불가하며, 공연장 및 전시실은 대관을 일시 중단했다. 시립도서관의 경우 도서반납은 각 도서관별 무인반납기에서 가능하며 현재 대출 중인 도서는 일괄적으로 3월 20일까지로 반납 연기 처리한다.

통영의 주요 문화시설 10개소도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통영시는 국제음악당, 윤이상기념관, 조선군선(거북선), 예능전수교육관, 박경리기념관, 청마문학관, 김춘수유품전시관, 김용식김용익기념관, 시립빅물관, 해병대통영상륙작전기념관을 임시 휴관하고 있다. 다만 관리사무실은 현행대로 근무하되 시설별로 자체정비나 봄맞이 청소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제음악당내 레스토랑과 윤이상기념관 커피숍 ‘에스파체’는 개방한다. 재개관은 특정되지 않고 다만 ‘진정 시까지’로 돼 있다.

광도면 죽림리에 있는 통영시노인복지회관도 노인대학 및 여가프로그램 개강을 오는 4월 6일로 연기를 결정했다. 지난 1월초부터 어르신들의 수강신청을 받아 3월 9일 개강 예정이었지만, 어르신들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는 등 취약할 가능성이 높아 개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에 따라 개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통영시는 2월 24일부터 감염증에 취약한 노인을 대상으로 전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앙시장 5일장 휴장을 안내하는 현수막

5일장 휴장 등 소상공인 어려움 가중

지역의 소상인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월 25일 코로나19가 ‘심각단계’가 되면서 관내 3개 전통시장이 5일장을 임시 휴장하기로 했다. 상설시장인 서호․중앙․북신 전통시장은 현행대로 운영키로 했다. 통영의 경우 ‘2-7장’을 지키는데, 5일장을 통해 생계를 잇는 읍면 지역 주민들로서는 여간 힘들지 않은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전통시장상인회와 충무데파트이사회의 협조를 얻어 결정했는데, ‘상황종료 시까지’ 휴장이다.

통영을 대표하는 봄축제도 취소됐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REALITY’를 주제로 오는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2020 통영국제음악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23개국 363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할 예정이었고, 1월 중순 조기예매 때 주요공연 입장권은 매진되는 등 국내 대표음악축제의 명성에 걸맞는 흥행을 이어갔지만, 코로나19로 세계적 위기상황이 초래되자 아티스트와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재단 측은 밝혔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사태의 추이를 살펴 연내 적절한 시점에 페스티벌의 일부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통영국제음악제 첫 취소사태를 막을 수는 없었다.

올해로 열여덟 해 째를 맞는 봉숫골꽃나들이축제도 취소됐다. 봉평동 봉숫골 벚꽃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김재본)는 지난 3월 3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취소 결정했다. 당초 추진위원회는 금년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보다 이틀 앞당겨 오는 3월 28일부터 2일 동안 축제를 진행키로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국 고심 끝에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한편 올해로 7년 째 통영에서 열릴 예정이던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은 이미 2월초 취소된 바 있다.

 

기한연장, 유예 등 지원정책 동원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각종 모임이 취소되면서 경기는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더욱 얼어붙고 있다. 이런 불황에 신음하는 상인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주민들끼리의 지혜롭고 아름다운 상생의 미덕이 발휘되며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바람’이 되고 있다.

통영시는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통영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지난 2월 20일부터 오는 3월 20일까지 10%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상품권은 통영시 내 가맹점으로 가입된 점포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으며 가맹점은 통영시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통영시는 납세자를 대상으로 지방세의 납부 기한연장, 징수유예, 세무조사 유예 등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와 확진자 방문에 따른 휴업 등 직·간접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여행·유통·숙박·음식업체 등이다. 취득세·지방소득세·종업원분 주민세 등 신고세목의 신고납부 기한을 6개월(1회 연장, 최대 1년) 범위 내에서 납세담보 없이 기한연장이 가능하며, 이미 고지한 지방세 및 앞으로 과세될 지방세에 대해서도 납부가 어려운 경우 징수유예 등이 가능하다.

또한, 부과제척기간 만료 임박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확진자, 격리자 및 피해 업체 등에 대해 통영시가 결정하는 기간까지 세무조사를 유예하고, 현재 조사 중인 경우라도 세무조사를 중지 또는 연기하는 등 지방세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태 종식되면 ‘국민축제’라도 열어야

코로나19 관련해 입원 또는 격리된 시민에게는 생활지원비도 지급한다. 보건소에서 발부한 입원치료·격리 통지서를 받고 격리해제 통보를 받은 자 중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고 가구원 중 1명이라도 유급휴가를 받지 않은 경우 해당된다. 생활지원비는 정부고시 생계지원 금액을 준용해 14일 이상 입원·격리된 경우 1개월분을, 14일 미만일 경우 일할계산을 통해 지급한다. 가구 단위로 지원하는데 ▷1인 45만4900원, ▷2인 77만4700원 ▷3인 100만2400원, ▷4인 123만원으로 ▷5인 145만7500원이다. 입원자는 퇴원 후, 격리자는 격리해제일 후 신분증과 신청인 명의의 통장을 준비해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유급휴가비용은 입원 또는 격리된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한 사업주에 대해 지원하며, 국민연금관리공단 지사에 사업주가 신청해야 한다.

전국의 수산물 소비자를 주고객으로 하는 수산업 도시이자, 외부 관광객이 들어와야만 먹고 살 수 있는 관광도시인 통영은 단 한 명의 확진자가 없음에도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계절의 여왕 봄을 맞아서도 시리기만 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전국적인 국민축제라도 열고 싶은 마음은 시민 모두가 같을 것이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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