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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마스크 만들어 신장장애인협회 기부한 세 딸과 엄마
김숙중 기자 | 승인 2020.03.16 10:41

‘마스크제작 1일 특강’ 개설한 엄마에 영감 준 것은 휴교 중인 세 딸

“할아버지·할머니 줄 서면 힘드실 것, 우리가 직접 만들어 드리자”

주3회 혈액투석 병원방문 신장장애인, 면역력 약해 감염이 곧 사망선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당연시 되고, 이웃과 정 나누기 문화가 퇴색하는 가운데 딸 세 명을 둔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마스크를 만들어 장애인협회에 기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듣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거듭하는 불경기에 마스크 대란까지 터진 상황에서 나온 이야기라 감동을 더한다.

미담의 주인공은 통영시 광도면 죽림에서 풀잎문화센터를 운영하는 이금설 지부장과 그녀의 세 딸이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천아트, 홈패션 등 12과목을 개설하고 있는 이금설 지부장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마스크 수급이 어렵다”는 뉴스를 듣고 “그럼 직접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면 어떨까?”해서 문화센터에 ‘마스크 제작 1일 특강’을 추가했다. 아무래도 마스크는 손바느질로 하기 어렵고, 기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1일 특강을 지속하던 그녀에게 ‘마스크 제작 기증’의 영감을 제공한 것은 세 딸들이었다. 휴교 때문에 집에 머물던 세 딸들이 마트 앞에 길다랗게 줄지어 서서 마스크를 사려는 광경을 목격한 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도 저렇게 힘들게 줄서서 기다리면 어떡하지?”하고 걱정한 끝에 직접 만들어서 드리자고 엄마에게 제안한 것이다.

중3학년, 초6학년, 초3학년이 되는 세 딸들은 엄마와 함께 꼬박 이틀에 걸쳐 100개가 넘는 마스크를 만들었고, 할아버지·할머니·외할아버지·외할머니에게 일단 드리고 나머지 100개를 지인들과 고민한 뒤 신장장애인협회(지부장 한왕수)에 기증하게 된 것이다.

9일 병원에 들러 막 혈액투석을 마치고 나온 한왕수 지부장은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가장 불안한 분들이 바로 신장장애인”이라며 “이 분들은 주3회 혈액투석을 위해 병원에 반드시 가야하는 상황인데, 면역력이 약한 상태라 항상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선천적 장애가 아니라 대부분 장년 이후 장애가 찾아오는 데다, 투석 이후 몇 시간은 휴식을 취해야 하는 병의 특성 상 정상적인 일자리를 얻기도 어려워 가족관계 조차 해체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즉, 직접 마스크를 구입할 수도 없고, 누군가가 이들을 위해 구입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통영에는 신장장애인이 400여 명 정도 있다고 한다. 마스크 100개는 이들에게 전부 나눠주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량이지만, 그래도 ‘이웃이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뿐이다. 한왕수 지부장은 자신도 불편한 몸이지만 병원에 오는 40여명의 신장장애인에게 나눠준 뒤, 나머지는 일일이 방문해서 나눠줄 예정이다.

이금설 지부장은 “아이들은 아직 신장장애인협회에 기부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서도 “자기들이 만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보면 정말 가슴 뿌듯할 것 같다”고 벌써 말하더란다. “500장도 아니고 겨우 100장 정도로 신문사에서 연락을 주니 부끄럽다”는 이금설 지부장은 “아이들과 장난스럽게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했다”고 말한다.

이금설 지부장은 “앞으로 100개 정도만 더 만들 생각”이라며 “20개 정도는 통영에 11남매 다둥이 가족에 기증하고, 나머지는 대구 등지에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근로계약서상 노동의 대가는 ‘통닭 두 마리’로 ‘노사 간에 원만하게 합의했다’는 후일담도 잊지 않고 전했다.

이금설 지부장은 마지막으로 마스크는 세탁해서 재사용을 할 수 있는데, 원단을 구하기 어려워 필터만은 알아서 구해야 한다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피어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미담이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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