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문어는 관혼상제에 쓰이는 귀한 식재료였다. 특히나 유교영향이 강했던 영남 지역에서는 더욱 귀하게 여겼는데 문어 없이 제사 지내는 집이 없다고 할 정도였으니 바다 근처가 아니라 생물문어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건문어라도 사용했다 한다. 문어는 말릴 경우 운반도 쉽고, 생물이라도 한 번 삶거나 데치면 보관도 편리하다. 제사상에 생선의 대표로 올려 진 이유이기도 하겠다.

안미정 대표
안미정 대표

문어의 한자풀이는 글월 문(文) 물고기어(漁)를 사용하는데 글월 문(文)은 선비를 상징하는 한자로 “선비의 물고기”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어떤 선비가 남해로 유배를 가게 되었는데, 남해에서 문어가 먹물을 뿜어내는 것을 보며 ‘저 물고기도 글을 쓸 수 있겠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퍼져 문어가 글을 쓸 수 있는 물고기 ‘문어(文魚)’라 불렸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문어는 무척추동물 중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단순히 먹물만 보고 옛 선조들이 문어를 선비의 물고기라고 부른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문어의 종류는 크기가 큰문어(대문어, 피문어), 돌 사이에 사는 참문어(돌문어)로 두 종류가 있다. 삶거나 조리했을 때 색이 붉은색이라서 피문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 큰문어(피문어)는 삶았을 때 붉은 색이 돌고, 맛은 부드럽고 향이 진하다. 그에 반해 돌문어(참문어)는 크기는 작고, 육질이 단단하고 쫀득한 식감이 특징으로 조리 후 다리로 세웠을 때 꼿꼿하게 서있을 수 있는 정도이다.

이러한 문어는 서양에서는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에서 즐겨먹었다. 문어를 데쳐 숙회처럼 먹는 문어 카르파치오나 문어를 올리브유와 파프리카 가루를 뿌려 버무려먹는데 오늘은 스페인 해안지역에서 흔희 먹는 서민적인 요리로 삶은 문어를 토막 낸 뒤 올리브유와 파프리카 가루를 뿌려 버무려 먹는 음식인 ‘뽈뽀 아라가예가(Pulpo a la gallega)-지중해식 문어구이‘를 소개하려 한다.

◎ 지중해식 문어구이

❐ 재 료

- 문어 1마리(500g), 감자 1개, 파프리카 1개, 레몬 1/4개, 훈연파프리카가루, 타임, 딜,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 소스 : 올리브오일 4T, 화이트 발사믹 식초 2T, 설탕 또는 꿀 1T, 레몬즙 1T, 소금약간

❐ 만드는 법

1. 문어는 내장을 제거하고 밀가루로 빨판을 문질러 씻은 후, 무와 마른고추를 넣고 10분정도 삶은 후 소금, 후추, 훈제파프리카 가루, 타임, 딜을 넣고 버무려 밑간을 한다.

2. 문어 삶은 물에 소금을 넣고 껍질째 씻은 감자를 삶는다.

3. 파프리카와 양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다.

4. 밑간한 문어와 감자에 올리브오일을 버무리고 프라이팬을 달군 후 버터를 넣고 굽고 접시에 덜어둔다.

5. 문어를 구운 팬에 파프리카와 양파를 소금, 후추를 넣고 볶는다.

6. 접시에 야채를 담고 그 위에 구운 문어를 올리고 소스를 끼얹고 레몬을 잘라서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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