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바람 닿지 않던 곳, 방품림 조성했으면”


“피해자인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실내체육관 건설해야”

오는 26일이면 산양스포츠파크가 개장한 지 꼭 1년째가 된다. 그리고 이맘때면 산양스포츠파크가 건설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방형근 전 산양스포츠파크유치위원장도 떠오르게 된다.

통영시의회 시의원을 4연임했던 방형근 전 유치위원장은 5년 전 갑자기 들이닥친 심근경색과 이후 치료를 받으며 몸이 지칠 대로 지쳐버린 고희(古稀)의 노신사다. 다리가 아직 부자연스러워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럽게 하지만 산양스포츠파크 유치를 위해 중앙정치무대를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던 추억을 이야기하자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고 눈에는 생기가 감돌았다.

방형근 전 위원장은 “이곳은 제가 나고 자란 곳입니다. 겨울이 돼도 바람이 잘 닿지 않던 곳입니다”며 고향마을 자랑부터 한다. “그런데 작년 개장식 할 때 보니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불더군요”라며 스포츠 팀을 스포츠파크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바람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양읍 주민들도 처음에는 스포츠파크가 유치되는 것을 크게 환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불평불만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고 한다. 방 전 위원장은 “공원지역이라고 재산권 행사 제대로 못하지요, 밤이면 어두컴컴 썰렁하지요, 낮엔 밭일하고 저녁에야 여가가 나는데 마땅히 운동할 곳도 없잖아요”라고 항변했다.

방형근 전 위원장은 ‘지금의 스포츠파크는 반쪽짜리’라고 단정 지었다. 축구경기장 뿐만 아니라 체육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시당초 좀 더 많은 부지를 확보하고 야구장도 3~4면 정도 더 만들어야 했습니다”는 방 전 위원장은 지금의 실내수영장과 국민체육진흥센터도 실패작이라고 꼬집었다. “수영장도 처음부터 국제규격에 맞도록 만들어야지 25m레인은 남사스럽습니다”며 “햇볕이 잘 드는 곳인데 이런 지형적 특성을 잘 살리지도 못했습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늦추지 않았다.

방 전 위원장의 말대로 ‘중앙정치무대를 누비며’ 마련해 온 특별교부금 5억 원(당초 받은 약속은 10억 원이었다고 한다)이 종잣돈이 되어 지금의 스포츠파크가 가꾸어졌다면 유치에 지대한 공헌을 한 당사자에게 왜 자문이나 조언은 구하지 않았을까?

방형근 전 위원장은 5년 전인 2007년 3월 6일 심근경색을 진단받고, 서울의 큰 병원에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이 병원 수술팀의 실수로 수술중 쇼크를 일으켰고, 방 전 위원장은 2달간이나 의식이 불투명한 상태로 지냈다. 그리고 스포츠파크 조성공사는 이해 12월4일 시작됐다. 스포츠파크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그 결실을 보지 못하고 병원신세만 진 것이다.

변양균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을 만나 특별교부금 확보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의 희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때는 신이 나서 뛰어다녔죠. 좀 더 좋은 스포츠파크를 만들기 위해 일본, 유럽 등 사비(私備)를 들여서 세계를 돌아 다녔습니다”는 방 전 위원장은 “하지만 이제는 주민들한테 원망을 듣기도 합니다”고 말했다.

스포츠시설은 시민·주민들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것이다. “수익이 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는 방 전 위원장은 “방풍림을 조성하던지 바람을 막을 건물을 짓던지 방도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인근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실내체육관을 건설해야 합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영을 찾는 체육팀을 위한 스포츠 숙박시설을 하루빨리 갖춰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또 “의지만 있으면 ‘공원지역이라서 곤란하다’는 핑계는 없을 것”이라며 통영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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