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의 정의는 두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문제에 대해 대립되는 견해를 뒷받침할 논거를 제시하면서 공식적으로 또는 구두(口頭)로 대결하는 것이다.

지난 11일 고성군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고성·통영행정통합토론회는 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우왕좌왕, 동문서답이 난무했다. 지역사회 큰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방청객에서 야유가 나올 정도로 패널들의 준비 부족과 토론 자세가 지적당했다.

 정해진 토론 룰도 제한 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통영과 고성의 통합 그 찬성과 반대 논리를 듣고자 모인 방청객이 벌떡 일어나 ‘수준이하다’라는 질타는 곱씹어 봐야한다. 발언자들은 감정에 얽매이거나 냉정을 잃지 말고 차분한 학구적 접근방식을 끝까지 유지했어야 했다. 이는 날선 공격만 갖췄고 부드러운 반박 수비가 없었다.

상호질의에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엉뚱한 질문과 준비된 원고만 읽는 답답한 수준의 토론회는 벗어나야 한다. 사회자는 중립적인 조정자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 공식토론은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를 철저히 탐구할 수는 없다.

 공식토론은 오히려 논쟁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체스 시합처럼 구경꾼들에게 지적 오락을 제공해주는 일종의 훈련으로 여겨진다. 혹자처럼 ‘토론회에서 옳은 말을 재수 없게 말할 정도의 내공’보다 우선은 상대 패널에 대한 경청이다. 일방적인 전달은 소통과 토론이 아니라는 점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상대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본인 주장만 성토하다 방청객 외면으로 오히려 토론회 개최 의의를 무색하게 했다.

통영·고성 통합 찬반 토론회가 연이어 개최된다. 찬반에 따르는 정확한 자료와 논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혜안이 여기에서 나오기를 바란다. 덧붙이면 가장 바람직한 통합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뜻’에 따라 지역발전이 담보되는 지방자치 방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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