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옥녀봉 등반축제가 매년 열린다. 등반은 사량면 돈지마을을 출발해 지리망산(해발 398m)과 내지마을 달바위(399m), 옥녀봉(281m)을 거쳐 진촌마을로 내려오는 총 길이 8㎞ 코스로 진행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 돈지마을에서 산을 타고 옥녀봉까지 이르는 길이라 동네주민이 귀뜸한다. 말이 필요 없는 비경이다.

지난 6일도 산세 좋고 물 좋은 사량도 옥녀봉 등산에 나섰다. 축제 묘미는 지난해 4월보다 반감이었다. 주요 인사들은 인사말을 전하고 사량도를 위해서 잘하겠다는 말과 함께 행운권 추첨하고 노래자랑 펼친다. 축제를 두고 사량도 찾은 등산객들은 지나가는 과객이다. 아니 그들에게는 축제관계자가 이방인으로 보일테다. 둘러봐도 사량도 주민들과 공무원들뿐이다. 강수남(71)할머니는 엔젤호 인근에 돗자리 펴고 난전을 열었다. 오늘은 친구들 없이 혼자다. 지난해 4월에는 여러분의 어머니들이 두릎팔고 방풍나물 팔았지만 10월에는 혼자였다. 녹두와 팥은 한봉지 10000원에 흥정한다. 콩은 7000원. 할머니가 전한 이야기는 진솔하다.

하도에서 21살에 시집와 지금은 옥동에서 사신단다. 소일거리로 사량도 특산물을 판단다. 아들 4명 중 3명이 객지에 있다. 어머니 손과 얼굴은 주름으로 덥혔지만 오히려 고와서 빛이 난다. 그날 할머니 매출액은 10000원이 전부다. 기자가 산 녹두 한봉지. 사량도 연어를 꿈꾸는 타향살이들. 그들에게는 365일 기다리는 사량도 어머니들이 살고 있다. 연어는 자기 주변에 지형지물을 익히고 대해로 나간다. 연어처럼 여행을 하다 돌아와 큰 꿈을 꾸기도 하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날 강석주 경남도의원, 임갑출 통영시기획예산담당관, 박태도 관광과장, 이상균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 등 사량도가 고향인 그들도 사량도를 찾았다. 섬에서 자리 펼고 난전을 연 어머니들 고운 손을 만졌는지는 확인이 안되나, 수려한 사량도를 둘째치더라도 1700여명 마을주민들과 어머니들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치좋고 물좋고 먹거리 풍부한 사량도 입도객수도 예전과는 적어적다는 사량도 식당 주민 전언을 듣고 씁쓸해진다.
<홍경찬 기자 6444082@hanmail.net>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