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세워진 용화사 입구 돌탑이 사라졌다.

사라진 이유를 알아보니 통영시가 주차장 정비사업을 실시하는 과정에 용화사측에서 철거요청을 해와 없앴다는 얘기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00년초 효봉스님의 후계자 일각스님이 세운 돌탑은 봉숫골축제시 주민들의 안녕무구를 기원하는 장소로도 쓰여지고 통영시민들이 미륵산을 오를 때 합장하며 자신의 소원을 빌던 마음의 위안장소로 단순한 돌탑이 아니라 100년의 역사속에서 우리 민족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해 온 정신적인 문화유산임에 틀림이 없다.

돌탑이 있는 장소가 용화사 부지로 편입돼 있어 용화사측에서 철거를 요청한 모양인데, 아무리 철거를 요청해도 문화사적 측면에서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 용화사측을 설득해 철거를 막았어야 했다.

주민들의 문화예술인들이 이에 반발하자, 통영시는 다시 복원하겠다고 했다. 역사란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데도 철거한 돌탑을 복원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시 복원하면 역사적인 의미가 있겠는가.

전북 진안 마이산의 돌탑은 태조 이성계가 산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탑사는 약 100년 전에 처사 이갑용(李甲用)이 작은 바윗돌과 자갈 등으로 석탑을 쌓아올렸는데 돌은 전국 명산의 돌을 몇 개씩 날라다 이곳의 돌과 함께 쌓은 것이라 전한다.

용화사의 돌탑이 마이산의 돌탑과 규모면에서 비교될 수 없겠지만, 크고 작고를 떠나 역사성과 수많은 사람들의 정신이 담긴 돌탑을 주차장 정비사업을 한다는 명분으로 철거했다고 하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관광과 문화예술을 표방하는 통영시의 문화행정의 수준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없는 문화유산도 만들어 관광자원화해야 하는 판에 있는 문화유산을 없애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강제윤 시인에 의하면, 한 섬에 1000년 된 당산이 있는데, 거의 방치돼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러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문화유산인지 의미를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통영시는 이번 문제에 대해 책임소재를 가리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채흥기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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