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워터바이크’에 9,000만 원 투입


놀이공원 등에서 가족들이나 연인들의 놀이쯤으로 여기던 ‘워터바이크’를 전국 대회에 격상시키고, 시민의 세금 9,000만 원을 투입한다고 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워터바이크는 물위를 가는 자전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로 회전축을 돌려면 스크류가 돌면서 물을 박차고 나가는 원리다. 놀이공원에서는 손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

통영시가 지난해 8월 한산대첩축제 기간에 제1회 대회를 개최했고, 올해 2회 대회는 전국대회라는 명칭이 붙었다. 전국에 있는 동호인이나 대학생 모임을 끌어 모으겠다고 통영시는 밝히고 있으나 과연 대회에 걸맞는 팀이 올지도 의문이다. 동호인도 전국에 거의 없다시피하며, 그저 놀이공원 등에서 하나의 가족이나 연인들의 놀이문화쯤으로 여기고 있다. 해서 전국대회로 격상해 대회를 치르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적도 형태도 불분명한 대회에 통영시가 목을 매는 이유가 뭘까. 관련 부서는 이 대회가 통영에서 처음으로 치러져 특색있고, 선두주자라는 측면에서 워터바이크를 선도해 갈 수 있다는 견해다. 하지만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난 7일 오전 통영시 체육지원과의 기자브리핑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전국에 팀이 있는지 동호회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도 워터바이크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가 나와 있지 않다. 단지 놀이공원 등에서 아이들이 발이나 손으로 즐긴다고만 돼 있다.

지난해 경우를 보자. 통영시 재정이 어렵자 각 단체마다 보조금을 삭감했다. 전국마스터즈수영대회, 이순신장군배마라톤대회, 시민체육대회 등 예산을 대폭 삭감했고, 마라톤대회 삭감에 대해 여기저기서 지적이 나오자 다시 배정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워터바이크 대회에 9,000만 원을 배정했다.

지난대회 30팀이 참가했고, 읍면동 10명 15팀, 시체육회 가맹단체에서 15팀이 참가했다. 이들 참가팀들은 참가비를 내지 않고 팀별 5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1등 300만 원, 2등 200만 원, 3등 100만 원, 4등 50만 원의 시상금이 주어졌다. 결국 참가비도 지원해주고, 입상시 상금도 주고 있다.

워터바이크 구입에만 3,700만 원이 투입됐다.

가족 등의 놀이문화로 치부되고 있는, 실효성도 없고, 경제성도 없는 워터바이크란 생소한 행사를 전국대회로 격상시키고, 여기에 시민의 혈세를 쏟아붓는 ‘체육행정’이 통영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