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특산 계절음식 즐기고, 싱싱한 장어구이 맛보는 바로 그 곳

▲ 장어구이, 메기탕, 장어조림과 방어회 한 상 차림이 먹음직스럽다

통영특산 계절음식 즐기고, 싱싱한 장어구이 맛보는 바로 그 곳

깔끔하고 깊은 맛 나는 구이양념, 바다 위에서 먹는 듯 조림양념 ‘자랑거리’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누구나 잊히지 않는 기억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흔히 그것을 추억이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 또는 옛 추억에 잠길 때 항상 연상되는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SNS가 발달한 요즘 그 추억들은 같은 추억을 가진 사람과 사람 사이 가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통영 항남동 일명 ‘도깨비골목’도 정겨웠던 옛날을 추억하게 만드는 통영인들만의 공동 추억이 어린 곳이다. 최근 보도블록으로 정비되며 새롭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항남동 도깨비 골목 『장어이야기』에서 옛 정취와 함께 통영특산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누님 손맛, 통영사람이면 다 알지요

통영 토박이 『장어이야기』 전근수 사장(49)은 “지난 7월 장어이야기를 개업했지만 그전에 하던 유비식당에서 장어메뉴를 추가해 업종만 일부 변경한 것”이라며 “유비식당이라면 통영의 옛 유지들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소”였다고 한다. 이름깨나 알려져 있는 전 사장의 누님 전일숙씨(55)의 손맛과, 횟집을 경영한 적이 있는 전근수 사장의 노하우가 어우러진 덕분에 지금의 『장어이야기』가 탄생했다. 하지만 불경기 바람은 거셌다. “장어 제철이라는 여름에도 이익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더구나 『장어이야기』에서는 다른 가게보다 더 많은 양을 제공하면 제공했지 적게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림은 굵은 장어, 구이는 중간치 ‘제일’

▲ 장어와 특제 양념이 어우러진 장어조림

“우리 가게에서는 1인분이 200g이상 된다”는 전근수 사장은 “장어조림은 씨알이 굵은 장어를 써야 제 맛이 나고, 장어구이는 중간크기를 사용해야 좋은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서해산 장어와 연안에서 잡히는 장어를 주로 사용한다”는 전 사장은 “너무 굵은 장어는 속이 익기 전에 겉이 타버리기 때문에 적당해야 제 맛이 난다”고.

『장어이야기』의 자랑거리는 양념이다. “조미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 사장은 “장어뼈와 머리, 파, 마늘, 한약재 등을 넣어 진하게 빼는 육수가 베이스가 된다”고 한다. 스무 가지 이상의 재료가 들어가는 전근수표 양념은 깔끔하고도 깊은 맛이 난다고.

“양념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실패도 많이 했다”는 전 사장은 “조금만 하면 제 맛이 나다가도 양을 조금 늘리면 맛이 달라져서 애를 먹었다”고 한다. 결국 지금의 양념을 성공시켰다.

장어조림 양념은 누님이 친분이 있는 장어잡이배 주방장으로부터 전수받았다고 한다. 거친 바다 위, 고기잡이에 힘쓰는 어부들의 입을 사로잡는 그 맛을 배운 것이다. “비법은 가르쳐 줄 수가 없다”는 전근수 사장은 “양념이 많다고 낼 수 있는 맛은 아니고, 재료의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힌트만 준다. “음식에서 신선도가 중요하다”는 말이 더 이상 힌트일 수는 없지만 말이다.

철마다 다른 국거리 “정식 한번 드세요”

▲ 스무가지 재료의 양념과 장어구이의 환상적인 조합

『장어이야기』는 정식도 남다르다.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예닐곱 가지 반찬과 생선구이에 철마다 다른 꽁치시락국, 하모시락국, 장어국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통영바다의 맛이 한 상 가득한 셈이다. 이런 정식이 가격은 7,000원 밖에 안되니 관광객이라면 ‘일확천금’이라도 한 줄 알게다.

테이블 10개로 소규모 단체손님에게 안성맞춤인 『장어이야기』는 작은 테이블 2개 정도 더 놓을 예정이다. 미리 주문만 한다면 시장가격으로 회 한 접시를 맛볼 수 있는 『장어이야기』에서 통영 도깨비 골목의 옛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김숙중 기자>

▲ 겨울이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메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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