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 축구, 내년을 기약하다

 

시즌은 지나가고, 새로운 시즌이 다가온다. 그렇게 경험을 쌓으며, 새로운 기대감을 가지며 우리는 성장해 나간다.

통영고 축구부의 2014년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통영고는 지난 4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올해 왕중왕전 서울대신고와의 64강전에서 0대1로 패하며 짐을 싸야만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수세에 몰리다가 어이없는 실점을 했다면 덜 억울하기라도 할 텐데, 90분 내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경기에 패했으니 말해 무엇 하랴. 경기에 이기고도 승부에서 졌다는 말이 이토록 실감 날 줄은 몰랐던 경기였다. 선수들도 억울했던지 어떤 선수는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어느 학교든 극성스런 학부모들이야 자식 응원하러 당연히 길을 나서겠지만, 통영은 더욱 특별하지 않았던가. 64강전을 학교장이 참관하는 학교가 어디 있을 것이며, 축구부후원회 집행부가 그렇게 지속적인 관심으로 따라다니는 학교가 또 어디 있을까? 그뿐인가. 학교운영위원회와 총동창회까지 나서서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학교가 통영고 말고 또 있단 말인가. 1, 2학년 학생들까지 응원에 나섰던 이 경기는 64강전이 아닌 마치 왕중왕전 4강전 같았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돌아보면 환희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는 시즌이었다. 주말리그 우승을 노렸지만 결국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왕중왕전에서도 내심 16강 정도는 기대했지만 첫날에 짐을 싸서 돌아와야 했으니 그 난감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하지만 어쩌랴.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다시 한 번 일어나서 앞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나.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고난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킨다.

통영고 선수들이 최고가 아님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제자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최고를 위해, 적어도 그에 가깝기 위해 단련하고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년 또 다른 새로운 시즌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김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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