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생체대축전 입장식이벤트, 이젠 재고해 봐야한다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경남 사천에서 열렸던 경상남도 생활체육인들의 대축제 제25회 경남생체대축전이 내년 거창대회를 기약하며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승부보다는 참가에 의의가 있고, 승리보다는 생활의 활력소를 얻고 건강을 지키자는데 더 큰 의의가 있는 것이 생활체육이다. 역시 참가에 더 큰 의의를 둔 통영선수단은 놀랍게도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입장상을 수상했다.

본 기자가 수년간 경남생활체육대축전을 취재 다녀본 바에 의하면 경남생활체육대축전 개회식은 경남 각 지자체 선수단의 고향홍보의 마당이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이벤트와 깜짝쇼는 어떤 때 마치 리오카니발을 연상케 할 정도다. 관광객과 방문객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을 것이 분명한 이 개막식이벤트는 또 개최도시만의 것도 아니다. 참가하는 18개시·군 전체가 다 그러하며 특히 군단위 지자체의 경우는 극성스러울 정도다. 이번 사천대축전도 마찬가지였다. 각 지자체별 축제를 홍보하고, 폭죽을 터뜨리고, 배낭형 대형인형을 앞세우고, 풍물패를 경쟁적으로 내세웠다. 더 물량공세를 폈으면서도 결국 유사해서 차별화되지는 않았다.

이런 와중에 담백하기 그지없던 통영선수단이 최우수입장상을 수상한 것은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통영선수단은 폭죽도 없었고, 대형인형을 동원하지도 않았다. 직육면체형 전동차의 양면을 한산대첩과 충절의 고장이라는 홍보현수막으로 번갈아 장식하는 약간은 구식의 조촐한 이벤트에, 임원진이 뒤따르며 깃발을 흔들었을 뿐이다.

이런 요란한 홍보성 개막식이 지나친 낭비는 아닌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의견에 공감했던 터에 통영시의 입장상 수상소식을 듣고서 “이젠 대회개회식의 운영방침에 변화가 오려나”하고 생각했다면 본 기자의 지나친 기대감일까?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한 예산도 예산이려니와 이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투자했겠는가. 20여 년 전에는 대축전이 홍보마당의 역할도 했을 테지만 이제 우리는 홍보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생활체육대축전도 변화를 가져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김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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