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 인근, 관광객이 놀라고 지역 주민은 이웃 사촌


13년 호떡집, 가격에 놀라고 맛에 반하고 ‘욕심 없는 삶’

김정애(52), 이동진(55) 부부가 운영하는 동피랑 300원 호떡집을 찾았다. 13년간 한 자리서 호떡을 구워온 김정애(52)씨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200원 가격에 팔았다.  700~1,000원 호떡 경쟁사회에서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놀란다. 저렴한 가격을 고수한 비결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의 원칙.

매해 10월부터 4월까지만 운영하고 쉬는 달은 전국 여행을 다니며 올레길 등을 완주한다.

취미가 여행, 강원도과 지리산 등 돈이 충분해서 가는 게 아니며 1톤 트럭에서 숙박을 해결한다. 기름 값만 지니고 감행한다. 거창한 곳에 거창하게 여행을 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인근 경남 고성과 거제, 동피랑을 오르는 것도 여행이란다.
 
남편 이동진(55)씨는 서울에서 나전칠기를 하다 30년 전 정애씨를 만났고, 3년간의 구애 끝에 단박(?)에 혼례를 치뤘다. 호떡집 재료 준비와 허드렛일을 포함해 절반의 일을 돕고 있다. 22살에 결혼했다.  아들은 이제 30살이 되었고 거제 소재 조선소에서 근무한다. 그는 김춘수 생가 맞은편에서 오전 11시께부터 호떡을 굽고 주말 오후 6시까지, 평일에는 오후 7~8시까지 분주하게 보낸다.

김정애씨는 “관광버스 기사 택시기사 분들이 호평하는 호떡, 잠시라도 쉴 틈이 없어요. 호떡보다는 길을 묻고 관광지를 묻고 지역 주민들의 소소한 대화의 시간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죠. 라디오가 필요 없는 상황이죠(웃음). 동피랑도 유명해졌지만 다만 북신동 동광교회로 향하는 길도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했다.

통영에 오기 전, 천안에서 호떡 장사, 식당 운영을 하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이었지만 김 씨의 얼굴은  평온해 삶의 굴곡이 드러나지 않는다. 1995년에는 시댁이 있는 통영으로 돌아와 미용실을 경영한 바 있다.

지난 2000년 동피랑 인근에 호떡을 굽는 터를 잡았다. 2012년까지 12년간 행복한 200원 호떡이었다.

재료비도 올랐지만 호떡 값을 올리지 않았다. 20kg LPG 가스는 4만 6,000원 가량인데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 하루 15kg 가량 밀가루를 소비한다.

지난 12일 이웃 주민 박카스 한 박스를 건넨다. 안양에서 여행 온 여대생들도 발길을 멈추고 호떡 맛에 놀라고 가격에 두 번 놀란다. 인근 해물가 식당위치를 물어보는 이들도 부기지수.

김 씨는 5남 3녀 중 막내로 사랑을 독차지 하며 자랐지만 지금도 친정에서는 호떡 장사 하는지 모르고 있고, 조카들이 통영에 온다면 섬에 가 있으니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한다.

주문은 특별하다. 통영에 소재한 다방에서 주문하면 호떡집으로 가지러 온다. 개별적인 주문은 받지 않는다.

기자는 이날 6,000원치를 샀다. 우연히 만난 김부기 카사블랑카 사장도 함박웃음, 통영시립박물관 학예사들도 행복 웃음, 병원 간호사들에게도 행복한 호떡을 전했다. 300원의 행복이다. 통영시민회관 입구 진입로인 남망로에서 왼쪽으로 30~40m도 가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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