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컵요트대회, 없애면 안 된다

 

201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화두는 단연 안전(安全)이다.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대학신입생 포함 10명이 숨졌고, 지난달 중순에는 판교에서 야외공연 관객들 환풍구로 추락 16명이 사망했다. 지난 주말에는 담양의 모 펜션 바베큐장 화재로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가장 참혹한 사고는 지난 4월16일 서남해의 바다에서 일어났다. 우리 국민들 기억 속에 영원히 상처로 새겨져 있을 세월호침몰사고.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사망했으며, 그 많은 사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 가던 남녀학생들이어서 온 국민의 가슴을 쥐어짜게 했던 비극이었다.

아시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이순신컵국제요트대회가 열린 지난 8일 멸치잡이선단이 대회참가요트를 뒤에서 추돌, 여자선수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축제의 한마당을 비극의 무대로 만든 선장들은 조타실에도 없었고, 요트를 발견하지도 못했다고 진술했고 결국 모두 입건됐다. 어느 대회보다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는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조직 개편된 해경도, 300톤급 관리선을 파견한 동해어업관리단도 책임 있지만, 가장 큰 책임은 멸치어선단에 있다. 그 수많은 요트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해서 죄가 가벼워지지 않을 테고, 발견하고도 그랬다면 더더욱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인해 이순신컵대회 자체를 없애야한다는 괴소문이 들린다. 국비와 도비가 지원되지 않는다면 대회개최가 어렵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통영에 해양레포츠산업을 육성한다는 경상남도의 『경남미래 50년 계획』과도 배치되는 일이다. ‘열사람 한 도둑 막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이순신컵국제요트대회는 계속돼야 한다. 이것이 사고로 사망한 여성레이서의 모험정신을 명예롭게 하는 길일 것이다.

<김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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