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찬 기자수첩


연주자와의 거리는 불과 1~2m 남짓, 피아노와 비올라 연주자가 전하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선율에 엄마와 손잡고 무대 위 방석 객석에 오른 아이는 어느새 잠들었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에서 ‘아르페지오네’는 6현 첼로의 이름이다. 곡은 중후한 선율을 전해주고 있어 애수에 젖게 한다.

비올리스트 에르완 리샤(Erwan Richard)와 피아니스트 히로타 슌지(Shunji Hirota)의 공연이 지난 26일 오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반면 클래식과 달리 통영의 음악인들은 여전히 목마르다. 지난 7월 통영시는 공모를 거쳐 뽑은 ‘통영 거리의 악사’ 12개 팀을 선정해 120회 공연했다. #플러스, 소리새, 통기타 소리꾼, 통영통기타, 다솜나래, 사랑나눔봉사단, 욕지72, 통S뮤직 등이다. 올해 예산은 1,000만원 확보돼 700만원이 사용됐고 내년에는 2,500만원이 책정된다.

통영시가 공식 인증한 거리의 악사들은 통기타와 오카리나 연주는 물론 대중가요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한다. 거리의 악사들은 자신들의 창작활동을 홍보할 수 있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게서 자발적인 감상비도 받을 수 있는 제도였으나 섭외 공연료가 3만원에 불과해 열악한 구조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음악인들은 악기 판매와 음악학원과 과외 레슨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덕덕구스, 김효동, 이승민 씨 등등 통영의 음악인들을 위한 행정 지원과 예산 확보를 통해 상설 공연장 운영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들은 서울과 창원으로 원거리 원정 음악 공연을 떠날 수 밖에 없다. 음악 특히 예술은 배고프다는 것은 전설이다. 이제는 문화가 재화를 구축하는 세상이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이다.

획기적인 방안을 기대하는 것보다 열린 소통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을 열린 주민들의 적극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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