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찬 기자수첩


발해 1300호는 길이 12m 너비 5m의 40여 평 규모 뗏목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제주 성산포항까지 1,200 km의 대장정은 통영 출신 장철수(38) 대장을 비롯한 이덕영, 이용호, 임현규 대원의 일본 오키섬 앞바다에서 순국하면서 종결됐다.

고구려의 후예인 발해인들의 기상을 찾고자 했으나 사투 25일 만인 1998년 1월 23일 혹한의 동해 바다에 수장됐다. 한일어업협정 파기가 된 날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우경화 등 동북아시아 패권을 쥐기 위한 3국 정세의 해법은 여전히 고차방정식이다.

그럼에도 장 대장은 통영인의 기상을 몸소 실천한 위인이다. 지난 24일 17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박주훈 회장)는 울릉도 출신 이대용, 창원 등 각 지역 출신지를 대표해 추모사업회를 통합·관장하는 곳이다.

제사를 잘 지내자는 게 아니다.

지난 2014년 1월 18일 개최된 추모제에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들을 포함한 50여명이 참석했지만 이번 추모제에는 단 6명만이 참가해 격세지감을 보였다. 이날 문성덕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장철수기념사업회(회장 하성우)와 함께 추모사업을 위한 깊은 고민을 해보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문화부의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 1억 원 지원이 선정돼 희곡상이 재가동된다. 올해는 김용익의 꽃신 연극을 제작할 예정이고 장철수 대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문화 융성을 위한 종자돈이 마련돼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1998년 2월 러시아극동대는 장철수 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에게 한반도 남부와 일본을 왕래를 증명했고 역사적 문화를 복원한 발해 해상 항로 공로를 인정해 해양학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300주년 기념 공원에 세워진다. 장철수 대장도 한·러 우호의 해를 맞아 재조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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