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 집안의 며느리 100년 통영 음식의 맥 잇는다

집안의 희귀 사진 등 통영시립박물관 기증에 기증도
통영인은 숨은 맛집, 관광객은 공인 맛집 인정한 형제복국
 

▲ 서창원·박영숙 형제복국

서창원(64), 박영숙(61) 부부가 운영하는 형제복국을 찾았다. 30년 형제식당을 세병관 맞은편 구 세무서 인근에서 운영하다 서호시장으로 옮겼다. 5년째 통영의 지인들만 찾은 숨겨진 맛집이라지만 관광객들은 공인된 맛집으로 인정하고 있다.

통영을 대표하는 밑반찬이 밥상위에 올라간다. 서창원 대표의 고종 외사촌 故 이화성씨는 이영준 통영시립박물관장의 막역한 사이었다. 이런 연유로 서씨는 귀한 사진 4점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서씨의 어머니 즉 형제복국 안주인인 박영숙 씨의 시어머니로부터 혹독한 음식 전통을 배웠다.

 시할아버지는 세병관 육성회 수장을 맡을 정도로 통영에서 어르신이었다. 통영공립보통학교 사진도 기증하고 일제 강점기 당시 결혼식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놓았다. 故 서현우 어르신의 손자 며느리로서 집안의 대소사를 맡아왔기에 음식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객주. 섬 곳곳마다 해삼과 전복, 생선 등 값내노라하는 최상급 상품들을 제값을 미리 쳐주고 인수할 정도로 큰 손이었다.

 그러니 음식가 부잣집 가풍을 이어받아 복국의 맛이 살아난다는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이다. 할아버지와 시어머니, 집안 대대 손손 제사와 차례상, 종가집 며느리 다운 삶이기에 음식 맛은 깔끔하고 기품이 넘친다. 슬하에 아들은 서승범(30) 외동이다. 현재 LG전자에 근무중이다.

 통영의 역사를 꿰뚫고, 형제식당의 오랜 경험, 통영인들의 입맛에 맛는 복어 요리이기에 인근 서호동 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하는 관광객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블로그에는 이미 관광객이 인정한 맛집으로 기록이 돼 있다.

 이영준 관장은 “음식 맛도 좋지만 통영의 옛 정을 그리워하기에 주인 내외와 나누는 이야기에 또 한 번 들리게 된다. 부부 내외의 옛날이야기에 음식 맛도 되살아난다”고 했다. 졸복은 작아도 살은 쫄깃하다. 국물맛이 어찌나 시원한지 속시 풀린다. 식초 몇방울 떨어뜨리면 해장국으로는 안성맞춤이다.

 그럼에도 100년 전통의 음식 가풍을 잇고 30년 복어 요리의 전통성을 쌓았기에 관광객들이 인정한 맛집이다. 통영 주변 지인들이 숨겨 놓은 맛집이라면 관광객들은 여지없이 찾아낸 해물탕과 복어의 고급 맛이다. 단아한 밑반찬과 깔끔한 국물맛으로도 인기다. 유명 맛집보다는 골목마다 숨어 있는 지역주민들이 찾는 행복 맛집이다.

졸복 국물이 들어간 복어 국을 밑반찬이 성곽을 쌓는 형상이다. 무 김치, 파래, 병어회, 학꽁치회, 시금치, 멸치 젓갈 등 잊어야 할 최소한의 밑반찬이다 식감을 여지없이 돋운다. 가격은 1만 1,000원. 당일 밑반찬 재료를 쓴다. 인근 서호시장에서 장을 본 신선한 재료들이다.

 육수 맛은 비법이라 자세히 알려주지는 않았다. 육수맛을 내기위해 졸복 국물이 들어가는 기본만 귀뜸했다. 졸복은 입술이 살짝 마비될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 솥에다 넣고 육수를 미리 준비한다. 오래된 경험에 파와 대파 등 정해진 양을 넣고 이런 저런 새로운 변화를 30여 년간 시도했기에 지금의 맛이 나온단다. 생선은 비리다는 인식이 있지만 복국은 삶기에 비리지 않다.

 하층민에서 최상위 자리까지 오른 물메기, 머리는 명석하지만 못생겨 하급 배두를 받은 아귀의 처지와도 닮았다. 졸복의 신분 상승은 순전히 통영은 맛있기 때문이다. 통영시 서호동 177-369, 055)644-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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