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부속 찾아 직접 방문하는 어르신들과 섬주민이 단골

▲ 샤프전자 대리점 40년 배경이씨


중앙시장 입구 샤프전자 대리점 배경이(65)씨를 만났다. 그의 명함에는 ‘배경위’라는 예명을 쓰고 적혀있어 유명인이다. 잘못된 인쇄지만 오히려 그를 널리 알리는데 기여한 셈이다. 자칭 진급하지 못한 시민경찰이라며 웃었다. 그는 데파트 매장 내 상가에서 10년 운영, 조경 열쇠 인근 자리에서 10년, 현재 자리에서 20년, 총 40년을 전자제품 판매만 해왔다.

통영데파트 큰 화재로 인해 고가 카메라를 구매했고 팔지도 못한 채 18일 만에 몽땅 잃었다. 또 전문 털이범이 고가의 전자제품들을 쓸어가 또 한 번 휘청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오랜 기간 한길만 걸었다.

배 씨는 라디오와 카세트 호황시기도 톡톡히 누렸다. 워크맨 시절은 더욱 호황이었다. 학생들과 어른들의 전유물인 워크맨은 영어 학습과 라디오 청취, 음악 대중화에 기여했다. 이후 MP3와 아이폰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40년이 지나도 배 씨는 샤프전자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선풍기와 옥매트, 구형 라디오도 판매하고 있다. 1970~80년대에 소중한 가족 재산이었다. 중앙시장 인근이라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섬 주민과 통영 어르신들이 단골이다. 특수 배터리와 건전지 등을 찾고 있고, 간단한 수리도 가능하다. 여객선터미널도 이전하고 미수동 신피항지로 선박들이 이전하니 발길이 적어지니 쇠락의 길은 불보듯 뻔하다. 1980년대 말까지 통영과 일본의 무역선이 운항했고 보따리 장수들에 의해 전자제품이 수입됐다. 라이타 선글라스는 당시 1만원, 현재 10만원이었지만 배씨에게는 효자상품이었다. 국산 제품으로 안경 발달로 인해 대중화에 주도적인 선글라스 였고 당시 1970~80년대 라이타 선글라스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배 씨는 1남 1녀를 뒀다. 큰 딸은 배혜정(36), 배정훈(33). 부인 김영숙씨는 고성 월평이 고향이다. 장인은 월평초를 교감으로 퇴직했고 화랑 훈장을 수상할 정도로 산 교육인이었다. 중매결혼을 했지만 부인을 잘 만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 씨는 “샤프 전자 대리점도 오래했지만 이 직업이 저에게 소중하기에 계속 해오고 있다. 점심때 밥을 먹어도 불편하니 식사 시간이 짧다. 잠시 시간을 내어 다른 일을 보더라도 언제 손님이 올지 모르는 직업병이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2번의 고비가 있었다. 카메라 전문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고가의 장비를 구매해 통영데파트 상가 건물에 입주 했으나 18일 만에 화재로 전소됐다. 20년 전 당시 돈으로 투자금 3,000만원을 몽땅 날렸다. 그뿐만 아니라 110여 곳 상가도 피해를 입었다. 또 하나의 전문 절도범에 의해 6,000만원 전자제품을 도둑 맡았다. 가게에 바짝 주차된 차 옆으로 가게 문을 절단한 후 매장 진열 상품을 싹쓸히 해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당했다. 그럼에도 단골들과 근면성으로 인해 재기했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배 씨는 “천천히 가야죠. 섬 주민과 통영 어르신들이 직접 가게까지 오시니 잠시라도 비울 수 없는 저만의 공간이죠.”며 그럼에도 “중앙시장이 관광객으로 호황이라지만 토박이들에게는 불편하죠. 가격 오르고 불친절 하고 주말에 중앙시장은 교통 불편으로 인해 통영 분들 찾기 힘들잖아요.”라면서 “토박이 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인심이 이제는 척박해 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055)647-0558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