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된 고풍스런 적벽돌 건물 리모델링, 7~8명 두 가족 독채사용 가능



관광의 천국(天國), 민박의 도원(桃源) 통영에 또 하나의 민박 명소가 생겼다. 한려수도 저 깊숙이, 옛 조선수군의 군령(軍令)이 아직도 남아있는 곳, 바로 산양읍 이운마을의 『아모르』민박이다.

 

삼천진 역사가 한눈에 조망

이운마을과 일운마을을 아울러 부르는 영운리는 예전 조선수군 삼천진이 주둔하던 역사적 장소다. 뿐만 아니라 어업 전초기지의 하나로 오늘날의 수산통영을 일군 곳이다. 수군과 어부, 이래저래 이곳은 바다사나이들의 터전이다.

『이운마을은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연구소 앞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널따란 마을 앞바다에서 채취하는 풍부한 해산물로 인해 먹거리가 넉넉하던 동네였다. 포구도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 수군기지로써도 손색없는 곳이었기에 이미 조선시대부터 이운은 삼천진의 최적지로 꼽혔다....(중략)....

예나 지금이나 군기강(軍紀綱) 확립은 전투력과 직결되는 문제였을 것, 이운에는 삼천진의 군 형무시설도 있었고, 필수군수품인 화약을 저장하던 화약고도 있는 등 2~300년 전 이곳은 군사거점항으로 장관이었을 것임이 틀림없다.』(본지 제305호 ‘마을이야기’ 中)

수 백 년 전 그런 군사시설들이 들어서 있었을 법한 방파제 쪽 언덕빼기 위에, 지어진 지 27년이 돼 제법 고색(古色)이 감돌기 시작한 붉은 벽돌 2층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을 지난해 사들여 민박집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강경진 사장(43)은 “아직 마무리를 다 못해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쑥스러워한다. 최신식 건물은 아무래도 손이 덜 갈 정도로 편의성은 높지만, 왠지 정감(情感)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적벽돌 민박집 『아모르』는 아무래도 이 구석 저 구석 한번이라도 자연스레 눈길이 더 간다. 마치 빼어난 미인은 아니어도 수수한 아름다움을 여기저기 숨긴 비원(秘園)의 여성이라고나 할까. 잔디 정원 안쪽에는 비 피해 물건 보관하려고 만든 듯한 공간이 있다. 어쩌면 화분을 뒀다가 비 내리면 맞힐 심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꽃도 심겨져 있고, 동백 같은 큰 화초도 심어져 있다. 잔디는 곱게 잘 다듬어진 중학생의 스포츠머리 같기도 하다. 아직 이정표도 없이 좁다란 골목길을 걸어 올라와야 하는 『아모르』는 새삼 어릴 적 골목길 누비던 향수(鄕愁)를 되새겨준다.

 

한 손님이 독점하는 이운 바다풍경

거실이나 방에서 창을 통해 바라다보는 풍경도 그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멋진 장면은 2층 아니 옥상에서 바라보는 정경일 것이다. 시인 정지용은 부산에서 통영으로 오는 배 위에서의 감회를 이렇게 노래했다.

『배 타보기 십 여 년 만에 나는 바다라기보다 바다의 계곡지댕니 다도해 남단 코오스를 화통 옆에서 밟아 들어간다. 바다는 잔잔하기 이른 아침 조심스럽던 가죽나무 잎 알만치 떨며 열려 나갈 뿐이다. 영도 송도를 뒤로 물릴쳐 보내고 인제 부터 섬들이 연해 쏟아져 나온다. 어느 산이 뭍산이오 어느 산이 섬산 인지 모르겠다. 일일이 물어서 알고 나가다가 바로 지친다. 금강산 만 이천봉치고 이름 없는 봉이 없었다. 어떻게 이 섬들과 지면인사를 마칠 세월이 있는 것이냐?』(정지용 기행문 ‘통영1’ 中)

하지만 굳이 배를 타지 않고도 이런 시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통영 아니던가! 정지용도 분명 그렇게 느꼈을 것이지만 “뭍산이면 어떻고, 섬산이면 어떠리.” 이제 이곳 이운마을은 머잖아 요트항과 피셔리나로 우리나라의 배사나이들뿐 아니라 아시아의 배사나이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이 모든 것에서 느끼는 감정 그것이 바로 이 민박집의 예명 『아모르』가 됐다. “처음에는 그냥 내 이름을 따서 ‘경진이 민박집’으로 하려 했었다”는 강경진 사장은 “가족들 밴드에 이름을 추천해 달라고 올렸더니 큰 누이가 추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아모르를 밀어 붙이더라”며 웃는다.

그는 숙박비를 놓고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1~2층 전체를 전부 사용하는데 기본 8인으로 주중에는 15만 원, 주말에는 18만 원(비수기 기준)으로 숙박비를 책정했다. 여기에 1인 추가 시 1만원 추가하며 최대 15명까지 단체손님을 받을 예정이다. 만일 7인 이하의 손님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강경진 사장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짓고 있다. 그것은 직접 말로 하는 것보다 더 분명한 의미가 느껴지는 텔레파시같다.

“바로 앞에 있는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재미도 정말 좋습니다. 통영에 오시거든 꼭 아모르 민박집을 찾아 주이소”하며 웃는 강경진 사장. 오는 7월 베트남 신부를 맞아들이며 새신랑이 되는 그의 정성스런 환대가 벌써부터 느껴진다.

▲ 강경진 사장

▲ 옥상에서 바라본 이운마을 바다경치

▲ 큰창을 통해 항상 밝은 햇살이 들어오며, 풍취도 즐길 수 있다



▲ 약도

요금표 (만원/박)

성수기

여름:7월15일~8월25일

겨울:12월20일~2월20일

비성수기

주중

주말

주중∙주말 구분없이

20

15

18

예약입금계좌: 새마을금고 9003-2233-7546-2 (계좌명: 강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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