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 충무김밥 뒤 골목길에 안착



길보다 사람 많았던 똑딱선 항구 담은 공간

수다 커피는 맛있다. 긴 소파에 편하게 앉아 방문객들은 수다 삼매경이다. 갓 구운 빵 향기가 커피향과 어우러져 오감만족이다. 지난 13일 맑은 볕이 드는 날 수다(Sooda)를 찾았다.

지난 2014년 12월에 문을 열었으니 6개월이 지났다. 사람을 모이게 하는 매력을 묻고자 그를 만났다. 윤덕현(41)씨는 수다를 운영하는 커피 볶는 남자이다. 문을 여니 커피로스터기가 눈에 들어온다. 으레 커피를 파는 곳은 책과 음악이 공통적이지만 예사롭지 않다. 영화 잡지와 책, 소설,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 그의 청춘을 관통한 삶도 전시돼 있다.

그는 경상대학교 재학시절 경상극예술연구회를 통해 연극에 입문했고 진주시에 위치한 극단 현장의 문을 98년도에 두드린다. 창작극 ‘슬픔의 노래’를 통해 첫 무대에 섰고 5.18 광주이야기이다.

부흥했던 시절을 이야기 해주듯 건물의 실내는 듬직하다. 벽돌의 딱딱함과 우직함이 수다 실내 공간 구성을 돋보이게 한다. 수다 주인장은 소통을 위한 밀착 공간이라 정의한다.

윤 씨는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고자 해요 더 열심히 해야죠. 기본은 커피 맛의 유지”라며 “통영의 매력은 무궁무진하죠, 그 가치를 소홀히 하는 부분도 적지 않지만 수다를 통해 통영에서 활동하는 자부심이 있어요. 젊은이들이 떠나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 됐으면 해요”라고 했다.

그는 수다를 활발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안착은 고무적이라 했다. 통영은 살아 있는 자연이 있고 이야기들도 숨 쉬고 있다. 수다 운영을 길게 내다보고 있다. 천천히 가고 있다. 최근 강제윤 시인의 ‘여행의 목적은 여행이다.’를 읽고 있다. 부인 김미희(38) 딸 윤보영, 윤씨 이렇게 단란한 가족을 이뤘다.

수다는 중앙시장과 강구안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골목길 안으로 들어왔다. 푸른통영21의 골목길 활성화 사업이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수다의 안착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머무는 공간이자 시가 흐르는 문화예술 공간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는 중앙시장 안을 오가는 출퇴근길이 즐겁다.

또 몇발짝만 걸으면 거북선이 바다에 떠 있다. 부산과 거제, 통영 여수를 운항하는 여객선 뱃고동이 들리던 항구이다. 청마 유치환의 시 ‘귀고’에 적힌 ‘똑딱선을 내리면 길보다 사람이 많았소’의 골목이다. 요즘 토요일에 열리는 골목길 프리마켓 벼룩시장도 이목이 쏠린다. 골목길을 걷다 멈추면 비로소 백석 시인의 시도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윤 씨는 강구안 인근은 걷기 위한 생태공간 구성을 당부했고 인위적인 차량 통제를 경계했다. 주차장 설치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

요즘 그는 커피 볶기를 잘 시작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맛이라 표현하는 것에 사람을 담을 수 있는 풍성함도 꿈꾼다. 수다 위치는 거북선 바다를 등지고 충무김밥집들이 즐비한 골목안으로 들어가면 있다. 커피는 직접 로스팅, 빵도 손수 굽는다. 신선한 커피와 사이드메뉴를 제공한다. 낮술도 밤술도 환영이다.


▲ 커피 전문점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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